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힘들어?
오원우
1학년의 꽃이라고 볼 수 있는 도보가 끝이 났다. 8박 9일 동안 문제도 꽤 있었고, 다치기도 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준비기간 동안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도보하면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보를 하면서의 내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도보에서 느낀 점을 말하기 전에 도보 준비기간에서 느낀 점도 말하고 싶다. 도보 준비기간을 표현하자면 도보가 더 기대되게 만드는 자극제 역할을 하였다. 준비기간에 한 활동들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월드카페, 진도 탐구, 깃발 만들기, 기억해줘 합창, 세월호 다큐멘터리, 식단 생성, 도보 연습, 돌아온 행복 교실, 유가족분들과 샴푸 바 만들기 등 아주 많은 활동을 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3가지 정도를 고르자면 유가족분들과 샴푸 바 만들기, 세월호 다큐멘터리, 도보 연습이 있다. 먼저 유가족분들과 샴푸 바 만들기는 샴푸 바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유가족 어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이 활동에서 느낀 점은 어머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을 느꼈다. 2번째 활동은 세월호 다큐멘터리 보기였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느낀 점은 답답하고 화나는 감정들이 많이 올라왔지만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3번째 활동은 도보 연습이다. 도보 연습을 하며 느낀 점은 지루했다. 그 이유는 처음 걷는 시간이라 애들이 힘들어서 대화를 자주 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차도 많이 지나다니고 연습이라 노래는 거의 다 와서 틀어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
도보 첫날은 버스를 타고 해남으로 갔다. 진도대교 밑 울돌목의 유속은 굉장히 빨랐다. 밥을 먹고 우리는 8km를 걸었다. 이번에는 노래도 틀어서 심심하지 않게 갔다. 애들한테 내가 계속 물어본 것이 있는데 얘들아 힘들어? 였다. 힘들어하는 애들의 눈빛이지만 안 힘들다고 말하는 것이 끊기가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3일 정도는 노래와 대화에 집중하는 삶을 살았다. (진도대교->신기리 마을회관->길은푸르미체험관->낙조펜션) 4일 차부터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진도항(팽목항)에 가던 도중 우린 기억의 숲에 갔다. 준비기간에 만든 노란 리본도 달고 기억의 벽 앞에서 기억해줘도 불렀다. 우리는 팽목항에 가서도 기억관에 갔고, 등대 앞에서 기억의 숲도 갔다. 이날 느낀 점은 세월호는 앞으로는 절대 잊히면 안 되는 참사라는걸 느꼈다. 5일 차와 6일 차는 관매도에 갔다. 하지만 관매도에서는 밤낚시만 했다. 그 이유는 쉬어야 할 때는 확실하게 쉬어야 한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관매도에서 느낀 점은 쉬는 것은 정말 중요하구나 였다. 그 후 7~8일 차는 어려움 없이 걸었던 것 같다. 이때 우리는 숙소에서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계속해서 고스톱을 찾아다녔다. 7~8일 차에 갔던 숙소들이 신기하게도 모두 고스톱이 있었다. 이날 느낀 점은 “내일 가는 숙소에도 고스톱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팽목항->죽림->회동리 경로당) 마지막 날에는 선생님들이 우리를 위해 가방을 스타렉스에 태우는 것을 권유하셨지만 난 도보의 목표인 완주를 차의 도움 없이 완주하고 싶어서 태우지 않았다. 이날은 28km를 걷기 때문에 걸으면서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나에게 도보란을 많이 생각했다. 사실 발표 때는 말하지 않았지만 나에게 도보란 시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곗바늘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은 12시다. 분은 행복 시간은 힘듦이라고 생각했다. 힘듦과 행복 두 개가 만나면 비로소 뿌듯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린 해단식을 끝내고 집으로 갔다.
이번 도보 여행하면서 찡찡대는 아이들도 별로 없었고 음식과 반찬을 보내준 학부모님들 그걸 요리해준 은혜 샘 그리고 자봉샘들 그리고 통 샘, 기은 샘 종혁 샘 용산 샘, 모두 감사하다. 도보에서 우리들의 우정도 더 싹트는 것 같고, 극복해내는 힘을 가지게 되어 기쁘다. 전체적으로 도보를 하면서 빨라진 발걸음을 볼 때면 뿌듯하고, 16기가 정말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이것으로 내 도보 에세이를 마친다.
첫댓글 헐 도보갔네
훌륭합니다!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