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답사 : <동대구역> & <(경산) 하양역>
1. <양동역>에서 갈 수 있는 역들은 대부분 방문했다. 다음 베이스켐프 역을 준비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 중부 지역에서 좀 더 남부 지역으로 내려가야 한다. 아직 월세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베이스 캠프역을 찾기 위해 <동대구역>으로 이동했다. <동대구역>은 우리나라 역 중에서 가장 다양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열차의 교차로이다. 남북 방향뿐만 아니라 전라도와 충청도 그리고 강원도까지 전국 대부분의 기차역과 연결되어 있다. 그런 관계로 <동대구역>은 서울역 다음으로 여객이용자 수가 많은 곳일 뿐 아니라 실제로 차량이 이동하는 횟수가 최고일 정도로 혼잡하고 바쁜 역이다. 그래서인지 모든 역에서 구할 수 있었던 ‘열차 시간표’를 구할 수 없었다. 발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의 답사 목적은 역 주변을 걷는 것이 아니라 단기 거주에 적합한 장소를 찾는 것이다. 우선 알아보아야 할 곳은 ‘원룸’과 ‘모델’이었다.
2. 역 주변이어서인지 ‘원룸’은 상당히 많았다. 역 아래쪽 원룸촌이 만들어져 있었고 공급이 충분한만큼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저렴한 비용으로도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문제는 주차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원룸에는 낮에도 대부분 공간에 차가 주차되어 있을 정도로 혼잡스러웠다. 2-3일 정도 거주하면 되기 때문에 원룸 대신 괜찮은 ‘모델’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모델의 장점은 부대비용이 들지 않고 충분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으며 무엇보다 주차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다만 조금 답답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두 군데 모델을 알아보니 평일 숙박이 4만원 이었다. 상대적으로 천안이나 양평보다는 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도시 중심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뭔지 어수선하고 복잡하다는 인상 때문에 선택은 쉽지 않은 것 같다.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더 살펴보기로 했다.
3. 다음 역은 <동대구역> 다음에 있는 <하양역>이다. 행정구역으로는 ‘경산시’에 속해있지만, 경산과 대구 모두 같은 생활권인 관계로 대구와의 연결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기차역 바로 옆에 대구도시철도인 <대구가톨릭대학 역>도 최근 만들어졌다. 역 주변에는 대학교 들이 많아 다양한 원룸들이 충분히 있었다.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았다. <동대구역>과 <하양역> 두 곳을 답사한 결과는 중부 지역보다는 전반적인 가격 수준이 저렴한 편이라는 점이다. 다만 고려해야 할 문제는 주차의 어려움과 파주 교하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고민거리가 하나 더 있다. 최근 현재 단기거주하고 있는 양동 도서관 앞에 빈 가게가 나왔다. 30평 규모에 보증금은 1000만원 월세는 40만원이다. 큰 부담은 아니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역인문학>에 어울리는 장소이지만, 자칫 불필요한 공간낭비만 될 듯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리고 그 공간을 꾸미고 실행할 프로그램이 부재한 점에서 그것은 유혹적이지만 위험한 결정이 되기 싶다. 그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최근에는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교하에서 가까운 것이 큰 장점이지만 말이다.
4. 답사 후에 다음 거주지를 결정짓는 생각의 핵심은 앞으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일 듯싶었다. 노후에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건강과 친교 그리고 사회적 활동이라는 일반적인 활동 이외에 정말로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목표가 다음 ‘단기거주’ 장소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건이 될 것이다. ‘여행’이나 ‘답사’가 목적이라면 좀 더 아래쪽으로 멀리 이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학술적 활동’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그렇다면 ‘여행’으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이런 요건을 고려하여 다음 장소를 선택해야겠다. 가야 할 길은 열려있고, 어떤 결정도 ‘나’를 확장시키는 작업이 되기를 희망할 뿐이다.
첫댓글 -***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