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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성기호(勢成騎虎)
호랑이를 타고 다니는 기세라는 뜻으로, 어쩔 수 없는 위험에 빠짐을 이르는 말이다.
勢 : 형세 세(力/11)
成 : 이룰 성(戈/3)
騎 : 말탈 기(馬/8)
虎 : 범 호(虍/2)
사나운 호랑이의 등에 타게 됐다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달리는 호랑이의 등에서 뛰어내릴 수도 없고, 끝까지 간다 해도 죽은 목숨이다.
이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는 기호난하(騎虎難下) 또는 기호지세(騎虎之勢)라는 성어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 남북조(南北朝)시대 말기 혼란스러울 때 정권을 잡은 양견(楊堅)이 우물쭈물하자 부인 독고(獨孤)씨가 말을 탄 기세라며 황위에 오르도록 부추긴 데서 나왔다.
고려 태조(太祖) 왕건(王建)이 난폭한 궁예(弓裔)의 휘하에 있을 때 역시 신혜(神惠)왕후가 장수들의 추대를 받아들이라며 이 말을 썼다고 한다.
호랑이를 타고(騎虎) 다니는 기세(勢成)라는 이 말은 똑 같은 의미를 가졌지만 출전은 달리 한다.
동진(東晋)의 3대 성제(成帝) 때 장수 소준(蘇峻)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들이 수도를 압박해오자 강주(江州)자사였던 온교(溫嶠)가 군사를 일으켜 형주(荊州)자사인 대장군 도간(陶侃)을 맹주로 추대하고 토벌에 나섰다.
도간은 귀거래사(歸去來辭)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증조부로 알려져 있다. 많은 무공이 있었던 도간은 그러나 이 전투에서 고전했다. 도간이 지휘하는 토벌군은 반란군에 밀려 패전을 거듭했고 군량을 공급하는데도 차질이 생겼다.
자신감이 떨어진 도간은 온교를 불러 부대를 철수할 테니 조건이 되면 다시 나서자고 했다. 난감해진 온교가 적은 지략이 없으니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며 설득한다.
오늘의 상황에서 의로운 뜻을 되돌릴 수 없으니, 이는 사나운 짐승의 등에 타고 있는 것과 같은데 어찌 내려올 수 있겠습니까(今之事勢, 義無旋踵, 騎猛獸安可下哉)?’
생각을 바꾼 도간은 힘을 합쳐 적을 공격하고 반란 수장 소준의 목을 베었다. 당태종(唐太宗)때 방현령(房玄齡) 등이 편찬한 진서(晉書) 온교전에 나온다.
뜻은 같아도 출전은 다른 두 가지 성어 모두 지휘자보다 부하나 부인이 지혜롭게 건의한 데서 난관을 돌파한 점이 닮았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판단이 어려울 때 결단해야 하는 사람은 고독하다. 밑에서 사정을 잘 알고 바른 길을 건의하면 위에서는 잘 판단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데 아무도 제지를 못한다면 위나 아래나 낭패를 못 면한다.
▶️ 勢(기세 세)는 ❶형성문자로 势의 본자(本字), 势(세)는 간자(簡字), 埶(세)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埶(예)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문자의 윗부분인 埶(예)는 나무를 심다, 나무가 자라는 일, 나중에 藝(예)로 쓴 글자와 力(력)은 힘, 힘이 있다, 元氣(원기)가 좋다로 이루어졌다. 나무가 자라듯이 원기가 좋다, 기운차다는 말이다. ❷회의문자로 勢자는 '형세'나 '권세', '기세'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勢자는 埶(심을 예)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埶자는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심다'나 '재주'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埶자에 力자를 결합한 勢자는 나무가 힘차게 자란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묘목은 작고 연약하지만 언젠가는 크고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래서 勢자는 점차 큰 힘을 갖게 된다는 의미에서 '형세'나 '기세'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勢(세)는 (1)세력(勢力) (2)힘이나 기운(氣運) (3)형세(形勢) 등의 뜻으로 ①형세(形勢) ②권세(權勢) ③기세(氣勢: 기운차게 뻗치는 형세) ④기회(機會) ⑤동향(動向) ⑥시기(時期) ⑦불알, 고환(睾丸) ⑧언저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권세 권(權)이다. 용례로는 권력이나 기세의 힘 또는 일을 하는데 필요한 힘을 세력(勢力), 일정한 자세를 갖춤을 세구(勢具), 형세가 기울어 꺾임을 세굴(勢屈), 권세를 잡을 수 있는 길을 세도(勢塗), 올려다 봐야 하는 형세를 세앙(勢仰), 권세 있는 사람을 세객(勢客), 세력을 얻기 위한 사귐을 세교(勢交), 권세가 있는 자리 또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세요(勢要), 어떤 동작을 취할 때 몸이 이루는 어떤 형태를 자세(姿勢), 어떤 현상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여 나가는 힘 또는 그 형편을 추세(趨勢), 공격하는 태세나 그 힘을 공세(攻勢), 병으로 앓는 여러 가지 모양을 증세(症勢), 정치 상의 형세를 정세(政勢), 남보다 나은 형세를 우세(優勢), 상태와 형세를 태세(態勢),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사물의 형편과 세력을 형세(形勢), 사람을 두렵게 하여 복종시키는 힘을 위세(威勢), 권력과 세력을 권세(權勢), 적을 맞아 지키는 형세 또는 힘이 부쳐서 밀리는 형세를 수세(守勢), 어떤 때의 형세 또는 어느 일정한 때의 어떤 물건의 시장 가격을 시세(時勢), 사람이 타고난 운명이나 운수를 운세(運勢), 약한 세력이나 기세 또는 물가나 시세 따위가 떨어지고 있는 상태를 약세(弱勢), 실제의 세력 또는 그 기운을 실세(實勢), 힘찬 세력 또는 물가 상승의 기세를 강세(强勢), 세력을 제거함을 거세(去勢), 바깥의 형세 또는 외국의 세력을 외세(外勢), 실상은 없이 겉으로 드러내는 형세를 허세(虛勢), 세력을 더하는 일이나 거드는 일을 가세(加勢), 힘이 상대편보다 못한 형세를 열세(劣勢), 기세가 대나무를 쪼개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기세가 맹렬하여 대항할 적이 없는 모양을 세여파죽(勢如破竹), 권세는 10년을 넘지 못한다는 뜻으로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늘 변한다는 말을 세불십년(勢不十年), 기세가 다 꺾이고 힘이 빠짐이나 기진 맥진하여 꼼짝할 수 없게 됨을 이르는 말을 세궁역진(勢窮力盡), 권세 있는 사람에게 빼앗기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세가소탈(勢家所奪), 권세와 이익을 위하여 맺는 교제를 일컫는 말을 세리지교(勢利之交), 비슷한 두 세력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을 세불양립(勢不兩立), 사세가 그렇지가 아니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세소고연(勢所固然),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곧 세력이 강대하여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 또는 세력이 강하여 걷잡을 수 없이 나아가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파죽지세(破竹之勢),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형제인 장남과 차남의 차이처럼 큰 차이가 없는 형세 또는 우열의 차이가 없이 엇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백중지세(伯仲之勢), 포개어 놓은 알의 형세라는 뜻으로 몹시 위험한 형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누란지세(累卵之勢),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이르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장대 끝에 서 있는 형세란 뜻으로 어려움이 극도에 달하여 꼼짝 못하게 되었을 때를 이르는 말로서 아주 위태로운 형세를 비유하는 말을 간두지세(竿頭之勢) 등에 쓰인다.
▶️ 成(이룰 성)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창과(戈; 창, 무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성)은 나중에 변한 모양이며, 十(십; 모이다), 午(오; 다지다), 甲(갑; 덮다)이라 썼다. 戊(무)는 무기, 도구의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도구를 써서 사물을 만들다, 완성되다, 이루어지다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成자는 ‘이루다’나 ‘갖추어지다’, ‘완성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成자는 戊(창 모)자와 丁(못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戊자는 반달 모양의 날이 달린 창을 그린 것으로 ‘창’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창을 그린 戊자에 丁자가 더해진 成자는 본래는 ‘평정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었다. 여기서 말하는 ‘평정하다’라는 것은 적을 굴복시킨다는 의미이다. 成자는 후에 적을 굴복시켜 일을 마무리 지었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지금은 ‘이루다’나 ‘완성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成자에 쓰인 丁자는 유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정→성’으로의 발음역할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떠한 일을 마무리하는 것을 못을 박는 행위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成(성)은 (1)황금(黃金)의 순도(純度)를 나타내는 말. 십성(十成)이 순금(純金)임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이루다 ②이루어지다 ③갖추어지다, 정리되다, 구비되다 ④살찌다, 비대해지다 ⑤우거지다, 무성해지다 ⑥익다, 성숙하다 ⑦일어나다, 흥기하다(세력이 왕성해지다) ⑧다스리다, 평정하다 ⑨나아가다, 진보하다 ⑩가지런하다 ⑪고르게 하다, 균평(均平)하게 하다 ⑫끝나다 ⑬정하여지다 ⑭기대하다 ⑮완성하다 ⑯어른이 되다, 성인(成人)이 되다 ⑰크다 ⑱층계지다 ⑲화해하다 ⑳정성(精誠) ㉑재판(裁判), 심판(審判) ㉒권형(權衡), 균형(均衡) ㉓총계(總計), 셈한 계산(計算) ㉔북두칠성(北斗七星)이 술의 방위(方位)를 가리키는 날 ㉕길제(吉祭: 죽은 지 27개월 만에 지내는 제사) ㉖사방 10리의 땅 ㉗층 ㉘참으로 ㉙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통할 통(通), 통달할 달(達)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패할 패(敗), 질 부(負)가 있다. 용례로는 사업이나 일을 한 결과로 얻은 실적 또는 학생들의 학업과 시험의 결과로 얻은 실적을 성적(成績), 초목의 열매가 충분히 여묾 또는 어떤 현상이 충분히 발전하여 무르익은 시기에 달함을 성숙(成熟), 뜻한 것이 이루어짐 또는 사회적 지위를 얻음을 성공(成功), 생물이 자라서 점점 커짐 또는 사물의 규모가 커짐을 성장(成長), 일의 이루어진 결과를 성과(成果), 목적대로 일을 이룸을 성취(成就), 화합물을 조성하는 각 원소 또는 하나의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를 성분(成分), 성년이 됨 또는 성년이 된 사람을 성인(成人), 일을 이룸이나 일이 이루어짐을 성사(成事), 성공과 실패를 일컫는 말을 성패(成敗), 사물이 이루어짐을 성립(成立), 자랄 대로 다 자란 나이를 성년(成年), 외과적 수단으로 형체를 고치거나 만드는 것을 성형(成形), 다 자라서 생식 능력이 있는 곤충을 성충(成蟲), 다 발육하여서 생식 능력이 있는 성숙한 동물 또는 그 동물의 몸뚱이를 성체(成體), 말을 이룸이나 이루어진 말 또는 고인들이 만든 말을 성어(成語), 어떤 내용이나 계획이나 방침 등에 관한 초안이나 방안을 작성함을 성안(成案), 어떤 단체를 이루는 사람 또는 회의를 성립시키는 데 필요한 어원을 성원(成員), 샛길이 생긴다는 뜻으로 덕이 높은 사람은 자기 선전을 하지 않아도 자연히 흠모하는 이들이 모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성혜(成蹊), 여러 부분이나 요소들을 모아서 일정한 전체를 짜 이룸을 구성(構成), 옳다고 동의함을 찬성(贊成), 단지나 삼림이나 택지나 녹지 따위를 인공적 인위적으로 이루어 만드는 것 또는 분위기나 상황 따위를 생겨나게 만드는 것을 조성(造成), 엮어서 만드는 일 또는 조직하고 형성하는 일을 편성(編成), 뜻한 바 목적한 바를 이룸을 달성(達成), 어떠한 꼴을 이룸 또는 어떠한 꼴로 이루어짐을 형성(形成), 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을 길러 냄 또는 실력이나 역량 따위를 길러서 발전시킴을 양성(養成), 사람을 가르쳐서 기르는 것 또는 동물이나 식물을 길러 자라게 하는 것을 육성(育成), 어떤 사물을 완전히 이룸을 완성(完成), 두 가지 이상이 합하여 한 가지 상태를 이룸을 합성(合成), 단체를 조직하여 이룸을 결성(結成), 충분하게 이루어짐을 숙성(熟成), 나이는 어리지만 정신적이나 육체적 발육이 빨라 어른스러움을 숙성(夙成), 도와서 이루게 함 또는 힘이 되어 성공 시킴을 조성(助成), 사물이 생겨남이나 자라남 또는 사물이 일정한 상태에서 다른 것으로 변화함을 생성(生成), 크게 이룸이나 이루어짐 또는 큰 인물이 됨을 대성(大成), 사물이 이미 이루어짐 또는 어느 부문에서 이미 이름이 남을 기성(旣成), 다 이루지 못함 또는 아직 혼인한 어른이 되지 못함을 미성(未成), 늦게야 이루어짐을 만성(晩成), 빨리 이루어지거나 이룸을 속성(速成), 섞여서 이루어짐 또는 섞어서 만듦을 혼성(混成),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성공자퇴(成功者退),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나는 순간을 일컫는 말을 성패지기(成敗之機), 다른 사람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점을 도와주어 더욱 빛나게 해 줌을 일컫는 말을 성인지미(成人之美), 여러 사람이 모여 패를 지어 무리를 이룸 또는 그 무리를 일컫는 말을 성군작당(成群作黨), 성공의 열매는 부지런함 속에 있다는 뜻을 일컫는 말을 성실재근(成實在勤), 일이 되고 안 됨은 오로지 천운에 달렸다는 말을 성사재천(成事在天), 옛날 있었던 일에서 만들어진 어구를 일컫는 말을 고사성어(故事成語),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미성년자(未成年者), 발전의 규모나 속도가 높은 수준으로 성장함을 일컫는 말을 고도성장(高度成長), 대문 앞이 저자를 이룬다는 뜻으로 세도가나 부잣집 문 앞이 방문객으로 저자를 이루다시피 함을 이르는 말을 문전성시(門前成市), 자신의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한다는 말을 살신성인(殺身成仁),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룬다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이르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농담이나 실없이 한일이 나중에 진실로 한 것처럼 됨을 일컫는 말을 가롱성진(假弄成眞), 말이 하나의 일관된 논의로 되지 못함으로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뜻하는 말을 어불성설(語不成說), 흙이 쌓여 산을 이룬다는 뜻으로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이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토적성산(土積成山),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성을 이룬다는 뜻으로 뭇사람의 뜻이 일치하면 성과 같이 굳어짐을 이르는 말을 중심성성(衆心成城), 새의 깃이 덜 자라서 아직 날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성숙되지 못하고 아직 어림을 이르는 말을 모우미성(毛羽未成), 공을 이루었으면 몸은 후퇴한다는 뜻으로 성공을 이루고 그 공을 자랑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공성신퇴(功成身退) 등에 쓰인다.
▶️ 騎(말탈 기)는 ❶형성문자로 骑(기)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 마(馬; 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걸터 탄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奇(기)로 이루어지며 말에 걸터 타다의 뜻이다. ❷상형문자로 騎자는 '말을 타다'나 '걸터앉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騎자는 馬(말 마)자와 奇(기이할 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奇자는 마치 사람이 곡괭이 위에 올라가 있는 듯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騎자는 이렇게 사람이 곡괭이에 올라간 모습을 그린 奇자에 馬자를 결합한 것으로 사람이 말 위에 올라탔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騎자를 보면 단순히 말 등에 올라탄 사람만이 그려져 있었다. 말이 획 하나로 생략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말 위에 올라탄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奇자가 발음과 함께 올라탄 모습을 표현하게 되면서 지금의 騎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騎(기)는 말 탄 사람의 수효(數爻)를 세는 단위(單位)의 뜻으로 ①말을 타다 ②걸터 앉다 ③기병(騎兵), 기사(騎士) ④기마(騎馬) ⑤말을 탄 사람 ⑥타는 말 ⑦필(말을 세는 단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타는 말 또는 말을 탐을 기마(騎馬), 말 타는 무사를 기사(騎士), 말 탄 병정으로 전시에 말 타고 싸우는 군사를 기병(騎兵), 말을 타고 활을 쏨을 기사(騎射), 전문으로 말을 타는 사람을 기수(騎手), 기병과 보병을 기보(騎步), 싸움터에서 쓰는 북을 기고(騎鼓), 용감하고 날랜 기병을 효기(驍騎), 갑옷을 입고 무장한 기병을 갑기(甲騎), 차림이 가볍고 날쌘 기병을 경기(輕騎), 혼자 말을 타고 감 또는 그 사람을 단기(單騎), 만 명의 기병으로 많은 기마의 군세를 만기(萬騎), 매우 날쌘 기병을 비기(飛騎), 자기가 사랑하는 말을 애기(愛騎), 말을 나란히 타고 감을 연기(聯騎), 탐내어 즐김을 탐기(探騎), 남을 대신하여 말이나 배 따위를 탐을 대기(代騎), 감시할 목적으로 한 배를 함께 탐을 압기(押騎),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말을 타면 노비를 거느리고 싶다라는 뜻으로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라는 속담과 같은 말로 곧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을 기마욕솔노(騎馬欲率奴), 나귀를 타고 나귀를 찾아다닌다는 뜻으로 가까이에 있는 것을 도리어 먼 데서 구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기려멱려(騎驢覓驢), 닭을 빌려 타고 돌아간다는 뜻으로 손님을 박대하는 것을 빗대어 이르는 말을 차계기환(借鷄騎還), 한 기병이 천 명의 적을 당해 냄이란 뜻으로 남달리 뛰어난 기술이나 경험이 있음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일기당천(一騎當千), 혼자 한 필의 말을 타고 감을 이르는 말을 필마단기(匹馬單騎) 등에 쓰인다.
▶️ 虎(범 호)는 ❶상형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갑골문의 호(虎)자는 머리는 위로 향하고 꼬리는 아래로 향하며 몸에는 무늬가 있다. 중국인들은 호랑이의 머리에 왕(王)자가 크게 쓰여 있어서 호랑이가 바로 동물의 왕이라고 생각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虎자는 '호랑이'나 '용맹스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호랑이는 예나 지금이나 용맹함을 상징한다. 그러나 고대인들에게 호랑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신비의 영물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문자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虎자가 쓰인 글자 대부분은 '용맹함'이나 '두려움'이 반영되어 있다. 갑골문에 나온 虎자를 보면 호랑이의 몸집과 얼룩무늬가 그대로 표현되어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획이 변형되면서 지금의 虎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참고로 虎자는 폰트에 따라 다리 부분이 儿자나 几자가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虎(호)는 虍(범호 엄)부수로 ①범, 호랑이 ②용맹스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범의 꼬리를 호미(虎尾), 용맹스러운 장수를 호장(虎將), 호랑이와 이리를 호랑(虎狼), 털이 붙은 범의 가죽이라는 호피(虎皮), 범에게 당하는 재앙을 호환(虎患), 범의 위세란 뜻으로 권세 있는 사람의 위력을 호위(虎威), 매우 용맹스러운 병사를 호병(虎兵), 범과 같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 봄을 호시(虎視), 사나운 범을 맹호(猛虎), 큰 호랑이를 대호(大虎), 엎드려 앉은 범을 복호(伏虎), 다른 산에서 온 호랑이를 객호(客虎), 용맹스럽고 날래다는 비유를 비호(飛虎), 소금처럼 흰 눈으로 만든 호랑이를 염호(鹽虎), 범이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도 죽은 뒤에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말을 호사유피(虎死留皮), 범이 먹이를 노린다는 뜻으로 기회를 노리며 형세를 살핌을 비유하는 말을 호시탐탐(虎視眈眈), 용이 도사리고 범이 웅크리고 앉았다는 뜻으로 웅장한 산세를 이르는 말을 호거용반(虎踞龍盤), 범과 용이 맞잡고 친다는 뜻으로 영웅끼리 다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척용나(虎擲龍拏), 범에게 고기 달라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림도 없는 일을 하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호전걸육(虎前乞肉), 구사 일생으로 살아 남은 목숨을 일컫는 말을 호구여생(虎口餘生), 잡았던 범의 꼬리를 놓기가 어렵다는 뜻에서 위험성이 있는 일을 비롯한 바에 그대로 나가기도 어렵고 그만두기도 어려움을 가리키는 말을 호미난방(虎尾難放),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범의 굴에 들어가야 범의 새끼를 잡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큰 위험을 각오하지 않으면 큰 수확을 얻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혈호자(虎穴虎子),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함을 이르는 말을 호시우보(虎視牛步), 매우 위험한 참언이라는 뜻으로 남을 궁지에 몰아넣는 고자질이나 헐뜯는 말을 이르는 말을 호구참언(虎口讒言),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비슷한 상대끼리 맹렬히 다투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양호박(龍攘虎搏)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