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도의 겨울
1904년 12월까지 한국과 일본의 고문헌에서 일본의 고문헌까지 독도가 한국영토라는 증거문헌은 다수가 나왔지만 독도를 일본영토로 증명하는 고문헌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정부는 1905년 1월 28일 내각회의에서, 이 섬(독도)은 지금까지 주인 없는 ‘무주지(無主地)’이므로 일본 영토에 편입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독도가 당시 한국영토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정부에 조회하거나 통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한국정부와 국민이 알까 염려하여 관보에도 싣지 못하고 시마네현의 현보에 1905년 2월 22일 조그맣게 게재하여 고시하였다.
일본은 뒤이어 1910년 한국 전체를 식민지로 침탈하였다. 그러다가 1945년 8월 15일 해방되자 연합국 최고사령부는 "카이로선언", "포츠담선언", "일본항복문서"에 의거해 일본이 1894년 이래 침략전쟁이나 폭력과 야욕으로 약취한 영토는 모두 원주인에게 반환하도록 하였다. 이에 연합국 최고사령부는 1946년 1월 29일 연합국 최고사령부지령(SCAPIN) 제677호로써 국제법상 합법적으로 독도를 일본에서 영구히 제외하여 한국(당시 주한 미군정)에 반환하였다. 이어서 1946년 6월 22일에는 SCAPIN 제1033호로, 일본어부들의 獨島와 그 영해 근접수역 12마일 안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명령하였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였으며, 한국은 현대 국제법상으로도 독도영유권을 재확인받은 것이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수립되자, 주한 미군정은 독도를 대한민국에 인계하였다. 대한민국은 1948년 12월 12일 국제연합(UN)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獨島 포함)에 대한 지배도 물론 공인받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수립과 동시에 국제법상 합법적으로 주한 미군정으로부터 독도도 한국영토로 인수하여 오늘날까지 계속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러므로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명백하게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인 것이다.

01. 우리섬 독도 별맞이, 민정기, 유화, 2002
02. 독도분화구, 손장섭, 수채화, 2002
03. 독도, 박대성, 수묵화, 2002
현대적인 시각에서 독도에 대한 의식을 문화적으로 재확인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박물관은 독도문화심기운동의 일환으로 2001년부터 독도를 주제로 한 현대미술 특별전을 열고 있다. 첫 회는 <역사와 의식, 독서>을 주제로, 2002년에는 <역사와 의식, 독도진경>을 주제로 박물관 전시실에서 특별전을 열었다. 이 전시회에 초대된 화가, 사진가들은 독도탐방이라는 특별한 체험이 작가들의 다양한 감성과 개별적 조형언어를 통해 어떻게 변주되는가를 보여주었다.
작가들은 한국 문화의 감성, 전통적인 미학과 가치관을 수묵담채에 담아내기도 하고, 독도의 아름다움과 신비한 모습을 리얼리즘의 풍경화로 진솔하게 그려내기도 한다. 청록화법으로 독도의 별자리를 환상적으로 담아낸 작품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작품들은 독도가 더 이상 한반도 변방에 위치한 외로운 섬이 아니라 예술가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작품의 배경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독도는 역사의 공간에서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독도 박물관
그런가 하면 1997년에는 독도 주변에 위치한 울릉도에 독도박물관이 설립되기도 했다. 독도박물관은 이종학 초대 관장이 30여 년 동안 국내외에서 수집한 독도 관련 자료와 독도의용수비대 고 홍순칠 대장의 유품 및 독도의용수비대동지회, 푸른독도가꾸기모임 등에서 기증한 자료들로 채워졌다. 독도박물관은 독도를 둘러싼 관련 자료를 발굴하고 수집한다. 또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시, 교육, 홍보함으로써 독도를 한국의 중요한 역사, 문화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독도는 섬이라 늘 물이 부족하다. 소금기 많은 강한 해풍이 불어와 생물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독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곤충과 조류, 해조류들이 있다. 특히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독도 주변 바다는 고래, 문어, 명태, 꽁치, 오징어, 새우, 전복, 소라, 해삼 등 다양한 어패류가 서식하는 어족 자원의 보고다. 그 가운데 전복과 소라, 게는 독도의 가장 중요한 수산자원으로 꼽힌다.

독도의 등대 곁을 날고 있는 갈매기떼
독도는 바다새들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바다제비(Storm Petrel), 슴새(Streaked shearwater), 괭이갈매기(Black-tailed gull)의 번식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황조롱이(Kestrel), 물수리(Osprey), 노랑지빠귀(Naumanns thrush) 등 22종의 조류가 서식한다. 이곳에 모여드는 희귀한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 1982년 11월, 한국 정부는 독도를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하였다. 그런가 하면 먼 곳을 여행하는 철새들에겐 지친 날개를 쉬게 하는 쉼터가 되고, 잠자리, 집게벌레, 메뚜기, 매미, 딱정벌레, 나비 등 7목 26과 37종의 곤충들에겐 이 작은 섬이 그들만의 천국이 된다.
독도에는 본래 강한 해풍과 부족한 토양 탓에 바위 틈에 자라는 약간의 식물만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소나무와 동백나무, 해송, 사철나무, 개머루 등을 옮겨 심어 그 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민들레, 괭이밥, 강아지풀, 바랭이, 쇠비름, 명아주, 질경이 등 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도 살고 있으며, 동도의 분화구 주변과 남쪽암벽에는 도깨비쇠고비도 자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