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를 알면 자연과 사회가 보인다 - (14) 국제단위계(SI)의 탄생부터 성장까지
1875년 5월 국제적으로 미터협약이 체결되면서 국제 공통으로 사용하는 단위제도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미터법은 오늘날의 국제단위계로 발전했다. 1960년대에 등장한 국제단위계는 국제적인 약칭으로 ‘SI’라고 하는데 이는 프랑스 말인 Syste`me International d’Unite′s를 줄인 것이다. 그렇다면 미터법은 어떻게 국제단위계로 발전했을까?
18세기에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동력이나 압력을 나타내는 단위들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20세기에 꽃핀 전자 기술의 발전은 단위의 변혁을 더욱 부추겼다. 길이, 질량, 부피만을 나타내는 미터법 도량형만으로는 부족했다. 예를 들어 증기기관에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질량에 가속도를 곱한 ‘힘’의 단위가 필요했고, 교통수단을 위해서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속도’라는 단위가 필요했다. 그 결과 학문이나 공업의 각 분야에서 몇 개의 단위계들이 추가로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CGS 단위계’를 들 수 있다. 19세기에 물리학은 전기 분야를 중심으로 크게 발전했다. 물리학이 다루는 범위가 넓고 깊어짐에 따라 이에 맞는 단위계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CGS 단위계로서 길이는 센티미터를, 질량은 그램을, 시간은 초를 기본단위로 삼았다.
이후 1890년경 CGS 단위계는 ‘MKS 단위계’로 발전했다. 센티미터 대신 미터로, 그램 대신 킬로그램으로 기본단위가 바뀐 것이다. 그러다 1935년에는 전기 단위인 암페어(A)가 등장해서 ‘MKSA 단위계’로 발전했다.
그러던 것이 1948년에는 온도의 단위인 켈빈(K)과 광도의 단위인 칸델라(cd)가 기본단위에 추가되었다. 1960년 제11차 국제도량형 총회에서는 이 여섯 개의 단위를 바탕으로 한 국제적 단위체계를 ‘국제단위계(SI)’라고 부르기로 했다. 1971년에는 마지막으로 물질량의 단위인 몰(mol)이 추가되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7개의 단위로 이뤄진 국제단위계(SI)가 확정됐다.
출처 : 박미용(구성), 임성훈(일러스트), 동아사이언스(편집). 단위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 KRISS (한국표준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