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위력 / 정여스님
말 한마디로 지옥도 되고 극락도 됩니다. 말의 위력이 그만큼 커서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도 하고 슬프게도 하고 아프게도 하는
것입니다.
날카로운 말 한마디가 마치 화살이 날아와 가슴에 꽂힌 것 처럼 괴로움을 안겨줄 때가
있습니다.
화살로 입은 상처는 세월이 지나면 치료가 되지만 마음에 꽂힌 말의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옛날 어느 시골 장터에 박상길이라는 나이가 지긋한 백정이 푸줏간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양반 두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습니다.
그때 양반 한 사람이 푸줏간 주인에게 "어이 상길아! 고기 한 근만 달아주라"라고 말했습니다. "예, 그러지요" 박상길은 보기 좋게 고기를 한 근 썰어서 달아 주었습니다.
함께 온 양반이 박상길에게 "박서방, 여기도 고기 한 근 부탁하네," 하고 다정스럽게 이야기 했습니다. "예, 고맙습니다." 기분 좋게 대답한 박상길이 고기를 잘라 주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 양반이 산 고기보다 갑절이 넘는 고기 양이었습니다.
먼저 한 근을 잘라 달라고 한 양반이 화가 나서 "야! 이놈아 나도 한 근, 이 양반도 한 근인데, 아째서 저 고기는 내 고기 배가 되는냐?" 하고 화를 내고 대들자 "그야 손님 것은 상놈 상길이가 자른 것이 되고,
이 양반은 박서방이 자른 것이라그렇지요."하고 대답하였습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넉넉하고 부드러운 말, 자비스러운 말,
온화한 말은 상대방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 서로의 마음이 포근해질 수 있습니다.
구업을 청정하게 하라는 성인의 말씀을 실천할 때 삶이 더 아름다워지게 됩니다.
저자 정여 범어사에서 벽파 스님을 은사로 득도하고 수도암, 도성암, 쌍계사 등 제방선원에서 정진하였다.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본사 범어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으며 어린이 포교, 사회복지와 종교화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회장, 대한불교교사대학 학장, (사단복지법인)범어 이사장, (재)범어청소년동네 이사장, (사단복지법인)보현도량 이사장, (재)보현장학회 이사장, 공동선실천 부산종교지도자협의회 상임대표, 부산ㆍ경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부산의 새발견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불자의 길>, <구름 뒤 파란하늘>, <알기 쉬운 금강경>, <사경집 불교경전 시리즈(전12권)>, <깨달음의 세계>, <선의 세계>, <자비의 풍경소리> 등이 있다.
편집 : 김해여여정사카페 동원(東園)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