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무봉사(舞鳳寺)
밀양 영남루 앞 밀양강이 내려다 보이는 작은 언덕에는 작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무봉사가 위치하고 있다.
무봉사는 신라 혜공왕 9년(733)에 법조(法照)선사가 당시 신라의 5대 사찰의 하나였던 영남사(嶺南寺)에 주석하던 중 대낮에 큰 봉황새가 춤추며 이곳으로 날아와 앉아 영남사의 부속암자로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고려 공민왕 8년(1359) 영남사가 화재로 전소되자 그 암자가 무봉사가 되었다고 한다. 영남사는 지금의 영남루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무봉사 대웅전에는 보물 제493호로 지정된 통일신라시대에 조성한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봉사에는 태극나비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춘삼월도 아닌 음력 2월 어느 날 갑자기 한 무리의 나비가 떼를 지어 날아와 무봉산(아동산)을 뒤덮으며 며칠 동안 날아다니더니 갑자기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는 괴이한 일이 일어났다.
무봉사를 감싸고 날아 다녔던 나비의 날개에는 태극무늬가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이상하게 여겼고,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려가 건국되면서 어지럽던 사회가 마침내 태평성대를 맞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가끔 이 태극나비가 무봉산에 나타나곤 했는데, 그때마다 나라에 경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나비는 조선조 5백년과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가 1945년 8월 15일 오후 3시쯤 태극모양을 한 나비가 무봉사 법당에 날아들었다고 한다.
영남루 정문 앞에서 50~6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무봉사 일주문
무봉사 정문인 무량문
무량문은 일반 사찰의 사천왕문 역할도 하는 지,
목재로 만든 사천왕상 대신, 대문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 소박함이 느껴진다.
무량문 두개의 문짝에 그려진 사천왕 그림 두장
무봉사 대웅전
무봉사 대웅전의 석조여래좌상(石造如來坐像, 보물 제493호)
대웅전에 있는 무봉사 석조여래좌상(密陽 舞鳳寺 石造如來坐像)은 높이 0.97m의 불상으로 보물 제493호로 지정되었다.
이 불상은 약사불로 연화대좌 위에 올라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다. 본래 이 절에 있던 것이 아니라 옛 영남사 터에 광배와 대좌가 없이 전해 오던 것을 근처에서 출토된 광배와 대좌를 맞추어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네모진 얼굴에 가는 눈과 입, 넓적한 코, 짧은 목 등이 다소 평판적으로 표현되기는 했으나 단정한 인상을 풍긴다. 둥글고 부드러운 어깨에 알맞은 가슴이다. 양 어깨에 걸친 법의는 두텁게 표현되어 있다.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빛을 표현한 광배(光背)는 2줄의 볼록한 선으로 머리의 빛과 몸의 빛으로 구분하고, 그 안에 넝쿨과 연꽃을, 밖에는 불꽃이 타오르는 모양을 아름답게 새겼다. 광배 앞면에 5구의 작은 부처를 새겼으며, 뒷면에는 약사여래를 새겼다.
광배 뒷면에 불상이 새겨진 것은 경주 남산 미륵곡 석조여래좌상(보물 제136호)과 같은 것으로 드문 예이다.
또 다른 사천왕 그림 두장은 강 쪽으로 나 있는 작은 쪽문에 그려져 있는데,
옛날에는 이 곳도 출입문으로 사용했던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