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혼자서 텃밭의 마늘밭을 호미로 매고 있는데 누군가 담장 밖에서 큰 소리로 부릅니다
내다보니 길 맞은 편의 오이 하우스를 하는 어르신이예요
- 이 길에 물이 다 내려오는데 누가 이 도랑을 막아놨어?-
도랑을 막은 적은 없는데....
그 분의 억지는 이사오고 집앞의 네댓평 되는 빈 터를 이장님의 허락을 얻어 개간하고 나서 자기땅이라고 하더라구요
(마을 공유지로 쓰레기더미를 치우느라고 땀깨나 흘렸지요.. 병조각에 손도 찢겨서 병원가고 ^^)
그 후 들깨와 호박을 심었는데 아예 자기 밭으로 생각하시고 여름내 들깨잎과 ( 자제분이 많이 오시더라구요) 호박을 따 가시고
모기방제한다고 제초제를 뿌려서 저의 담안에 있는 두릅나무를 고사시키더니
걸핏하면
심어놓은 농작물을 -확 뽑아뿔라- 하십니다
게다가 저를 보고 한 달에 120만원 씩 받는데 취직하라고 하시면서 그기가 노래방이라네요^^^^^~~~~~~~
사실 시골에 와서 느낀 것은 동네 어르신들의 텃세가 생각보다 심하고 제 연배의 사람이 간혹있지만 마을의 어떤 행사도 함께
하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전 시골에 온 것만도 너무 좋아서 날마다 꽃과 나무와 새들과 요즘 우리 귀염둥이 개구리^^ 와 함께
행복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 피폐한데는 일정정도 도시인들의 책임이 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소외를 많이 당해왔고
어디로 가나 경쟁만능의 사회에서 품위있고 또 경우 밝으신 어른들을 못 본지가 꽤 된듯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을 해야만 하는 경제적 부담도 보통이 아닐 것입니다
자제분들이 있어도 어르신들에게 생활비를 주는 댁은 거의 없더라구요
그래서 팔순 넘은 할머니도 아침부터 산의 비락밭을 일구십니다
서예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교장퇴직하신 분인데
연금만 월 500만원이 나오지만 자제분들이 독립을 못해 생활비를 역으로 보내주고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살아갈 날이 생각보다 길 수도 있겠다는 느낌과
남은 생을 보다 잘 살아내야 겠다는
마음정리를 다시 해 봅니다
우리동네 심술첨지 어르신께 소주라도 사서 올려야겠네요^^
첫댓글 시골 농촌에서 잔뼈가 굵은 금실 미류나무는 그 상황이 너무도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마지막 사라져 가는 유교 문화권내에서의 우리네 어르신들의 콘크리트처럼 굳어 버리신 고정 관념들을 녹이는 비책은 남명님께서 소주나 동동주 한병이라도 사들고 직접 찾아 뵙고 진작에 인사라도 올렸어야 하는 건데.......! 아직까지 못하셨다면 지금이라도 술 한병 사들고 그 어르신을 찾아가 보시기를 멀리서 금실 미류나무가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사올 때 마을회관에서 전체 어르신과 마을주민을 모셔서 약소하게 모셨구요....... 그 어르신께는 밤이나 과일 등을 자주 갔다드렸지요^^ 근데 요즘 제가 많이 소홀했네요..그러고 보니...
^^ㅎㅎㅎ ..충분히 이해 합니다 ..시골이 텃새가 더 심합니다..
서서히 소통에 시간을 만들어 보시지요~~
아 그게 텃세군요^^
문화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도 많이 나니까 이런일을 극복하고 적응하는것도 힘든일이 겠군요....
옛말에 범을 잡을려면 범굴로 가라고 했습니다
그 노인네 술한잔 하신다면 막걸리라도 한잔 사드리세요
먹은뭃은 뜨지 않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