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3
몸도 아프고 장모님 생신에 다녀 오느라 순례일정을 지키지 못했다.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에 마음이 불편하다. 몸이 아픈 것과 마음이 아픈 것중에서 마음이 아픈 것이 더 괴롭고 서글프다.
그래서 나는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먹기 싫은 져녁을 억지로 먹고 아픈 몸을 이끌고 길을 나섰다. 순례지는 집에서 걸어서 25분 거리에 있는 해남사로 정했다.
가다가 교회앞을 지나쳤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책을 들고 교회로 향하고 있었다. 교회는 밤이 되어도 열려 있는데 대부분의 절은 밤이 되면 문을 꼭꼭 걸어 잠근다. 놀다가도 생각나면 갈 수 있는 그런 절, 괴로울 때면 언제나 달려갈 수 있는 그런 절은 왜 드문 것일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해남사는 밤에도 법당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인등을 밝힌 법당안은 고요하고 아늑하다. 부처님을 우르러 뵙고 지극한 마음으로 천천히 삼배를 올리고 자리를 펴고 앉았다.
희미하지만 은은한 인등불 아래에서 경전을 펼쳐 들고 독송을 시작한다. 마음이 한곳에 집중되니 몸이 아픈 사실도 잊어 버리게 된다.
해남사는 도심속에 있는 사찰이다. 통도사의 말사로 울산포교당이다. 유치원도 운영하고 무료급식소도 운영하고 있다. 어쩌다 일찍 잠이 깬 날에는 해남사의 새벽예불에 참가하곤 하는데 그 때마다 마음속에서는 알 수 없는 환희심이 일기도 한다.
겉모습으로 절을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곳에 부처님이 계시는 한 어느 곳이나 다 행복이 가득한 곳이니 상을 내지 말고 항상 여여부동하게 내 마음속의 부처를 찾아 부지런히 정진하여야겠다.
카페 게시글
산 절 순례 답사 여행
108순례(94)---울산 해남사
明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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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25 16:0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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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항상 건강하시고 편안해 보이시는데..어쩐일이신지... 건강 잘 챙기소서.. 참 저도 전에 부처님이 간절히 생각나서 동네절에 들렀다가 굳게 닿힌 절앞에서 발길을 돌려 되돌아 온 적이 가끔 있지요.. ()
어머나!!! 아픈몸이라!!! 절대 건강은 없나 봅니다~~~조심하시구유~~108순례....마지막 ~~은 우리 회원님들과 함께함이 어떨런지..........
108순례가 무사히 회향되시길 기원합니다.
명산님! 어디가 아프신지 빨리 회복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닥쳐오는 모든 경계를 수행의 재료로 생각하시고 굳세게, 여여하게 그리 걸어가시기를 바래 봅니다. 아자! ...()...
유선님의 아이디어가 좋습니다..시간이 된다면 같이 함도 좋을듯 합니다...^^
절도 자주 자주 찾아가고 깨어있는 불자가 절의 질서를 유지해 간다면 하나 둘 씩 내집과도 같은 절이 동네에서도 늘어 가겠죠.(). 명산님! 더욱 건강하시고요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