방금 일어나서 TV를 틀으니 교육 방송에서 교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보다가, 너무나 생경한 교사의 모습에 꺼버렸다.
나는 내가 경험한 교사(아버지, 교생 실습했던 나)가 문득 생각 났기 때문이다.
소설 낮술은 주인공 ‘우리의 똥과장’과 그의 아내 박화자 여사, 똥과장의 어릴 때 담임 홍문시 선생, 그리고 똥과장이 낮술을 마시던 술집 여주인 미자엄마 이렇게 네명이다.
소설 낮술은 순전히 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소설의 모티브는 내가 스쿠바 강사 시절, 강릉 시내 터미널 가는 길목에 스쿠바샵을 운영하고 있을 때의 경험이다.
그때 강릉 시청 공무원들이 근무하던 낮 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잠수를 하고 금방 잡은 생선으로 낮술을 마셨던 기억과, 내가 어릴 때 시골 학교에서의 기억이 바탕이 된다.
그때 시골 학교는 교사가 왕이었다.
담임은 동네 유지들과 점심 먹으면서 낮술을 마시고, 교실로 돌아와 풍금을 치면서 ‘갑돌이와 갑순이’를 부르고, 술이 너무 취하면 수업을 멈추고 아이들을 빨리 보냈다.
소설 속에서의 ‘우리의 똥과장’은 젊은 놈과 바람 피는 아내 박화자 여사와 구청장으로부터 그만 두라는 압력을 받는다.
그래서 똥과장은 낮부터 미자 엄마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구청 옥상에서 자주 ‘국민교육헌장’을 읇조린다.
그 광경이 직원들에게 자주 목격되고, 구청장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아내 박화자 여사가 바람 피는 장면은 이미 강릉 시내에 소문이 파다했다.
마지막 장면은 똥과장의 구청장의 압력을 받고 술을 마시고 미자 엄마 술집에서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는 장면이다.
교육 방송에서 바람직한 교사의 상을 이야기 하는데는 불만이 없다.
그러나 제왕적 교사에 대해서는 어디에서도 언급이 없었다. 마치 서비스직 같은 기능적 교사에 대한 이야기 뿐이었다.
낮술을 마시고 대낮에 잠수를 했던 강릉 시청 공무원은 나중에 공무원노조 위원장을 하면서 자신들의 권리와 공무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주장하고 실천했다.
나중에 시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아버지는 교사 시절, 퇴학 당하는 학생을 위하여 교장실을 설거지 하면서까지 막았고, 그 학생은 무사히 학교를 마치고 산림청에 취직을 하고 우리 집에 찾아 왔다.
나는 강릉농고 교생 실습 시절, 건방진 학생 한 놈을 수업 시간에 두둘겨패고, 학부형의 사과 전화를 받았다.
학부형은 나에게 한심한 아들을 나무라며 용서를 빌었다.
그때는 교사가 하늘이었다.
올바른 교실이 되기 위해서는, 君師父一體가 되어야 한다.
법과 제도로 모든 것을 재단하고, 그것만이 모든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똥과장이 낮술을 마시고 구청 옥상에서 외쳤던 국민교육헌장과 다를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