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만 믿을 수 없다." 16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훈련을 끝낸 LG 코치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며 털어놓은 푸념이다. 타자들이 미친듯이 방망이를 휘둘러 점수를 뽑아내도 `방패'격인 마운드가 부실하면 힘겨운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다는 것. 에이스급 투수가 나가면 `3점차' 리드를 승리요건으로 보고 이에 `걸맞는' 작전을 펼칠 수 있지만 최근 부쩍 힘이 빠진 쌍둥이 마운드를 감안하면 `안정권'은 없다는 게 LG 코치들의 설명이었다. 때문에 5∼6점차 리드에서도 주자가 나가면 눈총을 받아가며 보내기 번트를 지시해야 한다고. 경기가 시작되자 LG코치들의 우려는 그대로 드러났다. LG는 0-1로 뒤진 2회말 6번 김재현의 우중월 2점홈런 등 안타 5개와 상대 실책을 묶어 4득점, 승부를 뒤집은 뒤 3회말엔 또다시 2점을 추가해 무려 5점을 앞서나갔다. 두산은 김민호 안경현 김동주가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데다 심정수마저 경기 도중 교체돼 사실상 1.5군의 멤버. 분위기만 놓고 보면 3회말 2득점은 `쐐기'나 다름없었지만 LG 선발 전승남은 `튼튼한 방패'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2,3회를 3자범퇴로 막아낸 페이스를 잇지 못하고 4회 급격한 난조를 보였다. 결국 3실점하며 강판. 결국 LG는 최창호-차명석을 투입하고도 5회초 6-6 동점을 허용, 김용수까지 마운드에 올리는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