間隙간극
간극은 ‘틈’이다. 사물과 시간, 사건과 현상의 각각의 틈을 말한다. 여기 각각의 개성을 가진 서준영, 최치권, 모지웅 3명의 사진가가 있다. 서로의 틈이 있어 붙지 않을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수학에는 교집합이라는 개념이 있다. 공통 원소들로 이루어진 집합이다. 공통집합이라고도 한다. 수학적 좁은 의미에서 교집합은 공통된 하나의 원소를 말하지만, 철학의 의미를 더해 추상의 개념으로 넘어가면 넓은 의미의 교집합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꿈이 많은 여자들은 언뜻 보면 교집합이 없지만, 좋아한다는 개념과 꿈이 많다는 개념은 일정 부분이 맞닿는다. 여자라는 성별도 사람이라는 큰 틀에서 교집합이 이루어진다.
사람들에게 교집합을 그리게 하면 대부분 두 개의 원을 교차하여 그린다. 교집합을 말할 때 가장 쉽게 설명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원과 사각과 삼각에는 공통이 없을 까? 지구가 우리를 끌어당기는 중력이 있듯 세 명의 사진가들의 사진은 각각의 모양이 달라도 스스로를 끌어당겨 교집합을 이룬다. 좁은 의미에서 그들은 하나의 공통점도 없지만, 넓은 의미에서 그들의 교집합은 전체를 채우기도 한다.
교집합을 이룬 3명의 사진가는 시각적 이미지로 시간의 틈, 현상의 틈, 사진의 틈을 표현한다. 수학적 좁은 의미의 교집합으로 보면 간극이 생기지만 각각의 사진가들을 큰 틀로 보면 그 간극은 메워진다. 만약 간극을 발견한다면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기 바란다. 세명의 사진가들 이루는 교집합이 무엇인지 그 틈을 메우는 것은 관객의 몫일 것이다.
모자웅, Dad
서분영, 파도의 간격
최치권, The Share House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