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의 화사한 모습을 시샘하기라도 하는 듯 쌀쌀한 봄 날씨가 계속되는 4월초,
이른 아침 안동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은 출사 팀은 안동에 도착하여 바로 대기하고 있던 시티투어버스로 갈아탔다.
중년부부 한 쌍이 우리와 함께 한 전부이니 19인승버스는 우리의 전세버스나 다름없다.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우리를 2일간 안내할 기사는 사장 겸 문화해설사이기도 한 중년의 미남이다.
첫 방문지는 하회마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芙蓉臺,
부용대에 서니 발밑은 수 십 길 낭떠러지, 그 아래로 강물이 흐르고 있다.
강 건너로 하회마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낙동강 물줄기가 마을 앞에 이르러 태극을 그리며 돌아간다 해서 河回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屛山書院으로 가는 길은 비포장이다.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있다.
덜컹거리는 길을 한참 달려가니 서원 앞 강변에 노송 세 그루가 외로이 서서 서당을 지켜주고 있다,
서원은 봄날의 따스함을 이기지 못해 낮잠을 자고 있는 듯 조용하기만 하다.
입교당에서 내려다보면 서원과 함께 산과 강이 함께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곳곳에 심어져있는 배롱나무가 꽃피는 계절에 다시 와 보고 싶은 곳이다.
안동에 와서는 꼭 한번 먹어봐야 하는 음식 세 가지, 간고등어, 찜닭, 그리고 헛제삿밥이다. 간고등어로 점심을 해결했다.
하회마을 입구 탈춤공연장에서 별신굿탈춤을 보았다.
항상 억눌리고 속박 받으며 인간 취급 못 받던 사람들의 이야기,
약 1시간 공연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드디어 하회마을로 들어섰다.
하회마을은 고택과 초가집, 논과 밭이 하나로 묶여있는 풍산 류씨 집성촌이다.
낮은 흙돌담이 정갈하게 쌓여있는 마을 골목길을 이곳저곳 거닐어 류성룡의 종택 충효당과 영모각에 들려 류성용의 발자취를 느껴본다.
강변 벚나무 길을 걸었다.
안동벚꽃축제가 한창인 지금, 이 마을 벚나무는 아직 꽃필 때가 안 되었나, 꽃 봉우리만 무성하다.
저넉식사에는 찜닭이 나왔다.
오늘도 예외 없이 건배 구호는 “일박~이일~”
삼각대를 챙겨 야간 밤 벚꽃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강변 축제장 벚나무에 매달린 수 만개의 벚꽃 잎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조명을 받아 빨강, 파랑, 보라, 초록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밴드소리가 울려 퍼지고, 춤마당이 펼쳐지고, 먹거리도 풍부하다.
여기저기서 셔터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목포출사를 되살리고, 진성이 불러 히트했다는 “안동역에서”도 불러 볼 겸 찾은 노래방. 노신사들의 노래와 함께 안동의 밤은 깊어간다.
이튿날,
아침밥상을 기다리는 동안 어제 밤 개표 결과가 화제다
다 이긴 줄 알고 TV 끄고 잤다는 친구, 지난 선거를 돌아보면 격세지감이 아닌가.
아침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어제 밤 찾았던 축제현장을 다시 찾았다.
비스듬히 밀려오는 아침햇살을 머금고 연분홍 꽃잎이 바람에 떨고 있다.
오늘 첫 방문지는 천등산 기슭의 鳳停寺.
영주 부석사에서 의상이 접은 종이봉황을 날려보내 내려앉은 곳에 지은 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중엽의 목조건물인 극락전과 이조초기의 건물인 대웅전이 나란히 서있다.
마지막 점심식사를 헛제삿밥으로 때우고, 月暎橋에 섰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아내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한 켤레 미투리 모양을 닮은 월영교,
이 부부의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을 이어주는 다리다.
달빛 속의 월영교, 물안개 피어오르는 월영교, 벚꽃 활짝핀 월영교를 꿈꿔왔으나, 바람부는 한낮의 월영교만 본다.
강풍주의보는 울려대고~~
마지막 나들이는 陶山書院,
퇴계 이황선생이 세우고 제자를 가르치던 도산서당에 유림들이 서원을 세우고 확장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안동에는 안동김씨. 안동권씨, 풍산류씨등 세도가의 집성촌이 즐비하다. 각 시대마다 권력의 핵심에 섰고 정치와 문화를 이끌어 나갔다. 곳곳에 서원을 세우고 후학을 양성한 결과가 아닐까. 여기에 풍수지리 하나를 더하고 싶다.
빛사냥 1박2일 안동편을 마칩니다.
첫댓글 일박이일 보고서가 갈수록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멋집니다. 최고예요.
, 회원들과의 우의가 더 돈독해지는 계기가되어 즐건 출사였습니다. 회장단 노고에 감사드립니디
여행일정은 물론 여행후기가 일품입니다.
안동1박2일!
가을에는 더 좋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용규회장님 수고하셨어요. 가을여행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