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리아! 말 좀 해봐!"
"크흑, 몰라……."
듀리아는 코에서 흐르는 피와 입에서 흐르는 피가 섞인 비릿비릿한 맛을 느끼며 힘겹게 말했다.
또한 하루에서 이틀정도 푹 쉬면 나아질 몸이 카르윈에 의해서 몇 일씩 더 추가되고 있었다.
"뭐가 몰라?
"아흑, 내 방… 어딘지 몰라……."
"맙소사! 네 방을 모르면 누가 안다는 거야?"
카르윈은 황당한 듯 이마에 손을 짚었다. 생각을 하며 자신의 방위치를 모르는 듀리아를 보자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이내 카르윈은 할 수 없다는 듯이 듀리아를 쳐다보고 속옷과 룬쥬르
하의를 하나씩 들어 손수 입혀주기 시작했다.
누군가가-세상에 몇 안 되는 누군가가- 처음부터 본다면 친구끼리 의리가 있구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세상은 이 둘에게 저주라도 내리는 듯이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기……."
여자의 조용히 떨리는 목소리에 카르윈의 움직임이 멈췄다. 다시 흐르는 식은땀은 아까보다
더 흘러내렸고 입고있던 흰색 티는 물에 들어갔다 온 듯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듀리아도 몸을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호흡만은 조용해졌다.
"카… 르윈이니?"
자신의 이름을 안다는 것을 알은 카르윈은 듀리아와 자신의 모습을 번갈아 보았다. 이제 막 입히고
있던 참이라 팬티를 입히고 바지를 입히려던 참이었다. 상의는 듀리아 오른쪽에 잘 개어져 있는 것이
아닌 널브러져 있었고, 자신의 옷은 식은땀이 두 번 흘러 완벽히 축축하게 젖어있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카르윈은 아픔 인해 통증을 소리로 호소하는 중이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한
카르윈은 눈물이 나는 것을 참으며 천천히 고개를 돌아보았다.
카르윈과 듀리아 뒤에는 어느 한 소녀가 있었다. 은색 단발머리에 하얗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빨갛지도
않은 복숭아 빛의 피부를 가졌고, 푸른색의 동글동글하면서도 큰 눈을 가진 소녀였다.
"유…, 유리에……."
카르윈 목소리에 이번에는 유리에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리곤 발갛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어쩔 줄 몰라하면 시선을 옆으로 돌려버렸다.
"이건 말이야… 절대 오해할……."
"미… 안해."
"응?"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시키고자 말을 하던 카르윈은 갑작스럽게 날아온 사과에 당황했다.
무엇 때문에 유리에가 사과해야 하는 건지 자신의 머리로는 이해 못한 카르윈은 유리에에게
다시 말을 했다.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
"미안해. 정말로."
"대체 뭐가……."
미안하다고 사과만 하니 불안함이 엄습해오자 다시 한번 더 물으려던 카르윈은 이내 날아온 말에
충격을 먹었다.
"방해해서 미안해!"
소리를 지르듯이 말하고 도망가는 에리에를 보며 카르윈은 두 손을 들어 허상을 잡는 듯이 움직였다.
잠시 후, 유리에가 안보일쯤에야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렸다.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느끼며 카르윈은 하늘을 향해 올려 보며 소리질러 보았다.
"내가… 내가 무얼 잘못 했다고오?!!"
하지만 이 곳은 듀리아의 집 안이었기 때문에 맑은 하늘은 보이지 않았고,
그의 말은 넓디넓은 듀리아의 집 안에서 메아리치듯 울려 퍼지고 있었다.
* * *
카르윈은 충격을 먹은 후, 혼이 나간 사람처럼 집 안 이리저리 찾아다니다가 겨우 듀리아의
방을 찾았다.
하지만 문제가 또 있었다. 이렇게 책이 쌓인 듀리아의 방을 카르윈은 본 적이 없었기에 침대라도
존재할 줄 알았으나 아무것도 없고 책상과 의자, 그리고 빛을 비추어주는 잭라이트와-스탠드와
비슷한 물건- 마지막으로 책 더미만 존재하는 것을 보니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넌 대체 여덟 살 이후 어떻게 살아 온 거냐?"
듀리아와 같이 놀았던 시절이 여덟 살까지였으니 그 이후로 이렇게 살아온 것을 보며 카르윈은
놀라고 있었다. 그러나 놀라는 것도 별로 오래가지 않았다. 듀리아의 몸무게를 견디지 못하기 시작 한
것이었다. 듀리아는 키가 작으면서도 어찌된 이유로 몸무게가 예상치의 두 배였다.
카르윈도 이 것을 예전에는 기억했지만 여덟 살 이후 열 일곱이 되도록 듀리아를 만난 적이 없으니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듀리아를 업고 뛰었으므로 아까처럼 힘이 금세 빠져 조금
더 버티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진 것이다.
카르윈은 힘든 기색으로 듀리아를 내려 눕혀두고 가지고 왔던 책으로 머리를 받쳐주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책을 아무거나 골라들어 문 밖으로 옴겼다. 여덟 권씩 들어 스무 번을 옴기니 그제서야
듀리아가 누울만한 공간이 생기었다.
이제 카르윈은 책이 아닌 듀리아를 들어 만들어 논 공간에 눕혀보았다. 좁긴 했지만 그래도 잠 잘
때에는 별 탈 없을듯했다. 또한 밖에 있는 자신의 책과 옴겼던 책을 훔쳐갈 마을 주민은 없었다.
여행객이 이런 허름한 집에 머물리 없었으니 카르윈은 한숨 놓고 문을 닫았다.
털썩, 털썩, 우르릉-!!
"으어억-!!"
카르윈이 집으로 돌아가려고 문에서 다섯 걸음 떨어지자 책 더미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듀리아의
비명소리가 문안에서 들려왔다.
●리플 남겨주신 분 ●
까만쥐 - 감사합니다 ^^ 지적 당연히 환영입니다. 천천히 수정하는 것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수정하는 것이 최고죠! 그런데 리플 중에 '호수'말입니다... 물가의 호수가 아니라 그 물이 흐르는
호수를 말한건데 ... ㅠ_ㅠ 그래서 파이프로 수정했습니다.
단테 - 아직 글실력이 미숙하답니다. 그래서 표현 그런 것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글을 쓰다보면 실력이 올라가 직설적인 표현도 자주하게 되겠지요 ^^
한교련 - 겸손이라 ... 칭찬인 것 같으니 감사하고요, 정말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아요. 리플 보시면
아시자나요 ^^
앮 - 전 웃자인이 아니라 몰랐습니다 -.ㅠ 혹시 더 재미있는 자료가 있을까요? 귀두컷연대기 8번
봤네요... (중독 증세)
꽃먹은토깽이 - 표현력이라 ... 묘사인가요? 무엇인지 자세히 모르겠지만 일단 감사드립니다 ㅠ_ㅠ!!
율、 - 부족한 느낌은 ... 곧 메꾸어질겁니다. 소설 초기단계고 주인공이 어떠한 사람이고, 어떤 여행을
하게될 예정인데 그것을 예고하는 중이라서 말이죠 ... 몇편지나면 그래도 흥미있는 이야기가
진행될것입니다(작가 생각으로 ..).
첫댓글 네∼묘사?랄까요 호호 요번편도 재밌게 보구갑니다 에센트님 *^^* 책더미에 .. 듀리아가 깔려버린거군요 ㅠㅠ!
에센트님 , 꼬박 꼬박 제 소설에 코멘 남겨주셔서 감사해용 ♥ 그런데 진짜 책더미에 듀리아가 깔린건가요 ㄱ-;;; ?
잘읽고가요~ 저도 소설이나 써볼까...
커헉.. 얼마나 비참한 일입니까.. 책을 치워서 간신히 누울 자리를 만들었는데 무너지다니... 다행이 카르윈은 참사를 피했군요. (음?)
꼬박꼬박 남겨주시는멘트!! 근데 너무 소설잘쓰시네... 부러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