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평구 삼산주공아파트에서 생활하는 한 주민이 임대료를 내지 못해 한숨만 쉬고 있다. /김종택·jongtack@kyeongin.com
인천지역 영구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이 10만원 남짓한 임대료를 제 때 못내는 등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9일 오전 11시30분 남동구 만수주공7단지 영구임대아파트. 주차장에 빼곡한 차들과 베란다 마다 촘촘히 설치된 위성방송수신기로 봐선 여느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겉모습이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독거 노인과 모부자가정, 탈북자, 장애인 등 모두 1천466가구. 이 중 근로능력이 없는 장애인들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매월 임대료 징수율은 60% 미만에 불과하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임대료가 3개월 이상 연체된 가구가 무려 460여 가구에 달할 정도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임대료가 3개월 밀리면 소송을 통해 강제퇴거시켜야 하나 대부분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3면>
같은날 오후 1시30분 부평구 삼산주공 영구임대아파트 4동 1XXX호. 지난 2002년 다리를 다쳐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허모(49)씨가 혼자 살고 있는 집이다. 현관부터 오래된 쓰레기와 먼지가 여기저기 쌓여있었고, 8평인 집안은 앉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허씨는 “그나마 여기서 버텼는데 관리비 10개월치를 못내 언제 쫓겨날 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허탈하게 말했다.
같은 동에 사는 주민 이모(44·여)씨는 “허씨 뿐만 아니라 이 아파트 주민 대부분의 상황이 이렇다”며 “어려운 사람들 모두 한곳에 몰아넣고 나몰라라 하는 동안 이곳은 슬럼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모두 1천764가구가 8평짜리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15층 아파트 6개동이 있으니까 한개 동당 무려 294가구씩 들어가 있는 셈. 인천지역 6개 영구 임대 아파트의 임대료 평균 징수율은 50%에 불과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하루에 서너번씩 순찰차와 119구급차가 왔다갔다하고, 한달에 한번꼴로 자살이 발생하는 게 이곳”이라며 “위성방송수신기가 많아서 오해를 받지만 몇년전 행사기간에 업체에서 무료로 설치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밖에서 보기에 주차장이 꽉 차 보이는 것도 1천700여 가구가 거주하지만 주차면수는 300대 뿐이어서 차가 많아보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오후 8시. 주위는 이미 어두워졌지만 주변 고층아파트들과 달리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는 몇몇 집을 제외하고 불이 켜지지 않았다. 한 주민은 “아침에 밖에 나와보면 깜짝 놀란다”며 “집안은 열악하고 날은 더우니까 주민들이 여기저기 아파트 나무아래 쓰러져 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김창훈·chkim@kyeongin.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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