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하나의 꽃이 되었다” 김춘수님의 ‘꽃’이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모든 사물은 이름을 지니고, 그 이름으로써 불리며 의미를 지닌다. 더구나 그 각각의 이름이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각종 보석의 이름에서 유래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지난해 ET를 연상시키는 춤으로 큰 인기를 얻은 가수 서인영이 몸담은 그룹 이름은 ‘주얼리’이다. ‘주얼리’는 보석을 총칭하는 단어로써 보석업계에서도 상호로 애용되는 대표적인 단어다. 명품 브랜드 불가리에서 보석이라는 컨셉트로 출시된 ‘옴니아 아메시스트 포 우먼(Omnia Amethyste eau de Toilette)‘이라는 새로운 향수는 ‘자수정’에서 그 이름을 빌려왔다. 일본의 기습으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 미국 하와이 주의 ‘진주만’은 아름다운 유기질 보석 ‘진주’에서 이름을 따왔다. 미국의 록 가수 이름은 펄잼(Pearl Jam), ‘대지’라는 유명한 소설로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여류 소설가의 이름은 펄벅(Pearl Buck)이다.
보석의 왕이라 불리는 ‘다이아몬드’가 이름 가운데 들어간 예를 보면, 미국의 유명한 야구팀인 ‘다이아몬드 백스(Diamond Backs)’, 1964년 한국에도 잘 알려진 ‘Solitary Man’을 히트시킨 ‘닐 다이아몬드’라는 가수도 있다. 또 회사이름으로는 ‘금강(diamond)기획’이 있으며, 매일경제신문사가 기업의 투자자 관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995년에 결성한 클럽명도 ‘다이아몬드 클럽’이다. 음반업계에서는 1백만장 이상 팔린 음반을 ‘플래티넘(백금) 앨범’, 1천만장 이상 팔린 음반을 ‘다이아몬드 앨범’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지명을 보면 미국의 노스 캐롤라이나에는 ‘Emerald Isle’, ‘Sapphire’ 등의 지명이 있으며 사우스 캐롤라이나와 뉴욕, 알래스카 등에도 ‘Ruby’란 지명이 있다. 또한 캘리포니아에는 ‘Diamond Bar’, ‘Quartz Hill’, 아리조나에는 ‘Quartzsite’, 네바다에는 ‘Ruby Mountain’, 오레곤 주에는 ‘Diamond lake’, 호주 퀸즈랜드에는 ‘Gold Coast’ 등이 있다. 사시사철 그 아름다움을 뽐내는 ‘금강산’의 영문 이름 또한 ‘다이아몬드 마운틴(Diamond Mountain)’이다. 국내에서 출시된 상품들에도 보석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블루 다이아몬드 샴푸’, 파스퇴르사에서 출시된 ‘다이아몬드 분유’, 컴퓨터 게임 중 ‘화이트 다이아몬드’란 게임도 있다. 또한 모 가스레인지 회사의 상품명인 ‘쥬벨(Jewell)’은 발음만 독일어식을 따를 뿐 보석을 뜻한다. 자동차 모델의 이름으로는 미국 포드사의 ‘Topaz’가 있고, 국내외 특급호텔의 룸은 ‘다이아몬드 룸’, ‘에메랄드 룸’, ‘루비 룸’ 등으로 불린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신용카드에도 ‘골드 카드’, ‘플래티넘 카드’ 등이 있다.
필자가 요즘 사용하는 샴푸는 ‘블랙 펄 샤이닝 샴푸’이고, 각종 일드나 미드는 클럽박스의 ‘금 박스’나 ‘은 박스’에서 다운받으며, ‘골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골드 에센스’와 ‘다이아몬드 립글로스’를 바른다. 이렇듯 아름다운 주얼리, 보석의 이름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