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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사랑방 스크랩 20세기 소년 - 제1장 강림 / 우라사와 나오키 원작 /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
밑줄긋는남자 추천 0 조회 67 08.09.17 08:1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20세기 소년>을 처음 보기 시작한 것이 언제였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 권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일이 지옥 같아서 읽기를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던 것이 <20세기 소년>의 완결 소식을 어딘가에서 듣고 온 동생이 곧바로 전권을 구매해 버렸고 (물론 <21세기 소년>의 존재를 몰랐던 덕에 다시 2권을 더 사야만 했지만...), 다시금 우라사와 나오키의 매력을 흡, 들이마시게 된 것이다. 그렇게 전권을 구매하자마자 식음을 전폐하고 연휴가 낀 주말을 내내 만화를 끼고 살았다.


  사실 영화 자체만으로는 호오의 감정을 품기가 어렵다. 그저 만화의 각 장면을 적절하게 모니터에 실사로 옮긴 것인 영화를 향하여 무어라 말할 수 있겠는가. 만약 주변에 만화를 전혀 읽지 않고 그 내용도 모른체 영화를 본 사람이 있다면 만화의 요약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 정도는 묻고 싶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에 열광하는 이라면 영화를 그저 지나칠 수는 없다.


  우라사와의 독특하면서도 치밀하고 유치한 듯 하면서도 지적 유희로 가득하고 시공간적인 광범위함으로 무장한 세계관을 영화로 옮기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모두 세 편으로 구성되어야 했고, (그 중 두 번째 영화는 내년 일월에야 개봉할 예정이란다, 만화도 기다리는 사람을 지치게 하더니 영화마저도...)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별도의 각색이 없이 오롯하게 만화를 영화로 옮기는 것이 아닐까.


  되돌아보면 주옥같은 추억들로 가득한 것만 같은 어린시절을 우라사와처럼 해석하는 일은 정말이지 쉽지 않아 보인다. 동네 어귀 수풀 속에 비밀 아지트를 만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었을 터이고, 끼리끼리 어깨를 굳게 걸고 그들 바깥의 무리들을 향하여 왜곡된 적의를 품어보지 않은 사람은 또 얼마나 될 것인가. 그리고 또 우리는 견고하기만 하던 어린 시절의 이상향을 얼마나 쉽사리 잊고 현실 속으로 고스란히 안주하고 마는지...


  이러한 과거를 배경으로 삼아 악인의 탄생에 영향을 미치는 선한 사람들, 그리고 그것에 책임을 지고 악함에 대항하는 업그레이드된 선인의 탄생이라는 우라사와식 얼개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만화인 <20세기 소년> 중에서도 이번에 영화화된 부분은 어린 시절 그들이 만든 ‘예언의 서’가 현실화 되는 부분까지이다. 아득한 추억으로만 간직되었던 비밀 아지트의 (이제 어른이 된) 구성원들이 뭉치고, 드디어 ‘친구’라는 이름의 악인으로 탄생한 친구로부터 자신들의 선한 과거를 상징하는 마크를 되찾으려는 이들의 노력이 구체화되는 부분까지가 <20세기 소년 - 제1장 강림>편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줄거리이지만 그닥 식상하지 않았던 것은 독특하고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캐릭터들로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들 한 명 한 명에게 입체적이고 구별되는 성격을 입히는 작업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등장인물들이 금방이라도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새록새록 하다는 것이다. 만화의 컷에서 곧바로 뛰쳐나온 듯 판박이인 그들을 바라보는 일은 꽤 즐겁다. 여기에 T-rex의 <20th Century boy>처럼 만화 속의 음악을 만화 속의 장면 속에서 실제로 듣는 것도 예상처럼 즐겁다. 정말 만화를 보는 순간 그 음악이 들렸던 것처럼 매치되는데, 그것은 혼자 하기에는 아까운 즐거움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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