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나무 / 로버트 프로스트
내 창가에 서 잇는 나무, 창가의 나무여
밤이 오면 창틀은 내리게 마련이지만
나와 나 사이의
커튼은 결코 치지 않으련다.
대지에서 치솟은 몽롱한 꿈의 머리
구름에 이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
네가 소리내어 말하는 가벼운 말이
모두 다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나무여, 바람에 흔들리는 네 모습을 보았다.
만일 너도 잠든 내 모습을 보았다면
내가 자유를 잃고 밀려 흘러가
거의 절망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리라.
운명의 여신이 우리 머리를 마주 보게 한 그 날
그녀의 그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네 머리는 바깥 날씨에 많이 관련되고
내 머리는 마음 속 날씨에 관련되어 있으니.
*로버트 프로스트
1874~1963
미국의 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교사, 신문 기자로 일하다가, 1912년 영국으로 건너갔는데, 그것이 시인으로서의 새로운 출발이 되었다.
토마스·브룩 등 영국의 시인과 사귈 기회를 얻었으며 그들의 추천으로 첫 시집 《소년의 의지》가 런던에서 출판되었고, 이어 《보스턴의 북쪽》이 출간됨으로써 시인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소박한 농민과 자연을 노래함으로써 현대 미국 시인 중에서 가장 순수한 고전적 시인으로 꼽힌다. 일상적인 언어와 익숙한 리듬, 평범한 생활에서 취한 상징을 사용하여 뉴잉글랜드 지방 생활의 평온함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 밖의 시집으로는 《산의 골짜기》 《서쪽으로 흐르는 개울》 《표지의 나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