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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예레미야(31)
제목 : 교만에 따른 심판
성경 : 렘 13:1~14
찬송 : 274장
저자 : 이삼규 목사
출처 : 20250312 낙양교회 수요예배
렘 13:1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내게 이르시되 너는 가서 베 띠를 사서 네 허리에 띠고 물에 적시지 말라 하시기로
렘 13:2 내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띠를 사서 내 허리에 띠니라
렘 13:3 여호와의 말씀이 다시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렘 13:4 너는 사서 네 허리에 띤 띠를 가지고 일어나 유브라데로 가서 거기서 그것을 바위 틈에 감추라 하시기로
렘 13:5 내가 여호와께서 내게 명령하신 대로 가서 그것을 유브라데 물 가에 감추니라
렘 13:6 여러 날 후에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일어나 유브라데로 가서 내가 네게 명령하여 거기 감추게 한 띠를 가져오라 하시기로
렘 13:7 내가 유브라데로 가서 그 감추었던 곳을 파고 띠를 가져오니 띠가 썩어서 쓸 수 없게 되었더라
렘 13:8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렘 13:9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내가 유다의 교만과 예루살렘의 큰 교만을 이같이 썩게 하리라
렘 13:10 이 악한 백성이 내 말 듣기를 거절하고 그 마음의 완악한 대로 행하며 다른 신들을 따라 그를 섬기며 그에게 절하니 그들이 이 띠가 쓸 수 없음 같이 되리라
렘 13:11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띠가 사람의 허리에 속함 같이 내가 이스라엘 온 집과 유다 온 집으로 내게 속하게 하여 그들로 내 백성이 되게 하며 내 이름과 명예와 영광이 되게 하려 하였으나 그들이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렘 13:12 그러므로 너는 이 말로 그들에게 이르기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에 모든 가죽부대가 포도주로 차리라 하셨다 하라 그리하면 그들이 네게 이르기를 모든 가죽부대가 포도주로 찰 줄을 우리가 어찌 알지 못하리요 하리니
렘 13:13 너는 다시 그들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보라 내가 이 땅의 모든 주민과 다윗의 왕위에 앉은 왕들과 제사장들과 선지자들과 예루살렘 모든 주민으로 잔뜩 취하게 하고
렘 13:14 또 그들로 피차 충돌하여 상하게 하되 부자 사이에도 그러하게 할 것이라 내가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 아니하며 사랑하지 아니하며 아끼지 아니하고 멸하리라 하셨다 하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하나님의 종인 예언자는 주로 입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데, 때로 상징적인 행동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도 합니다. 참으로 예언자의 삶 전체가 하나님의 말씀을 운반하는 도구가 되는 셈입니다.
본문에 나타난 예레미야의 상징적인 행동에 의하면,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택과 언약에 힘입어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출발했으나, 나중에는 썩어서 쓸모없게 된 허리띠와도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애초에 하나님이 그들을 선택하시고 그들과 언약 관계를 맺으신 것은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자기들을 위해 세우신 계획에 상응하는 삶을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그 까닭에 그들은 심판을 받아 썩은 허리띠와도 같은 파멸의 길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선택을 입은 자라 할지라도 그의 뜻과 말씀에 순종하지 않을 경우 가차 없는 심판에 직면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에는 결코 예외가 없다는 엄정한 사실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합니다. 남녀노소,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죄인들은 모두 심판의 대상에 포함됩니다.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왕이나 제사장 또는 예언자라고 해서 심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닌 것입니다. 돈이나 권력이나 명예 등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심판에서 면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가난한 자도 부자도, 그리고 적게 배운 자도 많이 배운 자도, 힘없는 자도 권세 있는 자도 똑같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일단 하나님의 심판이 결정되고 나면, 동정심이 들어설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심판을 받는 자들은 술에 취한 자들처럼 완전히 무기력한 상태에서 징계를 받게 됩니다. 이를 두려워하는 자라면 결코 그를 떠나 이방 신들을 섬기거나 그와의 언약 관계를 깨뜨리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 어거스틴은 “교만이야말로 인간이 빠지기 가장 쉽고, 극복하기는 가장 어려운 죄”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교만이라는 죄에서 벗어나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유다가 저지른 죄도 바로 교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들이 받을 징계를 두 가지 비유를 통해 드러내시고 그 비유를 통해 중요한 예언을 선포 하십니다.
허리띠 비유(1~11절)
예언자들이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입으로 선포하는 언어적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상징적인 행동을 보여 주는 비언어적 방식입니다. 예언 메시지의 대세를 이루는 전자가 귀로 듣는 말씀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눈으로 보는 말씀입니다. 귀로 듣는 말씀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듣는 순간에 거의 이해가 되지만, 눈으로 보는 말씀은 바로 이해되기 보다는 누군가가 해석하거나 별도의 설명이 주어져야 이해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레미야 13장은 1~7절이 예레미야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상징적인 행동이고, 8~11절은 그에 대한 하나님의 설명입니다.
실행된 비유(acted parable)를 담고 있는 1~11절 단락의 서두에서 하나님은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베로 만든 띠를 새로 사서 허리에 띠고 물에 젖지 않도록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렘 13:1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내게 이르시되 너는 가서 베 띠를 사서 네 허리에 띠고 물에 적시지 말라 하시기로
렘 13:2 내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띠를 사서 내 허리에 띠니라
이것은 유다 백성이 처음에는 하나님의 선택하심을 입은 새로운 민족이요, 물에 젖지도 않은 깨끗한 언약 백성이었음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여호와의 말씀대로’ 베로 만든 띠를 샀고 그것을 허리에 띠었습니다.
렘 13:3 여호와의 말씀이 다시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렘 13:4 너는 사서 네 허리에 띤 띠를 가지고 일어나 유브라데로 가서 거기서 그것을 바위 틈에 감추라 하시기로
렘 13:5 내가 여호와께서 내게 명령하신 대로 가서 그것을 유브라데 물 가에 감추니라
여호와의 말씀이 다시 선지자에게 임합니다. 두 번째로 그에게 임한 여호와의 말씀은 허리띠를 아나돗으로부터 북동쪽으로 568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유브라데 강가의 한 바위틈에 숨겨 두라는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두 번째 명령도 그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렘 13:6 여러 날 후에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일어나 유브라데로 가서 내가 네게 명령하여 거기 감추게 한 띠를 가져오라 하시기로
렘 13:7 내가 유브라데로 가서 그 감추었던 곳을 파고 띠를 가져오니 띠가 썩어서 쓸 수 없게 되었더라
여러 날이 지난 다음에, 여호와께서는 세 번째로 예레미야에게 유브라데 강가의 바위틈에 숨겨 놓은 허리띠를 가져오게 하셨습니다. 예레미야는 그대로 순종하여 허리띠를 감추어 둔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을 파서 허리띠를 꺼내 보니, 그것은 썩어서 쓸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여호와께서는 이상의 세 가지 상징적인 행동이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십니다.
렘 13:8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렘 13:9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내가 유다의 교만과 예루살렘의 큰 교만을 이같이 썩게 하리라
렘 13:10 이 악한 백성이 내 말 듣기를 거절하고 그 마음의 완악한 대로 행하며 다른 신들을 따라 그를 섬기며 그에게 절하니 그들이 이 띠가 쓸 수 없음 같이 되리라
렘 13:11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띠가 사람의 허리에 속함 같이 내가 이스라엘 온 집과 유다 온 집으로 내게 속하게 하여 그들로 내 백성이 되게 하며 내 이름과 명예와 영광이 되게 하려 하였으나 그들이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여기에서 허리띠는 하나님의 백성을 가리키고, 허리띠로 붙들어 맨 허리와 몸통은 여호와 하나님을 가리키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사람이 띠를 허리에 감는 것처럼 여호와께서도 언약을 통해 자신에게 자기 백성을 묶으셨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허리띠가 몸에서 분리되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년 동안 습기에 노출되어 바람에 썩고 만 것은, 유다가 여호와 하나님을 버렸을 뿐만 아니라 언약을 파기하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탓에 이제는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여호와께서는 유다 전체의 교만과 지배 계층이 모여 사는 예루살렘의 큰 교만을 허리띠처럼 썩게 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9절). 교만이 썩는다는 것은 곧 교만이 무너지고 땅바닥에 떨어질 것임을 뜻하는 것으로, 그들이 이방(바벨론)의 침략을 받아 포로로 사로잡혀 갈 것을 암시합니다. 유다와 예루살렘에 하나님의 이러한 심판이 임하는 이유는, ‘이 악한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 듣기를 거절하고 자신의 완악한 마음을 따라 행하면서 다른 신들을 쫓아가 그들에게 경배했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에 그들은 이제 그 허리띠가 썩어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처럼 도무지 쓸모없는 존재가 되고 말 것입니다(10절).
전에는 사람이 자기 허리에 허리띠를 단단히 동이듯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온 집(북 이스라엘)과 유다 온 집(남 유다)을 자신에게 단단히 동여매어, 그들은 ‘내 백성’이 되게 하고 자기 이름을 빛나게 하는 한편, 자기를 찬양하고 영광을 돌리게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여호와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으며 순종하지도 않았습니다. 도리어 여호와 하나님을 버리고 이방 신들을 섬기는 탈선의 길에 빠지고 말았습니다(11절).
이제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 앞에서 썩은 허리띠처럼 무익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교만이 파멸을 가져온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힘입어 죄 사함과 구원의 은혜를 받았다고 입으로 고백하면서도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산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레미야 선지자의 썩은 허리띠와 같이 하나님의 징계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사실을 우리는 두려움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거기에 더해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에 부합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자신을 살피고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포도주가죽 부대 비유(12~14절)
이스라엘 심판에 관한 또 하나의 비유는 포도주 가죽 부대 비유입니다.
12~14절도 앞 단락(1~11절)과 마찬가지로 예레미야가 전한 비유의 말씀(12절)에 이어 여호와께서 그 비유의 의미를 설명(13~14절)하시는 방식으로 심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레미야에게 허리띠로 상징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명하신 여호와께서는, 연이어 그에게 유다 백성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한 가지 비유를 전하라고 명하십니다.
렘 13:12 그러므로 너는 이 말로 그들에게 이르기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에 모든 가죽부대가 포도주로 차리라 하셨다 하라 그리하면 그들이 네게 이르기를 모든 가죽부대가 포도주로 찰 줄을 우리가 어찌 알지 못하리요 하리니
먼저 여호와께서는 예레미야에게 “모든 가죽 부대가 포도주로 가득 찰 것이다!”라는 일반 상식을 유다 백성에게 전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포도 수확 철이 되면 포도주를 담는 가죽 부대가 포도주로 가득 차기 마련이기에, 이 비유의 말씀은 너무도 당연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유다 백성은 예레미야를 비난하는 듯한 어조로 그처럼 당연한 사실을 자기들이 모를 리가 있겠느냐고 되묻습니다. 유다 백성의 시큰둥한 반응을 접하신 여호와께서는 예레미야가 선포한 비유의 말씀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13~14절에서 자세하게 설명하십니다.
렘 13:13 너는 다시 그들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보라 내가 이 땅의 모든 주민과 다윗의 왕위에 앉은 왕들과 제사장들과 선지자들과 예루살렘 모든 주민으로 잔뜩 취하게 하고
렘 13:14 또 그들로 피차 충돌하여 상하게 하되 부자 사이에도 그러하게 할 것이라 내가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 아니하며 사랑하지 아니하며 아끼지 아니하고 멸하리라 하셨다 하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여호와께서는 유다 땅의 모든 주민과 다윗의 왕위에 앉은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와 예루살렘의 모든 주민들을 술에 잔뜩 취하게 하실 것이요(13절). 그들로 하여금 서로 부딪쳐서 깨지게 하고, 아버지와 아들도 서로 부딪쳐서 깨지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14a절). 유다 공동체의 심각한 분열상을 전제하고 있는 이 말씀에는, 여호와께서 술에 취해 인사불성 상태에 빠진 유다 공동체를 가정 안에서나 밖에서 상하게 하심으로써 종국에는 유다 전체가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심판에 직면하게 하실 것이라는 메시지가 감추어져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심판하실 때 그들을 전혀 불쌍히 여기지 않으실 것이요, 그들을 동정하지도 않으실 것입니다. 도리어 인정사정없이 그들을 완전히 멸망시킬 것입니다.
죄인에게 내려지는 하나님의 심판은 무서운 것입니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에는 남녀노소 어떠한 구분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의로운 판단이 내려질 때 이 심판을 비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직 죄인들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만이 우리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요 방편일 뿐입니다. 이 은혜를 힘입어 죄악을 벗어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교만을 버리고 하나님께 겸손히 엎드리는 자는 하나님의 긍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언약 백성으로 선택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이 주신 복을 가지고 오히려 교만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에 빠져 버린 이스라엘 백성은 썩은 허리띠가 버려지듯이, 그리고 술 취한 자가 스스로 파멸의 길에 빠지듯이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죄인을 판단하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을 우리는 마땅히 경외해야 합니다. 그리고 죄악의 길에서 떠나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순종의 자녀로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