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큐의 히메유리(1987, 요나조 노부코), 42.
● 제 IV부 제 5장 염소 오두막의 소리꾼
이노우에 중사 ― 이 왕자님 같은 젊고 미남형의 군인은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노랫소리는 온 마을에 울려 퍼졌다. 그의 노래는 박자가 맞지 않았다. 그가 부르는 노래 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그 노래는 '누군나 고향을 생각한다'라는 노래로, 전쟁 전에 유행했던 노래였다. "노래하고 싶은 만큼 노래하게 내버려 두라. 우리에게도 전쟁 전의 평화로운 시대가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으니까. 고향은 누구라도 그립기 마련이다" 라고 말하는 군인도 있었다.
"그건 그렇지만 박자가 틀린, 같은 노래만 계속 부르고 있는 것은 곤란해" 라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어쨌든, 저 녀석에게는 우리와 달리 걱정거리가 없는 것 같아. 저 녀석은 노래하는 행복한 종달새 같아 부러운 생각도 든다."
"그런가... 뭐, 노래하는 종달새는 틀림없겠지만, 행복한 새라고 할수 있을지는 의심스러워. 행복한 새라면 저렇게 요란하게 울지 않으니까. 저 목소리를 들어봐."
"그래. 폭탄이 떨어질 때마다 저 녀석의 목소리는 커지니까. 그 요란한 목소리는 폭탄보다 더 무섭다. 공습 때 저 녀석의 노랫소리를 듣는 것은 적의 공격보다 더 몸서리가 쳐저.” 라고 군인들이 이노우에에 대해 투덜거릴 때마다 와타나베 중사가 이노우에를 감쌌다.
"저 녀석은 환자야. 조금은 이해해 줘. 정말 미친 건 아니니까. 아직까지는 괜찮다. 괜히 히죽거리거나 하게 되면, 뭐 정신이 나갔다고 봐도 어쩔 수 없지만, 녀석은 아직 노래하고 있을 뿐이니까. 도대체 무슨 병에 걸렸는지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쓸데없이 히죽거리는 것보다 노래하고 있는 게 그래도 마음이 편해. 부탁할 테니 노래하고 싶은 만큼 노래하게 내버려 주자."
정확히 말하면 이노우에 중사는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기분이 변했다. 가끔 아이처럼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는 일도 있었고 강아지가 짖는 듯이 울기도 했다. 대개는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항상 웃는 얼굴을 보였다.
난폭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누구 하나 그를 무서워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느 날 이노우에 중사가 염소 오두막을 나왔다. 후지무라(藤村) 간호부장을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전에 한 번 병원에서 후지무라 부장과 좋지 않은 일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후지무라 부장은 히가(比嘉) 이장의 안채에 있었다. 이장의 집에는 많은 사람이 오고 있었다. 시마지리(島尻)를 헤매고 있는 군인이 항상 12-3명이 빈둥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마당은 혼잡할 때도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기력을 잃고 있었었기 때문에 후지무라 부장의 주변은 조용했다.
그러나 이노우에 중사는 예외였다. 그는 웃통을 벗은 채 붉은 훈도시 차림으로, 머리엔 쇠투구를 쓰고, 목발을 짚고 마당 한가운데에 섰다. 영양 부족 때문에 몸은 말랐지만 균형 잡힌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었다. 피부도 아직 매끄러움을 남기고 있었다.
미남형 얼굴은 어린애 같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보고 비웃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매우 호감이 갔을 정도였고, 그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후지무라부장님은 어디계십니까? 부장님, 부장님!" 이노우에는 부릅뜬 눈을 부장의 숙소로 사용되는 안채 쪽을 향해 외쳤다.
후지무라부장은 지나칠 정도로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색다른 방문객을 정중하게 맞이하는 것을 보고 모두가 깜짝 놀랐다. 잠시 후 부장과 이노우에가 함께 툇마루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노우에는 부장으로부터 받은 군용 음식을 손에 쥐고 있었다.
그녀는 웃는 얼굴마저 보이고 있었다. 위로의 말을 건네고, 미야다이라(宮平)로 돌아가라고 이노우에에게 타이르고 있었다. 이 방문으로 이노우에는 이토스(糸洲)로 가서 후지무라부장을 만나는 일에 맛을 들였다. 그는 다음 날에도 다시 이토스로 갔다. 그 후에도 그는 매일같이 그녀를 방문했다.
이노우에(井上)는 계속 귀찮게 조르기 시작했다. 부장은 마침내 그를 귀찮아 하기 시작했다. 따뜻하게 태양이 내리쬐는 어느 날 오후, 이노우에 중사는 후지무라 부장을 찾아와 만나 줄 것을 강요했다. 병원 부속의 두세 명의 군인이 후지무라 부장을 대신하여 이노우에를 맞이했다.
군인들은 마당에 멍석을 펴고 이노우에에도 앉도록 권유했다. 이노우에는 시키는 대로 멍석 위에 앉아 주위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에게 자랑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군인들이 이노우에를 에워쌌다. "눈을 감아라" 라고 한 사람이 말했다. "좋은 것을 줄 테니까." 이노우에는 눈을 감고 좋은 것을 기대했다. 한 명의 군인이 권총을 꺼냈다. 그는 그것을 이노우에의 철모 바로 아래의 관자놀이를 겨누었다.
탕! 권총 소리가 온 마을에 메아리쳤다. 미남형 얼굴의 이노우에는 멍석 위로 퍽하며 쓰러졌다. 군인들은 멍석 위의 이노우에의 시체를 둘둘 말아서 어깨에 메고 어디론가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