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南漢(과남한)
구음(具崟:1614~1683)
본관은 능성(綾城). 자는 차산(次山), 호는 명곡(明谷).
1648년(인조26) 사마시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고, 여러 벼슬을 거쳐
1678년에 다시 장령(掌令)을 거쳐 헌납(獻納)이 되고, 이듬해 사간(司諫)· 승지(承旨)에 이어
1681년에 간성군수(杆城郡守)를 지냈다.
저서로는 『명곡문집』이 있다.
이 땅에 새로 또 전쟁을 치르고 난 뒤
此地新經戰 차지신경전
우리나라 사람들 백골이 많기도 하다
東人白骨多 동인백골다
날은 춥고 달빛마저 괴로운데
天寒月色苦 천한월색고
차마 깊은 밤에 이곳을 지나가지 못하네
不忍夜深過 불인야심과
*
아름다움에 대하여
윤제림
내 심장을 꿰뚫을 수도 있었을, 화살 하나가
종잇장 하나를 매달고 장대(將臺) 기둥에 날아와 꽂혔다
적장의 편지였다
역관(譯官)을 불러 읽어보라 했다
수레바퀴만한 달이 성곽을 타고 넘어가는 봄밤이오
오늘도 나는 변복을 하고, 동서남북을 두루 살피고
돌아와 이제 막 저녁을 먹었다오
망루며 포대며 당최 치고 때릴 데가 없더이다
나는 이 아름다운 성에 이미 무릎을 꿇었소
날 밝으면, 성문 앞 팽나무 그늘에서
바둑이나 한 판 둡시다, 우리
내가 지면 조용히 물러가리다
혹여, 내가 그대를 이긴다면
어찌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성을 쌓을 수 있는지,
기술이나 두어 가지 일러주지 않겠소?
-《시산맥》 2017, 여름호.
첫댓글 어찌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찾아낸것인지...^^
시산맥 책을 구독하다보니
그 시가 뇌리에 남아서 옮겨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