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둥글게 둘러서보세요. 숲을 탐방하면서 자신이 되고 싶었던 나무를 떠올려보세요."
숲 탐방이 마무리로 접어들 무렵, 해설사가 간단한 게임을 제안한다. 각자 하나씩 나무 이름을 말하고 나서 서 있던 자리에서 몇몇의 위치를 바꿔놓는다. 그러고선 원래 옆에 있던 사람들과 손을 맞잡게 하니 둥글게 모였던 사람들의 팔들이 온통 꼬여버렸다.
"자, 이제 손을 잡은 상태에서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겁니다."
어디 그게 쉽겠는가. 꼬인 팔들을 푸느라 사람들이 이리 돌고 저리 돌고 한바탕 난리를 치른 후에야 대부분이 겨우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어때요, 어려웠나요?"
모두들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나무들도 그럴 겁니다. 원래 있던 자리에서 뽑혀 이리저리 옮겨 심어지게 되면 아마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나무들도 사는 게 어렵고 힘들 거예요. 사람들 욕심 때문에, 혹은 잘못된 배려로 인해 자연의 질서에 자꾸만 손을 대면 자연은 결국 훼손되고 망가지게 됩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배우고 느꼈던 걸 잊지 마세요."
해설사의 말에 모두가 겸허한 마음이 되어 숲을 내려간다. 숲에서 자연을 배우고, 인생을 배우고, 삶의 철학을 얻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