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의 노래 [ 양장 ]
전병호 글/국은오 그림 | 초록달팽이 | 2023년 12월 01일
책소개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 관한 관심과 사랑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롭게 풀어낸
역사 동시집!
초록달팽이 일곱 번째 동시집입니다. 총 5부에 걸쳐 역사적 사건과 장소를 소재로 한 34편의 동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방정환문학상과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받았고, 동시집 『들꽃 초등학교』와 시 그림책 『우리 집 하늘』 등을 펴낸 전병호 시인의 역사 동시집입니다. 그림은 동화 『제주 소년, 동백꽃』과 그림책 『꽃비 내리던 날』 등에 그림을 그린 국은오 작가가 그렸습니다.
글 : 전병호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났습니다.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비닐우산」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동시 「몽돌」 「학」이 수록됐습니다. 세종아동문학상(2004), 방정환문학상(2011), 소천아동문학상(2013), 천상병동심문학상(2021), 열린아동문학상(2022)을 받았습니다. 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펴낸 책으로는 동시집 『들꽃 초등학교』 『봄으로 가는 버스』 『민들레 씨가 하는 말』 『백두산 돌은 따듯하다』 『아, 명량대첩!』, 동시조집 『자전거 타는 아이』 『수평선 먼 섬으로 나비가 팔랑팔랑』, 시그림책 『우리 집 하늘』 『달빛 기차』 『사과 먹는 법』 등이 있습니다.
시인의 말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많고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 관한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는 대를 아오 살아 왔고 또 살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현장에 가보면 이야기 듣거나 책으로 읽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생생한 느낌과 산지식을 얻게 됩니다.
때로 내가 주인공이 되어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것 같은 생각에 온몸이 짜릿해질 때도 있습니다.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나도 주인공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등 마음속으로 혼자 고민도 많이 합니다. 그럼으로써 역사적 사실들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한 내 생각도 갖게 됩니다.
살펴보면 볼수록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노력해 왔는지 절로 고개를 숙이게 될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하나뿐인 목숨을 기꺼이 던져 이 땅을 지키고자 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것을 볼 때마다 내일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시에 등장하는 유적지들은 평소에 많이 가본 곳을 중심으로 쓴 것입니다. 자주 찾아가서 보고 듣고 느끼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각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유적지들은 하나도 빠짐 업이 모두 아끼고 보존해야 할 값진 민족의 유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 끝에 각 작품에 대한 시작 노트를 간단하게 적어놓았습니다. 지은이가 어떤 마음으로 시를 썼는지 알면 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은 어린이가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주기를 바랍니다.
출판사 리뷰
대왕암을 보러 갔어요. 그때 수평선 너머 먼바다에서 물줄기 하나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것이 아니겠어요? 용오름이닷! 우리는 손으로 가리키면서 놀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하신 문무대왕님!
- 「대왕암 앞바다」 부분
죽음으로 지켜야 할 것은
백성들이 가진 꿈
백성들이 가진 꿈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
몸은 비록 죽었어도
정신은 날로 새롭네.
살아나라. 녹두꽃아.
우리나라 녹두꽃아.
- 「녹두꽃의 노래」 부분
이 동시집에는 삼국을 통일하고 죽어서도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유언을 남긴 문무왕을 소재로 쓴 「대왕암 앞바다」, 어떠한 외세의 탄압이나 억압에 굴복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정신을 잘 보여준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쓴 「녹두꽃의 노래」 등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장소를 역사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실려 있습니다. 이들 외에도 4만 년 전 두루봉 동굴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연작시로 빚어낸 「두루봉 아이들」, 백제의 정신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묘사한 「백제의 아이들」 등 소중한 우리의 역사를 다룬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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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한국일보 「화제의 책」역사적 사건·장소, 34편 동시로 만나요
「화제의 책」역사적 사건·장소, 34편 동시로 만나요 < BOOK 콘텐츠 < 글나라책마을 < 기사본문 - 소년한국일보 (kidshank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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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 두루봉 아이 5
전병호
첫소를 길러준 산아.
내 키보다 훌쩍 더 자란 풀아.
햇살을 나눠주는 비야.
목마름을 달래주는 비야.
비바람을 막아주는 작은용굴아.
꿀잠 자게 해주는 큰 용굴아.
피라미를 길러주는 오가리강아.
하늘을 이고 선 두루봉아.
꽃봉오리를 맺은 사과나무야.
사과꽃을 찾는 나비야.
사과를 익히는 빨간 햇살아.
사과 향기를 나르는 바람아.
감사해야 할 것이 아주 많았지.
날마다 아침을 문을 여는 해야.
환한 밤을 주는 보름달아.
눈 깜빡이며 나를 보는 샛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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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에서 / 전병호
어떻게 해야
꽃이 되는지
그걸 아는 사람이
삼천 명이나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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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불
-두루봉 아이6
전병호
동굴 한가운데에서
타오르는 화톳불.
화톳불을 피우면서
동굴 안에는
낮이 길어졌지.
고기를 굽고
몸을 따듯하게 덥혀주었지.
가족들이 둘러앉아
할머니 말씀을 들었지.
이야기 듣다가
잠 속으로 스르르 빠져들었지.
낮에도 밤에도
꺼지지 않는 화톳불.
큰 어른인
할머니가 지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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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개
- 두루봉 아이8
늑대개를 길렀지.
낮에는 함께 산을 달리고
밤에는 동굴 입구를 지켰지.
어둠처럼 늑대가 오면
먼저 알고 젖었지.
나를 지키려고
늑대에게 달려들기도 했지.
사냥 나갔다가 돌아오는
아빠의 발걸음 소리도
먼저 듣고 알려 주었지.
내가 아빠 팔을 베고
잠든 밤에도
늑대개의 눈은
화톳불처럼 타오르며
우리의 밤을 지켜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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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암 앞바다
전병호
대왕암을 보러 갔어요. 그때 수평선 너머 먼바다에서 물줄기 하나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것이 아니겠어요? 용오름이닷! 우리는 손으로 가리키면서 놀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하신 문무대왕님!
대왕암이 달려와서 부딪쳐 튀어 오르는 물보라 속에서 언뜻 비친 파란 물빛은 용의 눈이 아니었을까요?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 소리 속에서는 크아앙! 용울음이 섞여들려 왔고요. 수평선까지 길게 드러누운 몸이 돌아누울 때마다 온몸을 덮은 용비늘에 햇빛이 되비쳐서 바다는 눈을 뜰 수 없도록 빛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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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방망이를 찾습니다1
전병호
나무꾼이 산속 초가집에서 하룻밤 자고 가려고 들어온 바로 그 밤이에요. 우리는 "밥 나와라, 뚝딱! 술 나와라, 뚝딱!" 도깨비방망이를 두드려서 맛이는 음식 차려놓고 즐겁게 먹고 춤추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대들보가 부러지듯 딱! 쇠가 나는 게 아니겠어요? 누군가 "집 무너진다!" 소리치자 우리는 "걸음아, 도깨비 살려라." 외치면서 달아났어요. 그때 그만 도깨비방망이를 놓고 온 거예요.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바보, 멍청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산 아랫마을에 사는 나무꾼이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들려왔어요. 틀림없어요. 우리는 나무꾼에게 도깨비방망이를 찾으러 가기로 했어요.
그날 밤 우리는 다른 도깨비방망이로 "밥 나와라, 뚝딱!" 늦은 저녁상을 차려놓고 먹고 있었거든요. 밥을 든든히 먹어야 잘 뛰어다니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 순간 또 "딱!" 소리가 난 거예요. 우리 두 번은 안 속거든요. 우르르 몰려가 벽장 문을 열로 숨어있던 나무꾼을 끌어냈어요. 지난 번에 왔던 나무꾼의 형이라고 하던데, 아마 다시 집 밖으로 못 나올걸요. 코를 한 발이나 길게 잡아 당겨 늘여놓았거든요. ㅋ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