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염증 삭이는 작용
피부병·신장병에 효능
오늘도 지리산은 붉은 보랏빛 꽃으로 물들어 있다. 그 꽃은 바로 싸리나무 꽃이다. 싸리나무는 너무 흔해서 대부분 사람들이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옛날엔 지팡이나 바지게를 만드는 데 쓰였고 회초리로도 유용했다.
싸리나무는 콩과에 속하는 떨기나무이다. 싸리나무는 물싸리·잡싸리·좀풀싸리·개싸리·털싸리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싸리나무의 잎과 잔줄기에는 알칼로이드,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등 각종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들 성분은 콜레스테롤과 요산의 수치를 낮추고 몸속의 염증을 삭인다. 또 콩팥의 기능을 상승시켜 많은 노폐물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작용도 한다.
싸리나무는 피부병과 신장병에 특히 좋다. 채취는 5월부터 가능한데, 지금은 꽃과 잔가지를 채취하여 살짝 찌거나 덖은 후 그늘에서 바짝 건조한다. 꽃은 꽃망울 상태일 때 채취하는 게 가장 좋지만 핀 상태에서도 무방하다.
가려움증과 물집이 생기고 전신이 달아오르며 밤에 더 가려운 증상이나 습진·무좀·땀띠가 발생했을 때 으름덩굴·매미허물·고삼·우엉·야관문·시래기와 함께 말린 싸리나무를 듬뿍 넣고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다.
아이들이 심한 아토피를 앓을 땐 싸리나무·시래기·매미허물·감초를 함께 넣고 끓인 물로 목욕을 시키면 효험이 있다. 여드름과 여성들의 피부미용에는 율무·당귀·작약·살구씨·돌복숭아씨를 싸리나무와 같이 끓인 물이 좋다. 이외에도 싸리나무는 피부 각화증, 피부 궤양, 닭살 등에 효과가 있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땀이 많아 다른 사람과 악수하기를 꺼리거나 하루에도 몇번씩 양말을 갈아 신어야 하는 사람은 개나리 열매·백지·도라지를 싸리나무와 함께 달여 자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지리산 약초학교 대표이사 허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