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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일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은총이 아빠>가 올라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총이 아빠가 누굴까? 궁금해 하며 검색하는 분위기였고, 17일 밤에 방송된 시사매거진 2580으로 눈길이 모아졌습니다. 은총이 아빠의 철인 3종 경기 도전에 감동과 눈물의 쓰나미가 네티즌들에게 빠른 속도로 퍼져갔습니다.
은총이는 제가 수년 전부터 알고 있던 환아입니다. 유리공주 원경이를 비롯한 많은 환아들을 돕고 있는 <여울돌>이라는 NGO를 통해 은총이네와 제 홈페이지에 자주 방문해 주시는 건웅이네를 알게 되었습니다. 은총이네 카페를 통해 은총이 아빠께서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주일 밤에 방영한 본 방송은 놓쳤습니다. 미국의 중증 장애인 아들(릭)과 아버지(딕)이 전 세계에 전한 ‘아버지의 사랑’을 한국에서도 시도해 본다는 것과 주인공이 제가 아는 은총이 아빠란 사실에 설렘을 가지고 시사매거진 2580 영상을 다시 보았습니다. 전체 영상을 가지고 오기에는 파일 용량이 크고 MBC의 저작권 문제도 있으므로 유투브에 올려져 있는 짧은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저는 시사매거진의 21분 분량의 영상을 보고 펑펑 울었습니다. 이제 36개월 된 아들의 아버지로서 아기가 열이 조금만 높아도 마음이 아픈데 태어나서 수없이 많은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계속 위험한 수술을 받으면서 앞으로도 중증 장애의 고통을 견디며 살아야 할 은총이와 그 부모의 고통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미국의 딕과 릭 부자의 이야기보다 은총이네에 더한 감동이 있는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은총이네가 단지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사회 구조 속에서 견디고 있는 까닭입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환아들의 난치병 치료에 도움 받기 힘든 환경에서 은총이네가 걸어온 고통은 고난 중의 고난이었을 것이 영상에 담기지 않은 그림으로 스쳐갑니다.
아들의 손을 잡고 기도하고 견디며 경제적인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아버지의 마음. 아들을 위해 건강한 사람도 해내기 힘든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여 극한의 아픔을 이겨낸 그 부성애. 아들을 보트와 수레에 태우고 물살을 헤치고 바람을 가르며 은총이 아빠는 달리고 또 달리는 훈련을 감당했습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은 아빠였습니다!
은총이는 아직 아빠의 이 도전을 이해하지 못할 나이입니다. 아빠가 달리는 곁에서 휙휙 지나가는 자동차에 올라타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빠와 함께 그 모든 과정을 견디고 도착 지점에서 만나는 엄마의 감격스런 포옹에 뽀뽀하면서, 아빠가 자신을 앞으로도 영원히 지켜 주리란 믿음과 사랑을 느낄 것입니다.
뇌에 문제가 있으면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고통이 따릅니다. 저는 그 고통을 조금은 압니다. 아픈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아이의 하루하루를 노심초사하며 양육하는 부모의 마음도 조금은 압니다. 철인 3종 경기의 숨 넘어 가는 고통을 참고 달려서 마침내 도착점에 도달함으로써 은총이와 같은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좀더 감싸주고 아픈 아기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가 있기를 바라는 이 아버지의 소원이 꼭 이뤄지길 간구합니다.
ps. 시사매거진 2580 방송의 다시보기는 아래 링크에 들어 가셔서 761회 2010-10-17 의 세 번째 코너를 선택해 보시면 됩니다. 로그인을 해야 하며 무료입니다.
http://www.imbc.com/broad/tv/culture/sisa2580/vod/index.html?kind=image&progCode=1000845100000100000&pagenum=1&pagesize=5&cornerFlag=1&ContentTypeID=1&ProgramGroupID=0&search=&SubprogCo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