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오면
주미화
9월이 오면 높아진 하늘 만큼이나
내몸의 열기가 치솟아 몸살을 앓아야 한다.
9월 찬바람이 뼛속까지 들어와
내 마음은 공허하고 황폐해 진다.
9월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감당해야할 아픔이 너무 많아
바람든 무 속 처럼 내몸의 충분하던
자양분이 속속 빠져나가
숭숭 구멍이 뚫리기 시작 하면
한기에 불덩이가 된다.
아, 4월보다 더 잔인한 9월이 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9월이 다시 내게로 온다
차갑도록 아프게 성숙해진 9월이 다시 온다
9월이 오면..
내손에 온기 가득 채워 그를 맞이 해야지
더 따뜻하게 손 잡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