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기 시작한 지 언 1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로 넘어와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주와 사랑에 빠졌고
3개월의 시간을 넘어 1년 아니 2년 혹은 평생을
제주와 함께 하고자 한다.
나는 현재 제주에서 미래를 그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논짓물은 자연이 허락한 인피니티 풀이다.
이번 여름은 일찍이 장마가 끝났다. 그래서인지 태양은 더 뜨겁고, 여름은 더 덥다. 밖에 나와 잠깐이라도 돌아다닌다면 그 더위를 여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등에는 폭포처럼 흐른다. 또, 그 더위에 바깥으로 나온 사실을 금세 후회하게 된다. 이런 여름이 제주에도 찾아왔고, 나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가끔은 부딪히기도, 가끔은 피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중 더위마저 잊게 만든 시원함을 선사해 준 두 곳, 논짓물과 솜반천을 오늘 소개해보고자 한다.
앞에는 바다가 왼쪽에는 중문과 한라산이 이곳을 꾸민다.
논짓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예동
하예마을 끝자락에 위치한 논짓물은 용천수가 바다로 흘러나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 만들어진 자연 풀장이다. 논짓물의 이름 유래는 많은 양의 민물이 해안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솟아나 농업용수 혹은 식수로 사용할 수 없어 물을 그냥 버린다는 의미로 '논짓물'이라 부르게 되었다. 하지만 이곳은 현재, 이름의 유래와는 다르게 그 누구도 버리고 싶어 하지 않는 자연 인피니티 풀로 변모했고, 여름 물놀이를 하는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이곳 논짓물은 그동안 가본 어떤 인피니티 풀보다 아름다운 곳이었다. 자연이 만든 인피니티 풀 앞으로 강한 파도가 우리를 집어삼킬 듯 높이, 강하게 다가오고 왼쪽으론 한라산과 중문이 시야에 들어와 멋진 광경을 선사한다. 이런 멋진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논짓물은 아름다움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어떤 바다보다 시원한 이곳은 가족, 연인, 친구끼리 물놀이를 하기에도 정말 좋은 곳이다.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고, 로맨틱한 자연경관에 연인은 더욱 깊은 사랑에 빠진다. 또, 물놀이에 특화되어 있는 이곳은 친구들과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충분하다.
논짓물 앞으로 매서운 파도가 우리를 덮치는듯 했고, 그 모습은 어느 수영장보다 멋진 뷰를 가지고 있다.
또, 해수욕장과는 다르게 모래가 없어 물놀이 끝의 찝찝함도 느끼기 어렵다. 이곳은 자연이 허락한, 또 자연이 만든 수영장이었고, 해수욕장과 수영장 사이에 서서 그 둘의 장점들만 모았다. 바닷가에서 노는 듯한 즐거움과 수영장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이곳. 뜨거운 여름, 안 갈 이유가 없는 논짓물은 더위마저 빗겨가 차가운 냉기만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또 이곳, 논짓물은 여름 한정으로 야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가족들과 캠핑을 하는 것도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캠핑과 자연이 만든 수영장에서 여름을 즐긴다면 그 어떤 여름보다 행복하고, 시원한 여름이 되지 않을까.
+
간혹 논짓물을 여행하다 보면 반려동물과 출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아쉽지만, 반려동물과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곳입니다. 여행에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솜반천 하류는 따스한 분위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솜반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홍동
서귀포 시내, 걸매생태공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솜반천은 사시사철 용천수가 솟아나는 천지연폭포의 원류이다. 2003년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자연 생태하천으로 조성하였고, 오염되었던 이 천은 참게, 송사리, 다슬기 등 수중생물이 서식하고, 백로와 원앙이 찾는 깨끗한 천으로 변모했다. 그 결과 이곳은 2004년 환경부에게서 생태복원 우수사례로 지정되었다. 또, 이곳 솜반천은 하논분화구, 흙담솔, 먼나무, 온주감귤시원지, 녹나무, 지장샘, 들렁모루와 함께 서홍 올레 8경으로 지정되었다.
제주의 대부분 하천은 건천이지만, 솜반천은 사시사철 용천수가 솟아나는 곳이다. 어찌 보면 이곳은 천지연폭포의 원류로 멋진 폭포를 만드는 것에 큰 기여를 한 천이라고 보면 된다. 또, 이곳 솜반천은 양옆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하기 위해 많이 찾는 서귀포 주민들에겐 없어선 안 될 장소가 되었다.
풍부한 수량으로 천을 채운 이곳 솜반청 상류는 한여름 피서를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다. 어른들에게도 수영하기 좋은 환경을 유지한 이곳은 가족, 그리고 친구와 함께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고 재밌게 보낼 수 있는 장소였다. 또, 깨끗한 물 안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송사리들은 어린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연 생태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었다.
상류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도 좋지만, 하류로 내려가며 천지연을 향해 트래킹 하는 것도 이곳 솜반천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이곳 솜반천은 '하영올레코스' 안에 포함되어 '하영올레코스'들과 함께 트래킹 여행을 하기에 좋았다. 특히 이곳 솜반천이 포함된 '이색 구간 추억의 숲길' 코스는 걸매생태공원과 함께 그 어떤 코스보다 아름다웠고, 끝에 위치한 천지연폭포는 솜반천 트래킹 끝에 보상처럼 다가왔다. 우리는 천지연폭포의 멋진 광경은 기억하지만, 그 물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묻지 않는다. 이 솜반천 트래킹은 그 질문을 생각할 수 있는 창의력과 또, 그에 대한 답을 내려주는 곳이었고, 여행 내내 물음을 던지는 장소가 되었다.
뜨거운 여름, 용천수는 가뭄의 단비처럼 다가온다. 이 용천수는 바다에는 인피니티 풀을 만들고, 육지에는 멋진 계곡을 형성해 폭포로 내린다. 제주를 여행할 때 더위에 힘이 든다면 이곳 논짓물과 솜반천을 찾아가자. 더위도 피하는 이곳 덕에 시원함으로 여름을 중무장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