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드니 하루가 다르게 몸이 조금씩 무너진다. 하나가 문제면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몸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몸을 걱정하는 마음도 조금씩 근심이 쌓인다. 이처럼 때때로 나타나는 이상 현상이 알고 보면 모두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무아인데 이러한 법은 보지 못해서 걱정과 두려움이 커진다. 아프고 보니 아프지 않은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겠다.
그럼에도 아픈 것이 지나면 아프지 않은 것이 행복인지 잊어버린다. 결국, 아프지 않으면 아프지 않은 것이 행복인지 알 수 없다. 아프지 않을 때 매번 아팠던 때를 기억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프지 않은 것이 축복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아파서 얻은 이익이 있다면 아프지 않은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픈 것이 주는 보상이 적지 않다.
아프지 않아서 행복할 때는 행복을 모르다가 아파서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를 안 것으로도 아픈 것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행복할 때는 행복을 모른다. 행복할 때 행복이라고 아는 순간 행복이 달아날까봐 불안하고 더 많은 행복을 얻고 싶어서 목말라한다. 그러므로 행복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괴롭지 않은 것이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