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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4 장 □
문헌의 역사와 구성
1. 문헌의 역사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 자체의 내용에 따르면 <티벳 死者의 書>는 위대한 성자 파드마
삼바바의 작품이다. 파드마 삼바바의 수행의 짝인 요기니 예셰 초걀(Yeshe Tsogyal)은 파드마
삼바바가 불러 주는대로 기록했다. 기록 연대는 대충 8세기 후반이다. 파드마 삼바바는 전설적
인 인물이다. 그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는 신비하다. 석가모니 붓다의 생애담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84명의 위대한 성자들의 생애담과 비슷한 부분도 있다. 파드마 삼바바라는 이름 자체가
하야그리바(Hayagriva)를 상징하는 만트라로 사용된다. 말 머리 형상으로 나타나는 하야그리바
는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난 아발로키테스바라(觀世音菩薩)이다.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붓다와 보살들의 내면 상태는 자비로움이다. 무서운 모습은 사랑하는 방법이 격렬함을 상징할
뿐이다.)
전설적인 생애담에 의하면, 파드마 삼바바는 서쪽 붓다의 땅을 지배하는 아미타바 붓다의
입에서 나왔다. 아미타바 붓다의 입에서 무지개가 뻗어나와 그 꼬리가 현재 파키스탄이
자리 잡고 있는 인도 북부 웃디아나 왕국의 한 연못에 떨어졌다. 무지개가 떨어진 자리에서
커다란 연꽃이 피어 올라왔고, 그 연꽃 속에서 한 아이가 나왔다. 그 아이의 몸에서는 광채를
발하고 있었고 영롱한 무지개 빛이 그 아이를 감싸고 있었다. 그가 곧 파드마 삼바바이다.
웃디아나 왕에게는 뒤를 이을 왕자가 없었다. 그는 아발로키테스바라(觀世音菩薩)에게 아들을
얻게 해 달라고 기원했고, 그 응답으로 파드마 삼바바가 태어난 것이다. 사람들이 파드마
삼바바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파드마 삼바바는 "나의 어머니는 지혜고 아버지는 자비다.
그리고 내 나라는 실체 다르마 세계다."라고 대답했다.
티벳에서는 파드마 삼바바가 성자들 중에 성자다. 그는 붓다의 여러 나투는 몸 중에 하나다.
그는 중간계를 자유 자재로 왕래하면서 중간계에 대한 가르침을 폈다. 파드마 삼바바는 인도에
서 여러 세기 동안 살면서 수행했다. 그리하여 놀라운 경지에 도달한 파드마 삼바바는, 티벳
황제 치송 데쩬의 요청으로 티벳으로 건너갔다. 그는 치송 데쩬의 후원을 받으며, 철학자 샨타
라크쉬타와 함께 호전적인 땅 티벳에 최초의 불교 승원을 세웠다. 그는 티벳에서 활동하고
있던 악마들을 길들였고,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을 포함한 여러 가지 가르침을 폈다.
그리고 코퍼 산에 있는 자신의 낙원으로 사라졌다. 티벳 사람들은 코퍼 산이 아프리카나
아라비아의 어딘가에 있으며, 파드마 삼바바가 아직도 거기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파드마 삼바바는 9세기에 있을 대대적인 불교 박해를 예견하고 <티벳 死者의 書>를 포함한
여러 문서들을 티벳 전역에 흩어 감추었다. 박해 시대를 지나 불교 부흥 운동이 일어나자,
비장 문헌 발굴자(티벳어로 떼르또엔 tertoen)들이 속속 나타났다. 그들은 천리안이나 투시
능력과 같은 초능력을 사용하여 숨겨져 있는 문서들을 찾아냈다. 사람들은 비장 문헌 발굴자들
을 파드마 삼바바나 그의 25명의 제자들의 환생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그들은 바위 절벽에
뚫린 동굴이나 바위 속 또는 나무 밑 땅 속에서 여러 문서들을 찾아냈다. 심지어는 자기들
마음 속에서 찾아내기도 했다. 전생에 스승 파드마 삼바바가 제자들의 기억 속에 감추어 놓고,
몇 생이 지난 후 적절한 시기가 되면 그 기억 코드를 풀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이런 전통
은 고대 인도 불교에도 있었다. 일례로 대승 경전[般若經]과 탄트라 문헌들은, 붓다가 기록하여
바다 속 용궁에 감추어 놓은 것을 B.C. 1세기 경에 나가르주나(龍樹)가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14세기에 까르마 링빠라고 하는 유명한 비장 문헌 발굴자가 나타났다. 사람들 중에는 그를
파드마 삼바바 자신의 환생으로 보는 이도 있었다. 까르마 링빠는 티벳 고원 중앙에 위치한
감뽀 다르 산의 한 동굴에서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을 찾아냈다. <명상을 통한 해탈>과
같은 비장 문헌의 저자에 대한 의심은 서구 세계는 물론 티벳 자체에도 있다. 그러나 저자
문제는 우리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우리는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을 표지가 아니라 내용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 내용이 만약 불교 전통의 주요한 흐름과
상반되고 근거도 확실치 않다면 조잡한 위조 문서로 내팽개쳐도 된다. 그러나 만약 그 내용이
지적이고 영적인 불교의 전통과 부합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이고 유용하다면 진정한 불교의
가르침으로 받아 들여야만 한다. 만약 후자의 경우가 확실하다면, 불교의 과학과 신앙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은 경전에 포함 시켜야 한다. 또한 문헌 자체에
언급되어 있는대로,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은 파드마 삼바바의 작품이라는 사실도 받아
들여야 한다.
<티벳 死者의 書> 본문을 연구하고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면 파드마 삼바바가 진짜로
영적인 초능력자 였는지, 아직도 살아 있는지 하는 등등의 문제의 진위를 꼭 밝혀야 할 필요는
없다. 마음 속으로는 죽음을 초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파드마 삼바바에 관한
이야기가 사실이기를 은밀히 바랄지라도, 이런 이야기를 드러내 놓고 사실로 믿으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까르마 링빠가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을 발굴할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4세기의 티벳은 영적.제도적.사회적 르네상스였다. 까담파, 샤키야파, 까귀파, 닝마파에서
배출된 뛰어난 라마승들이 그 부흥 운동을 주도했다. 부흥 운동은 1400년 경 쯔옹 까빠 시대
에 절정에 달했다. 부흥 운동에 참여한 라마승들은 모두 철학자이자 과학자였다. 또 정신계를
비행하는 내면 세계 탐험가이자 성자들 이었다. 의식이 각성된 상태로 죽음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앞 장에서 설명한 완성 단계 요가를 수행하며
깨달음을 추구했다. 그 결과로 우리 시대의 우주 비행사들이 달에 착륙하여 달 표면을 거닌
것처럼, 내면 세계의 해와 달과 투명한 빛에 도달했다. 그들이 죽을 때 놀라운 표징이
나타나기도 했다. 죽은 뒤에도 의식이 해체되지 않고 연속성을 유지했다.
그들은 죽음을 자신들이 성취한 붓다의 세 몸을 결정화시키는 기회로 삼았다.
투명한 실체 세계와 하나된 다음에는,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다시 티벳 여인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 환생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는 죽기 전에 환생한 자기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단서를 제자들에게 남겨 놓는다. 환생한 라마승을 뛸꾸라고 하는데, 뛸꾸로 판명된
아이는 그가 전생에 수행하던 승원으로 돌아가 전생의 제자들의 섬김을 받는다. 티벳의 라마승
들은 이렇게 생을 거듭하면서 깨달음의 완성을 추구해 나간다. 깨달은 스승의 환생은 제자들이
성숙하도록 가르치며, 티벳을 위시한 주변 여러 나라가 깨달음의 세계로 진화하는 것도
돕는다. 티벳 사람들은 깨달은 라마승의 환생을 익숙하게 받아 들인다. 심지어는 깨달음을
얻은 후 3번이나 7번 또는 11번 정도의 환생을 거치지 않은 라마승의 가르침은 그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마저 있다. 티벳 사회에서는 환생한 라마승들이 최고의 학자이자 권위자로
뭇 사람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14세기 티벳의 분위기는 죽음과 환생에 대한 가르침이 펼쳐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숙해
있었다. 중간계의 존재와 현상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다. 티벳에 불교가
전해진 다음 5세기 동안 엄청난 양의 산스크리트어 경전이 티벳어로 번역 되었다. 그 안에는
중간계에 대한 가르침도 거의 완벽하게 포함되어 있었다. <티벳 死者의 書>에 나오는 것과
같은 중간계를 통과하는 기법도 방대한 탄트라 문헌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기본적인 탄트라 문헌과 성자들이 붙인 주석도 티벳어로 거의 다 번역
되어 있었다. 어림 잡아 우리 책으로 2000쪽에 달하는 책 수 백권 분량이었다. 거기에 티벳
자체에서 산출된 문헌들이 속속 덧붙여 졌다. 불교 중흥 시대에 티벳에는 수 천이 넘는 각
종파의 승원이 건립 되었고, 거기에서 교육 받은 수많은 학자와 성자들이 저술한 2차적인
자료들이 인도에서 건너온 원래의 경전과 결합되어 방대한 탄트라 문헌을 이루었다.
연꽃에서 태어난 전설적인 성자 파드마 삼바바가 숨겨 놓은 보물이 세상에 빛을 발할 분위기
가 이렇게 무르익어 있었다. 옛날부터 전해진 탄트라 중에서 구야가르바 탄트라Guhyagarbha
Tantra라는 중요한 수행 체계가 있었다('비밀의 정수'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구야가르바 탄트라
경전은 이미 8세기와 9세기 어간에 번역되어 '옛 종파'인 닝마파를 통해 전해 내려오고 있었
다.) 새로 발견된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에 나오는 만다라는 구야가르바 탄트라를 통해
전해지고 있던 만다라와 완전히 일치했다. 이 만다라의 내용은 일상적인 인간 세상을 행복이
넘치는 완전한 환경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었다. 만다라는 자애로운 모습과 무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 100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들 100명의 붓다와 보살들은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완성된 상태를 상징하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자유로움과 초월적인
능력과 행복을 표출하고 있다. 또 다른 존재들과 무한한 행복을 나누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인간 진화의 목표이다. 또 깨달음은 얻은 인간의 육체적 에너지와 영적 에너지가 변형할
변화의 원형(原形)이다. 수행자들은 오래 전부터 창조 단계 수행과 초월 명상에서
이 만다라를 사용했다.
새로 발견된 <티벳 死者의 書>는 진화의 원형인 만다라의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를 넓혀
주었다. 승원에서 교육 받지 못한 사람, 수행에 전념하지 못한 사람, 그래서 죽음에 대한
적절한 준비를 못한 평범한 사람도 죽는 순간과 저승 중간계에서 100명의 붓다와 보살들로
구성된 만다라 세계에 접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 물론 본문에는 죽음이라는 위기의 순간까지
미루지 말고, 이 생에서 죽음을 준비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청하는 구절이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문하여 수행에 몰두할 것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중간계를 여행하는 동안에는 실재를 이해하는 지적인 능력, 상상력, 자유 의사에 따른 선택의
기회, 변형 능력 등이 9배로 증가한다. <티벳 死者의 書>는 그렇게 일시적으로 확장된 능력을
이용하여 즉각적인 해탈에 이르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자신의 죽음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에도 이용할 수 있다. 중간계에서 <티벳 死者의 書>의 내용을 듣고 이해하는 사람은
정신세계 비행사들이 체험한 것과 동일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그들이 도달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정신세계 비행사들이 말한 대로 중간계의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체험함에 따라
그들의 가르침에 대한 신뢰심이 커진다. 그러면 그들이 언급하고 있는 인도자나 결합해야
할 붓다나 보살들이 나타나기를 정신 똑바로 차리고 기다리게 될 것이고, 그들이 나타날 때
결합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은 당연한 이치다.
<티벳 死者의 書>를 포함하여 새로 발견된 경전들은 티벳 불교 중흥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15세기 부터는 많은 필사본과 인쇄본이 널리 유포되기 시작했다. 비장 문헌을 모방한 유사한
작품들도 많이 나타났다. 대부분이 새로 발견된 비장 문헌에 그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티벳 불교 4종파의 구전(口傳) 가르침과 전승을 덧붙인 것이었다. 문헌의 유포와 확장 과정은
매우 넓고 다양하게 전개 되었다.
민중 차원에서는 경구가 적힌 부적을 통해 경전 내용이 널리 퍼졌다. 일반인들은 신의 가호를
비는 기도문이나 그림이 그려진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 금속으로 만든 부적을 지니기도
했으며, 죽은 자의 품 속에 넣어 주기도 했다. 붓다의 말씀을 새겨 넣은 불상을 예불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경전의 내용은 길고 짧은 여러 만트라를 통해서도 민중 사이에
널리 퍼져 나갔다. 민중 사이에 퍼진 만트라는 대부분 신의 가호를 비는 기도문이었다.
엘리트 계층의 경우에는 영혼의 전이(轉移) 수행을 위한 기법을 안내하는 책자들이 유포 되었
다. 수행자들은 그런 안내서의 도움을 받아 의식이 각성된 상태로 육체를 떠나는 수행을 한다.
간략하게 구성된 원형적인 패턴의 만다라도 만들어 졌다. 그런 만다라는 기억하기가 쉽기
때문에 시각화 상상을 명료하게 진행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새로운 세대의 수행자와 성자들의
체험에서 비롯된 보다 더 명백한 가르침과 새로운 사상, 그리고 보다 더 정교한 기법도
보충 되었다.
2.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의 구성
다른 고대 문헌들과 마찬가지로,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 역시 시대가 흐르면서 약간의
수정과 교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헌에 포함된 문서의 종류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내가 구할 수 있던 것 중에서 가장 믿을 문헌에 포함된 문서들을 티벳 알파벳 순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 색인.
<자애로운 모습과 무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들에 대한 명상을 통해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게 하는 근본 가르침>에 실려 있음. (1쪽)
ka. <붓다의 세 몸인 스승에 대한 기도>.
<3가지 독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는 길>에 포함되어 있음. (3쪽)
kha. <저승 중간계에서 드리는 기도>.
<中間界에서 듣고 이해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게 하는 위대한 책>에 포함되어
있음. (36쪽)
ga. <무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이 나타나는 중간계에서 깨어나는 법>. (21쪽)
nga. <붓다와 보살들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 (3쪽)
ca. <여섯 중간계에 들어가기 전에 드리는 기도>. (3쪽)
cha. <중간계의 곤경에서 구원을 청하는 기도>. (4쪽)
ja. <탄생 중간계에 대한 안내>.
<中間界에서 듣고 이해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게 하는 위대한 책>에 포함되어
있음. (35쪽)
nya. <육체의 자연스러운 해탈>. (24쪽)
ta. <중간계 여행의 두려움으로부터 구원을 청하는 기도>. (3쪽)
tha.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 (26쪽)
da. <죄악과 장애물에서 벗어나기 위한 100가지 맹세>. (15쪽)
na. <자애로운 모습과 무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들께 드리는 즉각적인 해탈에 대한 고백>.
(24쪽)
pa. <지적인 이해력을 통해, 있는 그대로를 봄으로써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는 길>. (15쪽)
pha. <죽음의 표징을 통해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는 길>. (25쪽)
ba.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의 벗어나는 법>. (11쪽)
ma. <탄생 중간계의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에 대한 가르침, 탄생 중간계에서 즉시 해탈에
이르는 법>. (18쪽)
tsa. <탄생 중간계의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에 대한 보충 가르침>. (8쪽)
◎ 인도 샤하타다라의 Great mNga sde에서 1985년 1월 1일에 인쇄된 본문에는
이상과 같이 275쪽의 문서가 실려 있다.
우리 책에는 총 275쪽의 본문 중에서 150쪽에 해당하는 본문을 번역해서 실었다.
150쪽 중에서 108쪽이 <티벳 死者의 書> 주요 내용이고, 나머지 42쪽은 예비 기도와 본문과
관련된 수행법에 관한 것이다. 108쪽에 해당하는 본문은 이미 영어로 두 차례 번역된 적이
있다. 첫번째 번역은 카지 다와-삼둡과 에반스-벤츠에 의해 이루어졌고, 두번째 번역은
프란체스카 프레맨틀과 초걋 뚜룽빠에 의해 이루어졌다.
우리 책 3장에 실린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은 아직 번역한 사람이 없다.
이 책에서 처음 번역되는 것이다. <지적인 이해력을 통해, 있는 그대로를 봄으로써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는 길>은 에반스-벤츠가 처음 영어로 번역했고, 후에 존 레이놀즈
(John M. Reynolds)가 다시 번역한 바 있다. 이 문서는 <티벳 死者의 書> 내용의 철학적인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번역하는 <티벳 死者의 書>의 용어나 개념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새 번역을 시도했다. 간략한 해설도 붙였다. 죽음의 표징을 다루고 있는
'pha' 문서는 우리 책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글렌 물린(Glenn Mullin)이 번역한 역본이
있다. 기타 나머지 문서들은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장래에 훌륭한 연구가가 나와 좋은
번역본을 내놓으리라고 본다.
파드마 삼바바는 전문적인 수행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런 의도에
따르기 위해 최대한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번역을 하기 위해 애썼다. 자신의 죽음이나 친구나
가족의 죽음을 맞는 사람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문서의 순서도 조정했다. 중요한 여러 기도문은
저승 중간계로 들어가는 초입 부분에 언급된 순서에 따라 본문 맨 앞에 배열했다. 맨 앞에
실린 이 기도문들은 새로운 중간계로 옮겨갈 때마다 그에 해당하는 기도문을 찾아 반복해야
한다. 기도문 다음에는 <티벳 死者의 書>의 본문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 중간계, 저승 중간계,
탄생 중간계에 관한 가르침을 차례로 실었다. 죽은 자에게 큰 소리로 읽어 주어야 하는 부분은
큰 글씨로 구별했다.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예비 기도
붓다의 세 몸인 스승에 대한 기도 (ka)
붓다와 보살들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 (nga)
중간계의 곤경에서 구원을 청하는 기도 (cha)
중간계 여행의 두려움으로부터 구원을 청하는 기도 (ta)
여섯 중간계에 들어가기 전에 드리는 기도 (ca)
중간계 여행의 안내서
예비 단계
죽음 중간계
자애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이 나타나는 저승 중간계
무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이 나타나는 저승 중간계
탄생 중간계
보충 문서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 (tha)
지적인 이해력을 통해, 있는 그대로를 봄으로써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는 길 (pa)
이번 번역에 두 종류의 티벳어 판을 사용했는데, 둘 다 말끔하게 다듬어 진 책은 아니었다.
곳곳에 미스 프린트가 있었고, 철자의 배열도 들쭉날쭉 했다. 미세하긴 했지만, 간혹 두 본문
사이에 내용의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도 있었다. 여러 가지 본문을 수집해서 학문적인 본문
비평을 거친 믿을만한 판본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판본에서 서로 차이가 나는 부분을 밝히는 각주도, 번잡스러움
을 피하기 위해 붙이지 않았다. 죽음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학문적인 정밀성
이 아닐 것이다.
붓다나 보살들의 이름은 가능한 한 산스크리트어 명칭을 발음을 따라 표기했다. 그들 이름은
원래 산스크리트어에서 왔다. 티벳 사람들은 인구 어족에 속하는 산스크리트어의 이중 모음과
자음 결합을 발음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자기들 식으로 바꾸어 불렀다. 그러나 영어는
인구 어족에 속하는 언어다. 따라서 산스크리트어 발음을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티벳 死者의 書>의 주요 배경이 되는 개념들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했다. 본문에서는 단락 마다 작은 글씨로 해설을 덧붙였다. 처음 등장하는 익숙하지 않은
용어나 개념은 해설 부분에 그 설명을 포함시켰다. 나머지는 책 뒤에 첨부한 <어휘 사전>을
참고하기 바란다.
현재 미국에서 불치의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나 노인들 중에 안락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보고는 충격적이다. <티벳 死者의 書>는 중간계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도 없이, 깨달음을 얻기 전에 자살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자살은
부정적인 진화 행위다. 탄트라 수행자의 입장에서는 자살이 곧 신을 죽이는 일이다.
자신의 육체 속에 수많은 작은 신들이 거하고 있으며, 자신의 몸이 곧 신의 몸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고통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살이나 안락사를 통해 모면해
보려고 한다. 그들은 비참하게 오래 사는 것 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들의 결단을 용감하게 실행에 옮긴다.
불치의 병이나 고통으로 이제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어떻게 죽을까
궁리하거나 실제로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두뇌의 활동이 정지하면 모든 것이
잊혀지고 '즉시 자유로운' 상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건 불행한 일이다. 판단 착오에서
비롯된 비극일 뿐이다. 분명히 천성적으로 즐겁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늘 친절하고 관대하며,
사는 데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평소에 무슨 특별한 수행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밝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늘 긴장 속에서 어둡게 사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육체나
소유에 집착하며,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일신상의 안락을 얻고자 발버둥 친다.
이런 사람은 중간계를 여행하는 동안 엄청난 혼란에 휘말린다. 그 혼란에서 빠져나와,
좀 더 나은 진화의 영역으로 들어갈 확률도 적다. 해탈에 이를 확률을 더 더욱 적다.
그런 사람들 중에 단 몇 명이라도 이 책 <티벳 死者의 書>를 읽고 자신들의 삶에 적용
시킨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파스칼의 도박의 원리가 제시하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바꾼다면 좋겠다. 이 책이 그런 사람들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책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나타난다면, 파드마 삼바바와
그의 동료들의 목적이 성취되는 것이리라. 그렇게 되면 나의 노력 또한 헛되지 않으리라.
모든 중생이 3가지 보물의 축복 받기를 바라나이다!
이 별에 평화가 넘치고, 늘 아름답게 빛나기를 바라나이다!
모든 중생이 행복에 휩싸이기를 바라나이다!
모두에게 좋은 미래가 열리기를 바라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