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도에 관한 컨텐츠를 두개를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법륜스님이 인도의 불교 성지를 순례하는 여정을 기록하는 글이고, 하나는 유튜브에 '희철리즘'이라는 채널에서 젊은 한국인이 찍고있는 인도 배낭 여행 방송입니다.
불교에는 4대 성지가 있습니다. 붓다가 탄생한 룸비니 동산, 성도한 땅 보드가야, 최초로 설법한 장소인 녹야원이 있는 사르나트, 열반에 드신 쿠시나가르를 중요한 성지로 여기고 있는데 여기에 중요한 장소 몇 군데를 합해 법륜스님이 1250명의 순례단과 함께 순례중 입니다. 붓다의 초기 제자가 1250명이기 때문에 그 인원에 맞춘 것 같았습니다. 그 많은 인원들이 순례할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들이 최대한 붓다의 최초 수행자들 처럼 생활하면서 순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가져간 밥솥으로 밥을 해먹고 숙소는 인도의 학교를 빌려서 쓰고 있다고 합니다. 순례지의 학교 중에는 교실 바닥이 없는 학교도 있고, 화장실이 없는 학교도 있어서 바닥도 새로 설치하고 화장실도 새로 만들어서 준비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순례자들은 여행 경비를 최대한 아껴서 남은 경비를 인도 사람들에게 기부하고 있었습니다. 인도의 불가촉천민 만명을 초대해서 쌀과 도시락을 공양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습니다.
순례 처음에 법륜스님과 순례 준비팀들이 회의를 마친 후에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푸짐하게 먹었다고 했는데 15명의 식사비로 6000원이 나왔다고 해서 어이없었습니다. 식사의 질이 형편없던지 아니면 인도의 물가가 엄청 싸다는 뜻일 것입니다.
희철리즘의 방송 중에 한국사람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초대받아 촬영한 동영상이 있는데 너무 화려해서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 골프장이 있었고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도 있었고 영화관도 두 군데나 있다고 했습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경비원이 철통같이 경비를 서고 있어서 외부인은 초청장이 없으면 출입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아파트가 델리에서 최고로 좋은 곳은 아니고 세번째로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인도에서 상위 0.1%의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아파트 1층은 무슨 고급 호텔의 라운지 처럼 화려하고 휴식할 수 있는 설비가 되어 있었고, 그 한국인 부부가 사는 아파트에 들어가니 한층 전체를 다 쓰는 것 처럼 엄청 넓었습니다. 무슨 거실이 운동장만하고 방이 5개가 있다는데 하나같이 큰 사무실 크기의 방이었습니다. 방마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있었습니다. 개가 있는 곳의 방도 엄청 넓었습니다. 방을 찾아가는 것이 무슨 미로를 탐험하는 듯 했습니다. 월세가 350만원이라고 했습니다. 인도의 빈부격차는 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우리나라 아파트 단지 안에 골프장을 만든다면 데모가 일어날 것입니다. 아무리 개인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지나친 부의 과시는 우리나라에서는 약간 금기시 될텐데 인도는 꺼림이 없는 듯 합니다. 희철리즘의 다른 영상에서 본 불가촉천민의 한달 수입이 만원이라고 했습니다. 인도 부자들이 아무렇게나 마시는 음료수 한잔의 가격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한달을 산다니 숨이 막힙니다.
인도영화 <화이트 타이거>를 이 아파트에서 찍었다고 해서 넷플릭스에서 <화이트 타이거>를 봤습니다. 인도의 엄청난 빈부격차와 하위계층의 비참한 삶, 이런 빈부격차에 대해 저항하지 못하는 닭장 속의 닭과 같은 인도인을 묘사했습니다. 발리우드 영화가 노래와 춤으로 흥겹게 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현실과 유리된 영상을 보여주는 것과는 달라서 노래하나 춤 한번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도인에게 카스트와 관습의 최면에서 벗어나라고 외치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상류층은 그들 스스로 그들이 누리는 부와 편의를 조금도 양보하지 않을 것입니다. 좌백 작가의 무협소설에서 주인공이 "권력있는 자들은 손바닥만한 햇볕도, 눈꼽만한 편의도 양보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과 똑같습니다. 이런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상교육을 확대시키고 카스트 관습을 타파해야 될 것 같습니다. 또 데모라도 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저 항의 한번 못하고 순응해서 살아가니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