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욕설 어원
한국의 욕설에는 형벌과 관련된 것이 적지 않다.
조선시대에는 중국 명나라의 대명률에 의거하여 죄인을 처벌하던 다섯 가지 형벌을 두었는데
태형(笞刑), 장형(杖刑), 도형(徒刑), 유형(流刑), 사형(死刑)이 이것이다.
"쳐죽일 놈', '때려죽일 놈' 하면 개인적으로 치거나 때리거나 하는 것보다는
태나 장으로 쳐서 죽이거나 볼기를 때려서 죽이는 것을 뜻했다.
흔히 쓰는 욕에 '제기랄'이라는 게 있다. '제기다'라는 동사에서 연유한 것으로 '소장(訴狀)이나
원서(願書)에 제사(題辭)를 쓰다'라고 풀이되어 있는데, 곧 형사고발을 한다는 의미다.
처음에는 '이런 형사 고발을 할!'이었겠지만 의미가 눅으면서 자타, 자괴의 감탄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비슷하게 쓰이는 '젠장(할)'은 '제기(=제기랄) 넨장 맞을'이라는 뜻이다.
'넨장'은 난장(亂杖)으로 고려.조선시대에 신체의 부위를 가리지 아니하고 마구 매로 치던
잔인한 형벌로 맞다가 죽기 십상이어서 조선 영조 때 중지되었다. 그렇다면 '젠장'은
'형사 고발(당)해서 신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매를 맞다가(쳐서) 죽을(일)'의 뜻이 된다.
'육시랄'은 이미 죽은 사람의 시체의 목을 베는 형벌을 뜻하는 육시(戮屍)에서 유래했다.
'오살할 놈' 할 때의 오살(五殺)은 먼저 죄인의 머리를 찍어 죽인 다음 팔다리를 베는
사형 방법이다.
우라질은? 죄인을 묶을 때 쓰는 밧줄을 오라라고 하는데 이 '오라를 질'에서 나왔다.
'주리를 틀 놈' 할 때의 주리는 죄인의 두 다리를 한데 묶고 다리 사이에 두 개의 주릿대를
끼워 비트는 형벌이다.
'경을 칠'의 경은 '묵형할 경'으로 죄인의 이마나 팔뚝 따위에 먹줄로 '도둑' 따위의 죄명을
써넣던 형벌이다.
욕할 때 하는 말들은 화가 나서 하는 말로, 이미 말이 아닌 말이다.
보통 "죽인다, 더럽다, 인간이 아니다."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어원을 따져보면 姓적인 얘기가 많다고 하고, 짐승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염병" 처럼 질병이름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