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齋戒)하라
안회(顔回)가 공자에게 만물을 교화(敎化)하는 길을 묻자 공자가 답하기를 “재계(齋戒)하라!”라고 하였다. 안회가 다시 재계(齋戒)의 의미를 묻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너는 뜻을 한가지로 가져라. 그래서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으며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 듣는 것은 귀에서 그치고 마음은 부합(符合)하는 데서 그친다. 하지만 기(氣)는 허(虛)해서 온갖 걸 다 포용한다. 오직 도(道)는 허(虛)한데서 모이니 허(虛)한 것이 곧 마음의 재계(齋戒)이다. 한가지로 자기 내면의 세계를 이렇게 지켜 부득이한 경우 이외에는 이에서 움직이지 말라. 그러면 도(道)에 가까우리라.”
사람의 작위(作爲)에 몸을 맡기는 자는 허위(虛僞)에 사로잡히기 쉬우나 하늘의 이치(理致)즉 하늘의 도(天道)에 몸을 맡기는 자는 허위에 사로잡히기 어렵다. 고로 인간은 속세의 모든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그 자리를 하늘의 이치, 즉 하늘의 도(天道)로 채우고 이에 순응해야 참된 삶 즉 만물을 교화하는 삶을 누릴 수가 있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3. 양생주(養生主)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