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니 전원으로 돌아가고픈 흥취 이는데(春來尙有歸田興)
부질없는 세상 이기고 지는 일 얼마인가 / 浮世輸贏知幾許
한가로이 노닐고 쉬며 초연하게 살아야지 / 閑居宴息卽超然
봄이 되니 전원으로 돌아가고픈 흥취 이네 / 春來尙有歸田興
분애의 시에 차운하다〔次汾厓韻〕 ~ 서하 이민서 선생
당시 내가 교하의 집에서 새로 샘을 파서 얻었기 때문에 마지막 구절에 언급하였다.
밝은 때 인연 마무리 못해 늘 괴로운데 / 恒苦明時未了緣
벼슬하며 또 새해 맞았구려 / 趁班牙笏又新年
수레 탄 어사는 머리카락 빠졌다 꺼리지 마오 / 車中御史莫嫌禿
주하 상공은 오히려 스스로 온전했다오 / 柱下相公猶自全
부질없는 세상 이기고 지는 일 얼마인가 / 浮世輸贏知幾許
한가로이 노닐고 쉬며 초연하게 살아야지 / 閑居宴息卽超然
봄이 되니 전원으로 돌아가고픈 흥취 이는데 / 春來尙有歸田興
이 늙은이 집 앞에 작은 샘이 솟는다오 / 遺老堂前出小泉
<출처 : 서하집(西河集) 제5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주-1] 분애(汾厓)의 시에 차운하다 : 분애는 신정(申晸, 1628~1687)이다. 이 시에 대한 신정의 원운은 《분애유고》 권7 〈입동이 되어 이와 머리카락이 거의 다 쇠하였기에 느낌이 있어 시 한 수를 지어 이민서 등 여러 사람에게 부쳐 주었다.[入冬來齒髮衰落殆盡感成一律寄贈李彝仲諸人]〉이다.
[주-2] 당시 …… 언급하였다 : 당시 이민서는 대제학을 그만두려고 누차 사직상소를 올렸지만 윤허받지 못하였다. 1685년(숙종11) 2월에 휴가를 청하여 포천(抱川)에 성묘한 뒤 대사헌에 임명되었는데 또 힘껏 사직하고 이에 교하의 별장으로 가서 몇 달간 머물렀으니, 이 시는 이때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屛山集 卷10 先府君行狀, 韓國文集叢刊 177輯》
[주-3] 주하(柱下) …… 온전했다오 : 주하 상공은 진(秦)나라 때 어사가 되어 주하의 방서를 주관하고 한 문제(漢文帝) 때 승상을 지낸 장창(張蒼)을 가리킨다. 장창이 벼슬을 그만둔 뒤에 나이가 많아 치아가 모두 빠져서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되자, 젊은 여자를 첩으로 두고 젖을 먹어 백여 살까지 살았다는 고사가 전한다. 《史記 卷96 張丞相列傳》
ⓒ 전주대학교 한국고전문화연구원 | 장성덕 전형윤 이주형 (공역) |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