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 중에 그냥 켜놓고 밥먹으러 가거나 책읽은 시간도 좀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6~7시간 정도입니다.
빅토리아3의 경제 시스템이 빅토2의 시스템을 지나치게 간추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던 제 입장에서 빅토3은 빅토2 개발 플레이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들을 고친 모양새라 매우 만족스러운 게임 플레이였습니다. 동시에 빅토2에 익숙했던(익숙!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초반에 좀 해멘 만큼 핵심적인 개발 플레이 루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가 잡은 스웨덴으로 소개시켜 드리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오랜만에 글을 써봅니다.
1. 튜토리얼 추천국가 스웨덴
우선 저는 튜토리얼 국가로 스웨덴을 추천합니다. 공식적으로 튜토리얼 국가로 제공하는 나라라서 게임 시스템에 대한 소개가 저널 시스템을 통해 착실히 제공되며 무엇보다 정말 30년간 아무것도 안해도 남들이 거들떠도 안보는 위치에 있어서 경제, 정치, 예산 신경쓰지 않고 건물만 올리더라도 귀찮은 일에 엮이지 않을 절묘한 위치에 있습니다. 벨기에도 추천되는 모양이지만 아무래도 강대국들 정중앙에 있다는 점에서 해보진 않았어도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스웨덴의 다른 장점은 주어지는 원자재 자원이 꽤 직관적인 목재와 철강인 덕에 집중해야 하는 1차, 2차 산업을 간추리는 것도 간단합니다.
2. 원자재 산업과 1차 산업의 균형
목재와 철강은 스웨덴의 핵심적인 원자재 산업입니다. 스웨덴의 다수 노동자가 일할 중요 일자리이면서도 빅토3에서 새로 구현된 지역별 마켓 시스템에 따라서 스웨덴 시장에 제공되는 원자재를 생산합니다. 스웨덴의 1차, 2차 산업은 스웨덴 시장으로부터 원자재를 구매해 제품을 생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자재 산업의 생산력이 높은 모양새는 겉보기에 흐뭇한 일이지만 반대로 보자면 그 원자재를 스웨덴 시장에서 구매해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1차, 2차 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값이 너무 비싸지면 1차, 2차 산업 제품이 아무리 잘팔리더라도 수익율이 크게 깎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목재를 주요 원자재로 활용하는 가구 산업의 경우에는 스웨덴의 인구로부터 수요가 많은 덕분에 수익율이 나쁘지 않지만 목재가 스웨덴 시장에서 상당히 값비싼 탓에 수익율이 크게 깎였습니다. 반대로 가구 산업과 달리 수요가 평범한 산업의 경우에는 원자재값이 너무 비쌀 경우 수익율이 붕괴해 버틸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1차, 2차 산업의 수익율을 높일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합니다.
3. 원자재 가격 조율 방법 1: 원자재 생산 시설 확충
빅토리아3에서는 빅토리아2 시절과 달리 플레이어가 직접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러 도구들을 제공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빅토리아2에서도 통용될 원자재 생산을 늘리는 것입니다. 튜토리얼에서 수익율이 높은 산업을 마구잡이로 늘리면 공급이 수요를 앞서 산업의 수익율이 크게 깎일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반대로 보자면 원자재 공급을 수요에 맞춰서 증가시켜 시장 내에서 원자재의 가격을 낮추는 것도 가능합니다. 원자재값도 낮추는 효과를 갖고 지역 POP을 위한 일자리 생산도 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에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자재 생산처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하며 건설이 완성되는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이 원자재 생산시설 확충을 통한 원자재 가격 조율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산업에 필요한 원자재 중 생산하지 않는 원자재의 경우에는 애초에 확충할 수 없음으로써 이 방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4. 원자재 가격 조율 방법 2: 타 시장으로부터 원자재 수입
다음 방법은 다른 지역 시장에서 원자재를 수입해서 스웨덴 시장에서의 원자재값을 낮추는 것입니다. 지도 아랫부분의 초록색 버튼인 무역 렌즈를 누르시면 원자재 수입 옵션들이 제공됩니다.
원하시면 수입 품목을 누르시면 어느 시장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는지 목록이 주어지는데 대부분의 경우 생산성이 가장 높은 시장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해외 목재가 스웨덴 시장에 유입되면 스웨덴 시장의 수요를 어느정도 맞춰줄 수 있고 이로써 스웨덴 시장에서의 목재 가격을 조율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생산하지 않는 자원이라면 확충할 시설도 없다보니 애초부터 수입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건설에 비해 수입하는데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스웨덴에서 생산하지 않는 원자재도 수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이지만 대신 무역로마다 관료 역량을 소모하고 타 시장에서 돈을 뿌려서 자국 산업의 가격을 낮추는 격이라 부분적으로 부가 유출되는 옵션인데다가 해외의 공급에 의존하는 옵션이다보니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다는 여러 단점들이 있습니다.
5. 만약에 원자재값이 너무 폭락한다면?
반대로 만약에 스웨덴 시장에서 마구잡이로 원자재 생산을 늘리다가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게 된다면 그런 원자재를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1차 산업 입장에서는 이윤이 늘어난다는 의미이니 긍정적일 수 있지만 반대로 POP의 다수 일자리인 원자재 산업이 큰 타격을 입는다는 것을 의미함으로 수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격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자재 생산시설을 줄이거나 해당 원자재를 소모하는 1차, 2차 산업을 확충시켜 스웨덴 시장에서의 수요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이 정석적인 방법입니다. 그외에도 가격 급등 때와 반대로 과잉생산되는 원자재를 타 시장에 내다팔아서 수요를 맞춰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주기적으로 시장의 가격과 시설의 생산성을 확인해가며 원자재-1차, 2차 산업 간의 가격과 시설의 이윤 균형을 최대한 맞추는 것이 빅토3 내정 플레이의 핵심입니다. 원자재값이 너무 폭락하면 1차, 2차 산업은 호황을 맞이하지만 대다수 POP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고 반대로 원자재값이 너무 급등하면 1차, 2차 산업 이윤이 줄어들면서 여기에 고용된 POP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이런 1차, 2차 산업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의 공급이 끊길 수 있습니다.
6. 원자재->1차 산업->2차 산업 연결고리를 파악하자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각 원자재 생산 시설과 1차, 2차 산업의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파악해야 제품값과 이윤 조율을 위한 연쇄작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흥미로운 케이스인 철도를 중심으로 이 연결고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철도는 원자재인 석탄과 1차 산업 제품인 강철과 2차 산업 제품인 엔진을 소모해서 운송을 생산해냅니다.
엔진은 1차 산업 제품인 강철을 소모해서 생산하는 2차 산업 제품, 강철은 원자재인 철과 석탄을 소모해서 생산하는 1차 산업 제품, 석탄은 기본적으로 도구를 소모해서 석탄굴에서 생산하는 원자재입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생산시설이 발전할 수 있는데 원자재 시설인 석탄의 경우에는 운송 방법을 철로로 바꾼 덕에 엔진과 운송을 소모하게 되었습니다. 즉, 철도에서 소모하는 석탄을 생산하기 위해 철도에서 생산하는 운송을 석탄광에서 역으로 소모하게 되었습니다.
즉,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석탄->강철->엔진->운송->석탄"이라는 상호 소모하는 꼬리가 꼬리를 무는 기묘한 루프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이런 연결고리를 파악했으니 현재 철도 산업이 시원찮은 이유로 엔진, 강철의 가격이 너무 높아서 이윤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서 강철과 엔진을 수입하던 강철과 엔진 생산을 늘리던 해서 철도 산업을 줄여 엔진 소모를 줄여서 가격을 조율하던 국가 자원 내에 가능한 여러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강철과 엔진의 가격이 폭락할 시에는 철도를 늘려 엔진 소모를 늘려서 과잉공급에 수요를 맞추던가 과잉생산된 제품을 해외 시장에 팔아서 수요를 맞추던가 방법을 강구하게 됩니다.
이렇게 원자재, 1차 산업, 2차 산업의 연결고리와 가격과 이윤 문제를 계속 신경쓰며 문제를 차차히 해결하려하다보니 7시간이나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7. 마무리 지으며
빅토리아3의 시스템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정교해서 무척이나 즐거운 경험이었고 전반적으로 빅토리아2에 비해서 국가 차원에서 경제에 개입할 수 있는 툴이 크게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UI나 정보 제공 방식이 그다지 좋지 않은 탓에 쓸데없이 진입장벽을 높이는 부분이 있고 튜토리얼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긴 하지만 읽는 내용이 많다보니 피곤해지는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을 어느정도 낮추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건 핵심적인 개발 플레이 루프를 소개하는 것이므로 이런 개발 활동을 통해 POP의 생활수준과 필요품목을 어떻게 충족시켜 주는지와 경제가 전반적인 정치와 외교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사실 정치는 이런저런 실험을 해봤는데 외교는 저도 연구가 필요합니다 ㅎㅎ;).
스웨덴 경제를 마구 빚내면서 갖고 놀면서 핵심적인 경제 플레이 루프를 이해한 다음에 이런저런 실험을 통해 배우실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모두 빅토3을 즐깁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방임경제가 그립읍니다
사실 자동확충 시스템도 있긴 해서 후반부 예산이 쪼들리지 않는 상황에 이르면 인공지능에 맡길 수 있을 것같긴한데 저렇게 균형맞춰서 차차히 산업개발하는 맛이 뽕맛이 좋네요
@선비욜롱2 수요꾸준히많은건물들 좀 알아서 지어줬으면하는 마음이..
@훑(orthodox) 자동확충 눌러두면 시설이 투자금이 쌓이고 시장내 수요가 꾸준하면 자동 확충합니다. 오히려 바보같은 ai가 수익성 좋지도 않은 공장 지엇다 파산햇다 하는게 더 꼴뵈기 싫습니다...
@아왜캐의미없지 자동확장 전부눌러주는 버튼 만들어주면 좋겠음
@훑(orthodox) https://steamcommunity.com/sharedfiles/filedetails/?id=2879922071
인공지능 향상 모드를 기반으로 자동확장을 시켜주는 모드도 나왔으니 한번 써보세요 ㅇㅇ
건물을 지어도 지어도 끝이없네요. 건설건물 6개만 지어도 수지가 나락가던데 얼마나 지어야 적당할까요.
전 건설 건물 3층까지 짓고 그후 대충 수요와 공급 맞춰가며 생활수준도 틈틈이 체크하면서 하니까 대충 되더군요. 기술 발전에 맞춰서 설비들을 현대화하고 그에 맞춰 기반 산업도 갖추다보니 1850년대 즈음에 균형이 잡혔습니다. 물론 정치쪽은 아직 실험 중이라 이러다가 혁명터지는게 아닌가 싶지만요 ㅎㅎ;
그리고 빚져도 나중에 갚으면 되긴 하니 크레딧 1/3? 정도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자가 수입까지 커버해서 건설하지 않아도 마이너스에 이르는 데스 스파이럴만 조심하면 적자 플레이도 괜찮습니다. 애초에 국가예산 특성상 안쓰는 예산은 보리는 예산이나 마찬가지여서 말이죠
감사합니다!
어렵더라구요 또 조금 지나면 경제가 요동을 쳐서...
지금처럼 전쟁나면 난리나고
계속 이런 이윤을 관리하고 신경쓰는게 빅토3의 묘미가 아닌가 싶더군요 ㅋㅋㅋㅋㅋ 정작 저 플레이는 제 석탄 물주였던 프로이센에서 내전이 터지는 바람에 제 지역 시장에서 석탄 절반이 한큐에 날라가서 한순간에 경제가 폭발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