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코메트리 [psychometry]
사이코메트리(Psychometry)라는 말은, 그리이스어의 'Psyche(혼)'와 'metron(측정)'이 합성된 언어로서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물건의 혼을 계측하여 해석하는 능력'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을 처음 이름지은 사람은 미국 남북전쟁시절에 유명한 지질학자였던 윌리엄 덴튼(William Denton : 1823~1883) 박사입니다. 그는 자신의 누이인 앤 덴튼 크리지(Anna Denton Cridge)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는데, 그녀는 어떤 지질학적 견본 - 광석, 돌멩이, 화석류 등 - 을 이마에 갖다대는 것만으로도 그 견본에 관계된 과거역사를 시각적 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덴튼 박사는 앤 덴튼 크리지에게 이마에 갖다댄 물건이 무엇인지 알수 없도록 단단히 포장을 하여 건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마음의 눈앞에 전개되는 생생한 영상을 통하여 그것에 얽힌 과거의 역사를 읽어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이코메트러(Psychometrer)는 무언가 물질에 새겨져 있는 어떤 지워지지않는 기억을 감지해내는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사물읽기(object reading)"라고도 일컬어지는 이 능력은, '어떤 사람이나 물건에 대한 사실 또는 인상을 그 인상의 주체와 연관된 대상과의 접촉을 통해 얻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흔히 사람이 늘 몸에 지니는 반지, 시계, 사진 또는 그와 비슷한 상징들이 사용되지만 때로는 어떤 사람의 육체적 존재 자체가 이미지화될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의 생애에서의 어떤 실제 사실과 그 사람의 미래까지 일치하는 이미지나 환상을 사이코메트러의 의식 속에 떠오르게 할 수도 있답니다. 저하된 의식상태 - 때로 비몽사몽에 가까운 상태 - 가 심리측정적 '해석'을 증진한다고 여겨집니다. 심리측정적 환상은 대개 우연적이어서 실용적 가치를 지니지는 못합니다. 주로 사진이나 사물 등 특정인의 소유물에 손을 대어, 소유자에 관한 정보를 읽어내는 심령적(心靈的) 행위라는 설이 일반적입니다.
덴튼 박사는 1863년에 그 연구결과를 <사물의 혼(The Soul of Things)>이란 제목으로 출간하였으며, 이 책에서 정신집중을 사용하여 어떤 물건에 관련된 과거를 읽어내는 힘을 지칭하는 단어로서 'Psychometry'란 말을 처음 사용한 것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본다면 사이코메트리란 어떤 물질적 대상을 시발점으로 해야 하며, 매개체가 없는 시각적 환영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대상에 의존하지 않아도 투시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만 객관적인 대상이 정신집중의 매개체로 작용하면 투시현상자체가 어떤 의도된 상황에 잘 맞추어지게 되며, 또한 투시결과를 검증하는 객관적 자료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사이코메트리라는 특정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덴튼 박사의 동료로써, 이 용어를 함께 제창한 미국의 과학자 J.R.버캐넌(Joseph Rodes Buchanan : 1814~1899)이 1842년에 행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10명 중 1명 정도, 그리고 여성은 4명 중 1명이 이 능력의 잠재적인 보유자라고 합니다. 투시(透視)의 일종인 사이코메트리는 이전에 존재했던 인간의 기억과 상념이 냄새처럼 주위의 사물에 남는다는 초심리학적 가설(假說)에 의거하고 있습니다. 초감각능력 - 즉 ESP 카드에 의한 투시능력실험 등은 이것을 응용한 사례입니다. 현재 영국과 미국 등에서는 사이코메트리를 채택하여 범죄현장의 유류품(遺留品)에서 범인이나 피해자의 행방을 추적하는 실험을 한다고 합니다.
네덜란드의 페터 허코스(Peter Hurkos : 1911~1988)는 1941년 사다리에서 떨어져 두개골이 금이 가는 중상을 입는데, 그 대신 이 사고로 우연히 새로운 미지의 능력을 얻게 됩니다. 이 능력이 알려지면서 헤이그 경찰국의 협조요청을 받아 미제 살인사건을 여러건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는 피살자의 외투만 가지고도 살인자의 인상착의부터 범죄에 사용된 무기를 감춘 장소까지 상세하게 알아 맞추었답니다. 그는 스스로 이 능력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여 사이코메트리를 학술적으로 분석한 저서도 여러권 펴냈습니다.
같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아주 어릴 때부터 이와 같은 능력에 눈을 떴다는 게라드 크로아제(Gerard Croiser : 1909~1980)는 1949년부터 유트레흐트 경찰에 자문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해결을 도왔던 가장 유명한 사건은 1964년 미국 미시시피에서 발생한 세 명의 네덜란드 이민 노동자들의 살인사건이었습니다. 그는 미국연방경찰의 요청에 의해 사소한 물질적 자료만을 가지고도 시체가 있는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었고, 그 살인사건에 지역경찰들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알아내었습니다. 이밖에도 무수한 미궁사건에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것이 유트레흐트 대학의 기록보관소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