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점대비 평균 8.8% 하락 때 ‘반등 변곡점’ 찍어
서울은 침체기간에 비해 가격 하락폭 적은 편
현 정부 들어 거래 활성화를 위한 크고 작은 대책이 나왔지만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은 거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5.10대책에서는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등 사실상 집값 급등기에 도입됐던 규제들을 대부분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세 움직임이 미미하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미 시장은 대책에 무감각해졌다면서 시장원리로 풀어야 의견도 있다. 즉 집값이 더 내려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 접점을 찾아야 수요자들이 움직이고 거래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에 앞서 바닥을 치고 상승세를 탄 지방 주택시장은 집값이 빠지면서 구매 심리가 회복되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경우 침체 기간에 비해 주택가격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지방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 가까이 되는데 반해 서울은 최근 2-3년간 전세금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세비중이 48.5% 수준으로 여전히 집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집값이 얼마나 빠져야 거래가 살아날까? 지방 주택시장의 반등 사례를 통해 서울 아파트값이 바닥에 얼마나 도달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지방은 부동산 경기 사이클이 서울 등 수도권보다 2-3년 가량 빠르다. 2005년 하반기부터 하락기에 접어들었고 2008년에서 2009년 사이 서서히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불황을 겪었던 가운데서도 대구는 특히 그 침체 정도가 심해 ‘부동산 무덤’으로 불리면서 최악의 시장 상황을 보였다. 3년여의 침체기를 거쳐 전세난에 따른 매매전환과 수급불균형 등으로 반등세를 보인 대구 부동산시장 양상이 시차를 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대구지역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대구, 2006-2009년 사이 아파트값 평균 8.84% 빠져
대구는 2006년 5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집값 하향세가 이어졌다. 3년여의 침체기간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8.84% 떨어졌다. 구별로는 달서구(-14.35%)가 가장 많이 하락했고 ▽달성군(-12.07%) ▽중구(-9.08%) ▽수성구(-8.19%) 등이 뒤를 이었다.
2005년 전후 과도한 아파트 공급으로 분양가보다 저렴한 새 아파트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기존 아파트값 하락을 부추겼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의 미분양 적체와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119㎡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같은 기간 평균 10%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다 2009년 하반기부터 적체됐던 미분양이 소진되고 중소형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주택가격도 회복세를 보였다. 2005년 2만6000가구에 이렀던 신규분양 물량이 2008년 5837가구에 그치는 등 신규 공급이 거의 끊긴데다 집값이 빠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달서구 감삼동 우방드림시티85㎡(이하 공급면적 기준)는 2006년 5월 당시 1억4750만원이었던 시세가 2009년 2분기에는 1억1750만원 선으로 낮아졌다. 142㎡는 같은 기간 3억1500만원에서 4500만원 하락한 2억7000만원 선으로 하락했다. 고점대비 각각 20%, 15% 가량 가격이 빠지면서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국토해양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이 아파트의 2009년 3분기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매매가 2008년 7월 이후 46개월 간 7.03% 하락
서울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이 마이너스 변동률로 돌아섰고 거래량도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3년 여 기간 동안 아파트값이 9% 가까이 떨어졌던 대구와 비교해 서울은 2008년 7월부터 지금까지 침체 기간은 46개월에 달하지만 매매가격 변동률은 -7.03%로 낙폭은 다소 적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 조정됐던 아파트값이 2009년 4-9월 사이 반짝 상승하면서 시세를 회복한데다 일부 소형 아파트는 전세난 등의 여파로 가격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2005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인 2008년 6월까지 무려 55.74%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기 전에 급등한 아파트값이 떨어졌다고 체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08년부터 사실상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가계의 소득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집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으니 주택 수요자들이 매수에 가담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자치구별로는 ▽송파(-12.8%) ▽강남(-11.2%) ▽양천(-10.3%) ▽노원(-9.49%) ▽도봉(- 9.44%) ▽강서(-8.22%) ▽강북(-7.85%) 등 7곳이 서울 평균치 이상 하락했다. 이어 ▽마포(-6.55%) ▽성북(5.45%) ▽강동(-5.31%) ▽관악(-5.09%) 순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그 외 지역은5% 미만의 하락 하거나 종로구의 경우 2.52%로 오히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아파트를 살펴보면 강남구 대치동 대치현대 85㎡의 2007년 고점 시세는 5억7500만원이었고 현재 5억5500만원 선이다. 고점대비 3.4% 정도 밖에 가격이 빠지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실거래 건수도 계속해서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 101㎡는 2007년에 10억2500만원까지 고점을 형성했다가 2008년 12월에 8억원 선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고점대비 무려 22% 가량 가격이 빠진 것이다. 이 시기에 거래량이 급증했고 서울 전체 아파트 시장은 반등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후 가격이 다시 9억원 선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거래량도 저조한 수준을 보였고 올 1분기에 시세가 다시 8억2500만원까지 낮아지면서 거래량이 한번 더 눈에 띄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가격 부침이 심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최고가 대비 20% 가량 떨어지면 매수세가 움직이는 것이다.
추가조정 여지 있으나 고점대비 하락폭 따져 선별적으로 매수 나서 볼만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조정기간에 비해 조정폭이 크지 않은데다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조정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 사이에 여전히 간극이 있는 만큼 구매력을 회복하고 거래가 살아나기까지는 조금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가 하락폭은 생각보다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가 4개월 연속 감소하고 거래량도 예년에 비해서는 저조한 수준이나 올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등 과거 주택시장이 바닥 구간에 도달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 또한 2009-2010년 사이 신규 공급 위축에 따른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것도 추가 하락을 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내외 경제 불안 등으로 ‘브이(V)자’형 반등을 확신하기 어려운 여건이지만 대폭 하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매수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수요자들은 최근의 실거래 동향을 살펴보고 과거 고점 대비 하락폭을 따져 선별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이 좋다. 고점대비 20% 안팎의 저점을 형성한 아파트를 노리되 신규입주 등 물량 압박이 심한 곳은 고점과 비교해 조정 폭을 더 크게 볼 필요가 있다. 대출 압박 등으로 단기 매도계획을 가지고 있는 매도자 입장에서는 막연한 낙관론에 기대기보다 세금 등의 절세 전략을 세우고 그만큼 가격의 추가 조정을 통해 거래시기를 당기는 것이 유리하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