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군 서면 고인돌길 6 (서면 범부리 211-13번지)
033-671-0743
영업시간 : 11:00-20:00
휴무일 : 매주 수요일
주차장 무료주차
정말 생뚱맞은 곳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다른 식당도 없는 진짜 외진 곳이다.
원래 양양군 서면 범부리란 곳 자체가 강가에 고인돌이 있는 거주하는 주민은 별로 없는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곳이다.
다만 주변에 고속도로가 지나고 양양 인터체인지에서 가까워 고속도로 접근성은 매우 좋은 곳이다.
금요일 오후가 되서야 출발했지만 다행히 서울-양양 고속도로 상태가 양호해서 2시간여만에 금방 도착했다.
양양 인터체인지를 나와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이 강원도의 투박한 막국수의 정수 "범부메밀국수"였다.
냉면국물의 자극적인 도시 막국수에 익숙한 관광객 입맛에는 맞지 않다.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반 관광객들의 동선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굳이 맛보려면 고속도로에서 양양 인터체인지로 나올 때 들르면 좋고
반대로 양양 인터체인지를 통해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직전에 들러서 먹고 가면 좋다.
5개월 전에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주류가격과 수육, 그리고 촌두부와 찐만두의 가격은 똑같은데...
막국수와 냉면, 그리고 메밀만둣국은 1,000원씩 올랐고
곱배기는 2,000원이 올랐으나
사리추가는 변함없이 3,000원 그대로다
이곳 막국수는 100% 순메밀면을 쓰는 것이 특징이고 고명으로 해바라기씨와 호박씨를 내어주는 점이 특이하다.
메밀국수 물과 비빔 하나씩, 그리고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메밀만둣국을 주문했다.
100% 순메밀면은 그윽한 메밀향의 풍미를 즐길 수 있어서 좋지만
무심하게 뚝뚝 끊어지는 거친면으로 인해 허무감과 더불어 까칠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범부메밀국수는 견과류(해바라기씨, 호박씨)를 고명으로 올려서
씹는 식감을 통해 100% 순메밀면의 단점을 완벽히 극복하였다.
먼저 큰아들 민철이가 시킨 메밀만둣국이 나왔다. 한우사골을 사용해서인지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다.
개인적으로 만둣국은 채수를 사용한 맑은 국물을 좋아해서 내 스타일은 아닌데... 민철이의 입맛에는 좋았던 모양이다.
둘째아들 호영이가 먹은 비빔 막국수의 모습을 보면 범부메밀국수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구수한 메밀면과 매콤달콤한 양념장과 더불어 절묘한 케미를 폭발시키는 해바라기씨와 호박씨 견과류의 조합이 환상이다.
두꺼운 순메밀 면발은 씹을 수록 담백하고 구수한 향이 입안에 맴돈다.
범부메밀국수의 화룡점정은 육수에 있다.
슴슴하고 깊은 국물의 맛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다.
범부메밀국수의 육수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수육이나 감자전, 메밀전병 등으로 그 슴슴한 맛을 자극적인 맛으로 덮으려 하지만... 그러면 제대로 막국수를 즐길 수 없다.
어? 이게 무슨 맛이지? 그런 의문이 드는 맛에서 출발하여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맛이 생각나고 또 찾게 되는 것이
바로 범부메밀국수의 매력인 것이다.
강원도 가가호호 각양각색으로 만들어 먹던 음식이 막국수이다 보니... 보통 사람들은 오해를 한다.
대충 막 만들어서 막국수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금방 만들어 먹어서 막국수라고 하는 것이다.
쌈을 싸먹기 위해 만드는 막장도 속성이라 그렇게 부른 것이고 막걸리도 속성이라 그런 이름이 유래한 것이다.
금방 만들어 먹는다는 것이 대충 막 만들어 먹는다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설렁설렁 만드는 음식이 아니란 것이다.
가끔 범부메밀국수가 수육 맛집이나 감자전 맛집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육과 감자전의 자극적인 맛이 막국수의 풍미를 덮어버렸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래서 막국수의 슴슴한 풍미는 사라지고 수육과 감자전의 맛만 남아버린 게 아닌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모든 음식은 기호에 따라 먹는게 좋다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본인이 원하는 입맛대로 먹을 권리가 있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나와 호영이는 곱배기로 주문하려고 했었는데... 먼저 민철이가 보통으로 주문을 한 모양이다.
양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 자주 오지 못하는지라 한 번 방문하면 곱배기로 가득 채우고 가곤 했는데...
그러나 보통도 일반 막국수의 양에 비하면 많은 편이다.
양양여행의 시작을 든든하게 시작했는데... 밖으로 나오니 벌써 어두워졌다.
아쉽지만 그냥 숙소로 가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