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초보자라면 모를까 드럼입시생들 포함, 대부분의 드러머들은 자신의 왼손이 오른손보다 둔한걸 알고 있다. 다만 드러머들마다 자신의 왼손이 어느정도 약한지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고 있느냐의 차이가 있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 동안 모든 일상생활을 오른손 위주로 해왔기에 오른손은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잘 움직인다.
혹은 다운피킹만 죽도록 연습한 기타리스트들의 오른손이 드러머들의 오른손과 큰 차이 안 나는 장면도 본적이 있다.
그렇다면 왼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안 움직이는 것일까? 드럼으로 입시를 준비할거라면 이정도 고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되지만, 내가 만난 대다수의 드럼입시생들은 물론 이미 실용음악과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조차 아무 생각이 없었다.
왼손이 안 된다면 드럼연주의 가장 기본적인 스틱컨트롤이 안 된다는건데, 이런 연습조차 하지 않으면서 입시를 준비하는 드럼입시생들은 입시를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동안 연습한 경험과 레슨한 경험을 토대로 볼때, 왼손은 순발력과 리바운드에서 결정적인 부족함이 있다.
흔히 오른손에는 스틱이 착 달라붙어서 원하는데로 움직이는데, 왼손은 내손이 아닌거 같다는 표현들을 많이 한다.
손목의 순발력과 리바운드 요령을 터득하면 남의 손을 내손처럼 만들수 있다는 뜻이다.
손목 순발력은 매우 원초적인 훈련으로 향상 가능하다. 손목의 상하운동같은 동작말이다. Billy Cobham, Dennis Chambers 등이 많이 강조했던 허공치기, 베게치기등이 손목순발력 강화에 효과적이다. 해보면 알겠지만, 스틱을 내리는 동작이 아닌 올리는 동작을 강화하는 훈련이다.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면서 빨리 올려야 하기 때문에, 올리는 동작에 더 치중해야 하는 것이다. 중력이 있는한 내리는 동작은 큰 힘을 쓸 필요가 없다.
리바운드는 훨씬 복잡한데, 자신의 왼손이 오른손보다 약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더 힘을 주어서 악순환을 만드는게 더 큰 문제이다. 사실상 양손의 근력차이는 그리 크지 않고, 드럼연주에 근력은 큰 역할을 하지 않으며, 불필요한 힘을 빼는게 바로 리바운드의 요령이다.
스틱을 내리면서 꽉 잡는 동작이 대표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동작이다. 반대로 해야 한다.
스틱이 타면에 닿자마자 최대한 빨리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려면 손가락으로 살짝 조이자마자 재빠르게 펴는 손가락의 순발력이 중요하다. 펴는 타이밍이 늦으면 스틱이 손가락에 걸려서 튀다 만다. 손과 스틱이 따로 노는듯한 느낌이 바로 이 부분에서 생기는 것이다.
농구공 바운딩을 상상해 보라. 공을 꾸욱 눌러선 공이 튀어 오르지 않는다. 그 반대로 해야 한다.
이때 퍼센티지는 달라질지언정 다섯손가락이 모두 작용되어야 한다. 물론 매치드 그립일때의 얘기이다. 난 트래디쇼널 그립은 잘 모르지만, Dave Weckl의 영상을 볼때 요령은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반대방식으로 드럼입시를 준비시키는 선생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https://youtu.be/iKjHDxFDD6E
열정적인 드럼입시생들은 많이 봤겠지만, 많은 유명 드러머들이 레슨 DVD나 내한 클리닉때 스틱의 리바운드를 막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스틱이 타면에 닿자마자 튀어오르게 되어 있는데, 이걸 손가락과 손목으로 최대한 빨리 스틱이 올라가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다.
앞서 스틱을 빨리 올리는 손목훈련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손에 힘을 최대한 줘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드럼입시생들이 매우 많다.
요약하자면 , 스틱이 타면에 닿자마자 손목은 올라가고, 손가락들은 펴지면서, 스틱이 아래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올라가 있는 시간을 최대한 길게 만드는 것이다.
난 나의 드럼수강생들에게 뜨거운 냄비를 만졌을때를 상상하라고 권하곤 한다. 손이 뜨겁다고 느껴지자마자 번개처럼 위로 올라가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는 드럼을 배울때 항상 반대로 연습한다. 특히 리듬을 칠때 왼손은 스네어를 친후 내려가 있어야 하므로 누르는게 더 자연스럽기도 하다.
따라서 연타연습을 할때만큼은 빨리 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방법을 터득하면 스피드가 많이 빨라진다. 다만 무한대로 빨라지는건 아니고 자신의 순발력은 저마다 한계가 있다.
리바운드를 따라 손을 움직이는 것도 결국 근육이 하는 일이고, 근육의 순발력과
지구력에는 저마다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훈련으로 이 능력을 개발할수는 있지만
어느정도까지이다.
훈련으로 무한정 빨라질수 있다면, 이세상 모든 투수들이 열심히 훈련하면 시속 160킬로 투구를 할수 있고, 모든 스프린터들이 100미터를 9초에 뛸수 있을것이다.
리바운드를 사용하면 손목의 통증도 예방할수 있다. 타면을 때리는 충격이 그대로 스틱을 타고 손과 손목으로 흡수되는데, 리바운드를 사용하면 허공으로 충격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도 얼마나 많은 드럼입시생들이 손목의 통증을 참으면서 연습하고 있는가.
오른손은 이런연습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이동작이 자연스럽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른손은 원래 예민하기도 하지만, 수많은 하이햇과 라이드 연타를 통해 스스로 리바운드를 터득하기 때문이다.
이방법을 익히면 왼손이 오른손의 90퍼센트정도까지 발전할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절대 똑같이는 안 된다. 오른손은 여러분들이 살아온 세월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을 했고, 드럼연주에서도 왼손의 서너배에 달하는 음표들을 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기본적인 8비트 리듬에서부터 , 현재 여러분들이 준비하고 있는 드럼입시곡들을 살펴보라. 모두 오른손리드의 연주들일것이다.
만일 오픈핸드를 연습한다면 왼손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그래도 백프로 똑같이는 힘들다.
어쨌든 왼손의 리바운드감을 익히게 되면 연주자체가 스피드와 다이나믹스 등에서 훨씬 편하게 되면서 플레이의 폭이 넓어지게 되고, 드럼입시곡 준비에도 보다 다양한 테크닉들을 사용할수 있게 된다.
그리고, 드럼입시가 아니더라도 드럼연주를 오래 할거라면 이런 연습은 필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