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운전학원에서 운전을 배운 적이 없다.
오빠나 동생들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 어깨 너머로 배워 별 어려움없이 운전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일까.? 운전은 면허증 가질 나이가되고, 그냥 하면 되는 것인 줄 알았다.
내가 운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한건 대학 다닐 때 였다.
식구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겠는데 아버진 내게 운전대를 맡기질 않으셨다.
그 대신 내 손을 잡고 운전학원에 등록을 해 주셨다.
그런데 하필 삼복더위인 여름이라, 에어컨도 시원찮은, 덜덜 거리는 낡은 자동차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다.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힘도 들었지만, 낯선 남자와 나란히 앉아 뭘 배운다는게 영 못 마땅했었다.
하루 만인가? 이틀 만인가? 그만 두고 운전은 잠시 잊고 살았다.
애들을 낳고 남편이 군바리(?) 생활을 할때, 갑자기 내게 운전을 가르켜주겠단다.
첨엔 귀찮아서 싫다고 했는데, 군인 관사가 너무 시골이라 운전을 못하면 생활하기가 무척 힘이 들었다.
`그래 한번 배워보지` 하고 간단히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아뿔사.. 누가 그랬지?? 이혼하고 싶으면 남편에게 운전을 배우라고???
진짜.. 내가 성격이 좋아서 이혼 안하고 운전을 배웠지.(남편 생각은 이와 정 반대임)
이건 같이 차를 타서 차 문을 닫는 순간부터 전쟁이였다.
일방적으로 내가 당하는 그런 택도 없는 일이 운전을 배우는 내내 일어났다.
근데 짚고 넘어갈것이.. `지(남편)는 내한테 이렇게 하면 안 되는거다!!`
`지(역시 남편)는 어떻게 운전면허증을 땄는데? `( 참고로..남편은 내 오빠와 동생에게 운전을 배웠음)
하루에도 열두번 더 때려치울꺼라 생각했지만 돈이 무어라꼬..ㅡ.ㅡ
군바리 봉급에 20만원에 상당하는 운전학원 등록금이 내겐 너무 큰 부담이였다.
그런데..!!
그렇게 서럽게 딴 내 운전면허증은 따는 그 순간부터 여성대리운전자용으로 바뀌였다. 밤늦게 회식이라도 하는 날엔 그 시절 대리운전이 흔하지 않던 때라 날 부른다.
그렇지, 돈이 드나...? 써비스가 남보다 못하나..? 막 부려먹어도 되지. ㅡ.ㅡ
밤에 불려가는 날은 대구시내를 몇시간은 헤매야 집엘 올 수가 있었다.
모 선배님 댁은 상인동, 모 선배님댁은 중동, 모 선배님댁은 범어 네거리, 후배님댁은 지산동, 울 집은 범어동... ㅡ.ㅡ
오늘도 안동엘 딸려 올라갔다가 좀 전에 집엘 왔다.
알코올에 실신 당한 신랑을 모시고...ㅡ.ㅡ
난 대리 운전자론 맞춤형 인간이다.
1. 알코올이랑은 천적이다.(알코올 알르지가 있음)
2. 길눈이 밝다.(한번 갔던 길은 안 잊어버림)
3. 힘이 된다. (모든 고객 운반 용이함)
4. 온 몸이 무기다. (퇴치 전담)
5. 단순 용감하다.
애용해 주세요~~~~~~~~~~~~~~옹!! ^^*
ㅡ가끔은 고객님의 지나친 애용으로 잠 잘 시간마저 놓쳐버리고, 새벽이 오는 소릴 애써 듣고 있는 대리운전자의 푸념 -
첫댓글 ㅋㅋ 즐겁게 잘보고 갑니다.. ^^
그새 보고 가셨네..ㅡ.ㅡ 이런글을 올려도 될란지.. 첨이라.. 배움이 짧고 성격이 단순해서 이리삽니다. .. ^^
이리 훌륭한 글이 젤로 좋아요.. 잼나고 진짜 우리들 얘기잖아요.. 단순하게 가볍게 사는게 참으로 행복입니다요^^ 행복하고 재미나게 사시는 모습이 눈앞에선해서..참 뭐라 할 말이 없더만..(부러브서..) 떙큐~!!!!
진짜루 딱이네여. 저는 해당사항이 하나도 없음.부끄부끄
잼나는 글이네요..정말 남편에게 운전 배우는 건 이혼하는 지름길이란 말 흠뻑 공감하며...ㅎㅎ
--우리의 교통정리 전담 혜명화보살 아녀?..ㅎㅎ 야~~여기서 보니 억수로 반갑다야~ 초보시절 남편옆에서 운전대잡던 야그들은 다 한보따리씩일텐데...당신은 남편한테 통째로 운전을 배웠다고라?? 옴마야~~니 승질 다 받아주신 K씨는 마음도 넓은가벼~~ㅋㅋ
언냐..!! 내가 승질 좋은거라니깐??? 알면시롱~ 글고 참나언냐가.. 진실행언냐얌??? 말투가 딱인데..
ㅎㅎ 참말로 남들다하는 운전을 못할때는 내가 모지라나싶더마는 요즘 그귀하다는 고삼(산에는 산삼,바다에는 해삼,)이 집에있는고로 아침이고 저녁이고 한발짝도 걸으려하지않는 넘때문에 대기조기사여기도 있답니다.이넘은 뒷문열고앉아서는 눈 딱감으면 되도록 브레이크안밟고 최상의 안락함으로 모시고저 노력하는 이기삽니다..ㅋㅋ
언냐.... 내다. 성격 까칠~ 한(?).. 음.. 부루나반 라인~ ㅋㅋㅋ 고생하십니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잖어.. 힘내요.. 홧팅!!
재미나게 읽었어요...![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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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네요. 아무리 그래도가시리님이 넘넘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이 보여요.ㅎㅎㅎㅎㅎ
대리운전~~자주 이용하게쓰요....우리부부는 술잔을 먼저 드는 사람이 "선"인데...ㅋㅋ~~
언냐.... 내 싸다. 오뎅 한 꼬쟁이면 전국 어~~~~~`데나 오케이~ 애용 바라요..^^
흠미야.. 다들 남편분의 구박이 막심하셨나봐요. 완전공감하시네요.. 이리 잼나게 읽어주시니.. 그저 감사합니다 꾸~ 뻑.. ( 코가 땅에 닿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