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가 조금 못되어 비가 퍼붓더니...지금은 햇빛이 아주 뜨겁습니다..
이제 장마가 끝나면..이런 날씨가 일상이 될텐데..한숨부터 나옵니다...
더운건 아주 질색이라서뤼..
전..종교가 없습니다...
그래도 어렷을적 부터 큰고모님 따라 석굴암에 새벽 불공도 따라가고...절밥도 묵어보고...해서 그런지..불교엔 그리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또 군대에선 천주교 행사에 빠짐없이 다니다가...우연히 내가 아는 종교인의 굴레를 벗어버린 멋진 신부님을 보고...천주교에도 호감을 갖었었지요...
물론 천주교와 불교는 공통점이 많기도 합니다..(다 아시겠지만...)분위기도 그렇고..우리나라에 유입되는 과정이 그러했고...또 기존 우리나라에 자리잡고 있던 기성 종교를 인정하고 들어온점도 그러하고...여튼 그렇습니다..
하지만..밀도있는 호김심이 아니라 그냥 막연하게..."괜찮군.."하는 정도였지요..
2002년 초인가?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알게된 지장보살...
그 지장보살 때문에 불교에 대한 공부를 조금이나마 심도있게 해 봤었습니다..
저 혼자...인터넷 글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자책도 많이 했구요..
그렇게 혼자 실컷 울고나니...마음 한쪽은 후련해 지기도 하고...뭐랄까..그랬을 수 있구나..그랬었구나..라는 위안과 무관심으로 살아온 지난 삶이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생과 사가 갈리는 길목에..기독교에서 말하는 요단강을 말하고..그리스 로마신화에선 레테의 강을 이야기합니다..
불교에선 삼도천이라 해서 죽음을 맞이할때 반드시 건너가야 하는 강이 있는데..생전에 지은죄가 크면 수심이 깊은 곳으로..적으면 조금 깊은 곳으로 선인들은 다리를 건넌다고 하는데..삼도는 지옥 축생 아귀를 말한다고 합니다..
강가에 도착해서 강물을 마시면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고 하지요..
그곳 강가에서 노잣돈을 받고 강을 건네주는 할아버지가 한분있는데..저승으로 인도해주시는 구실을 한다고 합니다..
저승에서 거울에 비춰보면 자신의 지은 죄업이 모두 보이고..그것에 따라 지옥과 극락으로 갈길이 정해지지요..
하지만..누구도 기억해주지 않고...제사한번 지내주지않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흐르고 지워져 형체도 없는 낙태아들입니다..
삼도천 강가에서...부모와 자식의 인연이 두텁지못해 어려서 죽은 갓난아기와 햇빛을 보지 못하고 죽어 간 핏덩이들이 모래밭에서 고사리 손을 모아 탑을 쌓는다고 합니다..
부처님을 공덕을 빌어 강을 건너려고 고사리 손으로 돌 하나를 들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다시 돌 하나를 들어 아버지 이름을 부르며 탑을 쌓는데..하나의 탑이 완성돼 갈 즈음이면 저승의 도깨비들이 나타나 호통을 치며 쇠방망이로 탑을 부숴버리지요...
애써 쌓아올린 탑이 무너져 버리면 어린 영혼들은 그만 모래밭에 쓰러져 서럽게, 서럽게 울다가 지쳐 잠이 든 답니다.
그때 지장보살님이 눈물을 흘리고 나타나 어린 영혼들을 감싸 안으면서 '오늘부터 나를 어머니라고 불러라'하면서 삼도의 강을 건네준다고 합니다. (지장보살은 지옥의 중생들을 구원하지 않으면 절대 성불하지 않겠다고 했다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변명하면서 떠나보냈던 우리아이도..그 강가에서 서럽게 울다가..무서운 도깨비들에게 혼나고..그렇게 지쳐 잠들지 않았을까...
아빠가..엄마가..같이 있어주지도 못했는데...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같이 있어줘야 했는데..같이 아파했어야 했는데..ㅠ,.ㅠ;;;
벌써 큰 죄를 범한 삶이지요...불교에서 말하는 장수멸죄경에선...아무리 뉘우쳐도 용서받지 못할 5가지 죄악이 있는데..아비를 죽인죄, 어미를 죽인죄, 태아를 죽인죄,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낸 죄,대중의 화합을 깨트린 죄라고 합니다..
부모은중경을 말하기전에...부모로서 해야할 열가지를 생각해보고...또 깨닫게 됩니다..
지장보살... 정말 매력적이고 멋진...그런 모습입니다..
가슴까지 따뜻해지는...그런...
비슷한 이야기가 천주교에도 있습니다...천주교에도 많은 성자들이 있으니까요..
전남 보성에 대원사란 절이 있습니다...
상당히 유서가 깊은 절이지요...
이곳엔 태안지장보살을 봉안하고...버림받은 영혼들을 위해 아기를 안고있는 지장보살상과 수많은 태아의 영령들을 위한 무수한 동자상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도...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죠..
벚꽃이 필즈음이면...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라고도 합니다..
머리에 빨간 모자를 씌운 동자상들...그리고 무른 발을 위해 누군가 갖다놓은 신발들..또 그 동자상옆에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들..
빨간 모자는 어머니의 사랑을 의미한다고 합니다..어미의 사랑을 미처 다 받지도 못하고 떠난 아가들을 위해서..
가끔...우리가 세상의 모든것을 다 안다고 말하는 어리석음을 범할때..말없이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버려진 무엇인가를 위해 애쓰는 사람이 있다면..그사람이 부처이고...성자이며...살아있는 성인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혹..같은 아픔을 겪으신 이웃분들이 계신다면...그 아픔이 사랑이며 우리곁을 떠난 아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거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는거 별거 아니잖아요?
사는거 다 거기서 거기지요...
하지만..그 별거 아닌 삶을 살면서..누군가에세 큰 아픔을 주진 않았는지 되새김만 할 수 있어도..우린 이미 군자의 도리를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삶을 사랑합시다..또 즐기며 감사해야 합니다..떠나는 그순간 까지 말입니다...
-지앤비스튜디오 두목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