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스타우드 호텔 그룹이 한국에 사무실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9일과 22일에 각각 르메르디앙과 메리어트 호텔 그룹의 서울 사무소가 일제히 오픈해 호텔을 비롯한 여행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개별 호텔들이나 리조트의 한국내 GSA는 많았지만 이처럼 굵직굵직한 호텔 체인이 연달아 한국에 사무소를 내는 것은 매우 드물었던 것. 기존 개별 호텔의 GSA의 경우 한국내 주거래 여행사에서 GSA권을 따와서 좋은 가격과 조건으로 여행객들에게 팔아 마크-업(mark-up) 커미션이나 오버라이드(over-ride) 커미션 등 여행사의 수익을 위해 들어온 경우가 많았다면 이들 호텔 그룹들의 사무소는 본사에서 투자해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프로젝트 수행비 등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본사의 투자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오픈은 한국시장에 대한 세계 호텔 업계의 관심이 증가했음을 반영하면서 그 활동이 주목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로 해석
메리어트 호텔 그룹 서울 사무소의 오픈 행사장에서 Bernadette Dennis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시아 태평양 지역 부사장은 “한국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특히 중국에 위치한 메리어트 계열 호텔의 경우 한국인 투숙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한국에 있는 메리어트 계열 호텔인 JW 메리어트와 르네상스, 리츠칼튼, 부산 메리어트, 라마다 프라자 제주 등과도 긴밀한 협조하에 업무를 해나갈 서울 사무소는 한국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의 의미로 오픈하게 됐다”며 그 배경을 말했다.
르메르디앙 호텔 & 리조트의 야나기 히데요시 아시아 지역 부사장 역시 한국 사무소를 오픈하는 자리에서 “한국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IMF이후 해외여행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해 르메르디앙으로의 한국 방문객도 증가하는 추세이고 특히 발리 등의 동남아 지역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리조트의 경우는 한국이 가장 큰 시장일 정도여서 지금이 한국 시장에 투자할 적기라 생각한다”고 한국 시장의 성장세와 가능성을 설명했다.
스타우드 호텔&리조트의 존 밈스(John Mims) 아시아퍼시픽 영업담당 부사장도 한국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한국은 이미 7백만명을 송출하는 큰 아웃바운드 시장일 뿐 아니라 올림픽, 월드컵 등의 주요 국제행사를 유치하고 2004년 PATA연차 총회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인 만큼 세계관광시장에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호텔 그룹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한국 시장 자체의 잠재력과 성장세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동북아시아 지역 중 가장 큰 시장이었던 일본 시장이 불경기 등으로 점차 감소하면서 한국 시장이 일본의 대체시장으로 떠오르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 더욱이 이번 이라크 전과 사스를 겪으면서 일본 여행객은 경기와 안전 문제 등에 매우 민감한 경향을 보여 그 감소세가 뚜렷했던 반면 한국 고객은 사스가 완화되자 가장 먼저 회복된 시장이었던 것이 각인되면서 비교적 경기와 안전에 둔감한 한국 여행객이 세계 호텔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더욱 눈여겨봐야 할 점은 그동안 한국시장의 성장세를 인식하면서도 대부분 일본 시장과 함께 마케팅을 하고 1년에 한 두 차례의 세일즈 콜 등이 전부일 정도로 한국시장에 대한 별도의 마케팅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호텔 그룹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섰다는 점일 것이다.
계약 내용, 수익 구조는 천차만별
그러나 이러한 한국 사무소들은 본사와의 계약 내용과 투자 형태에 따라 수익구조와 운영형태, 활동 영역이 천차만별로 일괄적으로 분류하기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 자체도 지사, 한국대표사무소, 한국판촉사무소, GSA, GSO 등으로 매우 다양해 하나로 아우르는 용어를 찾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맹점이 있기는 하지만 활동 내용과 수익 구조에 따라 크게 나누어보자면 우선 본사에서 사무실 유지비용과 활동비, 현지 직원의 임금까지 지불하는 마케팅 대표사무소가 있다.
2000년에 오픈한 하버프라자 서울사무소와 2002년에 오픈한 샹그릴라 호텔 & 리조트 한국대표사무소, 얼마전에 오픈한 메리어트, 스타우드, 르 메르디앙 등 호텔 그룹에서 진출한 경우가 거의 이러한 형태로 한국내에서 언론사와 여행사를 상대로 PR, 마케팅 , 판촉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본사의 마케팅 비용 지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송출객에 따른 인센티브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서도 샹그릴라와 스타우드는 현재는 직접적인 판촉활동은 하지 않고 있고 나머지 사무소들도 인센티브 등의 상세한 부분은 계약에 따라 모두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스타우드의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인 여행사 대상 판촉활동에 들어갈 예정이고, 샹그릴라 한국대표사무소는 판촉활동 여부를 본사와 타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샹그릴라의 경우 매우 특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샹그릴라 호텔 & 리조트 그룹내의 4개 리조트에 대한 한국 마케팅, 판촉 사무소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기존 괌힐튼 한국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XL 그룹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현재 이 리조트에 대한 판촉활동까지 맡고 있다.
또한 본사와의 밀착 여부도 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르메르디앙이나 스타우드, 샹그릴라 등이 한국내 자체 법인과 본사측이 파트너로 계약을 맺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메리어트는 JW 메리어트 서울의 영업 이사였던 이민영씨가 한국 GSO(Global Sales Organization)를 맡게 돼 본사의 직원으로 한국내 메리어트 계열 호텔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활동을 펼칠 예정으로 있다.
호텔 그룹에서 사무소를 두게 될 경우 주로 위와 같은 방식으로 들어오는 반면 개별 호텔이나 리조트의 경우 한국내 여행사 등에서 GSA권을 확보해 주로 판촉 활동에 집중하게 된다. 이들은 마케팅이나 PR활동은 하고 있지 않고 수익을 내는 구조도 전혀 다르다.
즉, 각 호텔에서 가격을 받아와 여기에 마크-업을 하거나 아니면 호텔측에서 부가적으로 지불하는 오버라이드 커미션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현재 한국에는 약 30-40개 정도의 해외 호텔들의 GSA권을 가지고 활동하는 여행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워낙 변화가 많고 활동영역이 국한돼 있어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이렇게 한국 내 여행사에 GSA권을 주는 호텔이나 리조트는 주로 한국인 투숙객이 많은 동남아 등지의 리조트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송출객에 따른 커미션만으로 수익을 내는 GSA가 모두 개별호텔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베스트웨스턴의 경우는 올 4월 하나투어에서 ㈜샤프로 GSA권이 이양되기도 했다.
글 / 허수정 기자
미니 인터뷰 / 정진구 샹그릴라 호텔 & 리조트 한국대표사무소 대표
“샹그릴라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주력”
지난 2002년 6월에 오픈한 샹그릴라 호텔 & 리조트의 한국대표사무소의 정진구 대표이사는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샹그릴라 본사측의 제안으로 한국대표사무소를 오픈하게 됐다”며 “주로 한국 시장에 샹그릴라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광청과의 협조와 언론사에 보도자료 배포 등 한국내에 샹그릴라를 알릴 수 있는 PR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직접적인 판촉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점차 활동여부를 본사와 타진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정진구 대표이사는 한국관광공사와 대한여행사, 하얏트 호텔 등을 거쳐 한주여행사의 전무로도 재직한 바 있다.
샹그릴라 호텔 & 리조트는 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41개의 호텔과 6개의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 소재필 스타우드 한국사무소 대표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촉활동할 터”
지난 7월 7일 서울 태평로 파이낸스 센터 21층에 문을 연 스타우드 한국사무소의 한 소재필 사장은 “TPI(Travel Press, Inc.)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해 판촉과 마케팅을 담당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관광업계에 몸담아 온 연륜과 경험,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 한국사무소의 대표를 맡게 됐다”며 “한국사무소는 해외 스타우드 체인으로 의 한국인 송출과 한국내 스타우드 브랜드 호텔로의 외래객 유치에도 역할을 할 것이며 특히 새롭게 오픈할 예정인 아시아 최초의 W호텔의 홍보에도 중점을 둘 것”이라며 활동계획을 밝혔다. 소재필 대표는 ‘This Month in Korea’와 ‘Travel Press’등의 여행전문지의 발행인으로 활동해왔으며 PATA의 국제이사와 한국내 하와이관광청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스타우드 호텔즈 & 리조트는 전세계 80개국에 7백55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 체인그룹으로 6개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미니 인터뷰 / 이계숙 르 메르디앙 호텔& 리조트 한국GSA 대표
“본사와 국내 시장의 요구를 조정하는 중간자 역할”
“전세계 르메르디앙 호텔에 있어서 한국 여행객의 투숙 규모를 늘리는 것이 한국 GSA설립의 목표”라고 전하는 이계숙 대표는 “유텔 한국지점장 등의 경력을 인정한 르 메르디앙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번 GSA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르 메르디앙 본사측에서 한국 시장의 관광이 그룹 관광이나 패키지 투어에서 벗어나 개별 여행객과 리조트 여행객이 늘어나는 등 점차 성숙해가고 있는 점을 포착해 한국 사무소를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한국사무소의 경우에는 송출객에 따른 인센티브와 project base로 지불되는 비용으로 운영된다”며 “한국 시장에서 르메르디앙의 인지도를 높이고 본사와 한국현지의 요구를 중간에서 전달하며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 GSA오픈에 이어 르메르디앙의 한글어 홈페이지도 내년쯤 런칭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계숙 대표는 서울 하얏트의 판촉부에서 근무하고 유텔의 한국지점장을 10년동안 맡아오기도 했다.
미니 인터뷰 / 황태경 샹그릴라 리조트 한국 마케팅 사무소 대표
“수익구조 개발이 관건”
지난 1999년 괌힐튼의 한국사무소를 맡으며 마케팅 업무를 시작한 XL그룹은 지난해 4월 샹그릴라의 라사리아 리조트와 탄중누아 리조트의 홍보 및 마케팅, 판촉활동을 시작으로 현재는 말레이시아 4개의 샹그릴라 리조트의 한국마케팅 사무소 활동을 하고 있다.
황태경 대표는 “홍콩 샹그릴라 본사에 사업을 제안해 인터뷰를 거쳐 회사에 대한 신용평가 등의 엄격한 과정을 거쳐 한국사무소를 개설하게 됐다”며 “지난해 코타키나바루에 있는 샹그릴라의 리조트에 대한 한국여행객의 반응이 매우 좋게 나타나는 등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본사에서 사무실 유지비와 마케팅 활동비 등을 지원해주고 송출객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고 있다”며 “GSA사업에 있어서는 수익 구조를 잘 찾아내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순수하게 호텔 그룹이나 브랜드의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회사와 여행사에서 GSA권을 받아와 커미션으로 수익을 내는 곳과는 구분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미니 인터뷰 / 이민영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한국 GSO 이사
“한국시장에 대한 장기적 투자 의미로 오픈”
지난 7월 22일 오픈한 메리어트 한국 GSO의 총책임을 맡게된 이민영 이사는 “지난 2000년 JW 메리어트 호텔이 진출할 당시만 해도 국내 ‘샤프 여행사’에서 전세계 메리어트 호텔의 여행 고객 업무를 대행했지만, 한국 여행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이번에 직접 글로벌 세일즈 사무소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르네상스 호텔에 자리한 메리어트 GSO는 여타의 전세계 2천5백여 개의 체인호텔에 대한 기업, 상용 개별고객 및 여행사 관계 판촉 업무 등을 맡게 된다. 또 이미 50여 개국에 위치하고 있는 GSA와 판촉 활동을 함께 진행하며 한국에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을 대표하게 된다.
이민영 이사는 서울 JW 메리어트의 판촉 이사로 활동해왔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전세계에 프랜차이즈 및 매니지먼트로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JW 메리어트, 르네상스, 라마다 등의 브랜드가 진출해있다.
미니인터뷰/유은정 하버프라자 서울사무소 대리
“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
지난 2000년 10월에 오픈해 비교적 한국시장에 대해 일찍 마케팅을 시작한 하버프라자는 현재 마케팅 전문 기업인 임팩트 한국에 속한 유은정 대리를 한국시장 책임자로 임명해 활동을 하고 있다.
유은정 대리는 “한국사무소 오픈전에는 하버프라자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0%에 가까웠지만 3년간 다양한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벌인 결과 지금은 인지도에 있어서 많은 상승이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사무소는 다양한 PR활동돠 이벤트, 팸투어 기획 등의 활동은 물론 여행사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판촉활동도 펼치고 있어 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무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프라자 호텔 & 리조트는 현재 홍콩에 4개, 중국에 2개의 호텔을 운영중이며 홍콩의 대기업인 허치슨 사의 자기업으로 주로 FIT여행객과 비즈니스 고객이 많이 찾는 호텔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