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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깝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경기를 시청하는중이다. 오늘은 오렌지를 까고있는 서강이는 이런 나를 못마땅해한다. 자기는 축구경길
무지 싫어한다. 서강이는 아줌마들처럼 드라마를 보는데 나는 드라마를 무지 싫어한다. 그런 허무맹랑한 애기를 싫어한다고 말해야 더
맞을것이다.
"캬~! 이거 존니 달다! 단영아 이거 먹어봐봐."
오렌지 반덩어리를 나에게 턱하니 던져주는데, 실실 웃고있는 서강이. 하지만 내 눈엔 안먹으면 죽여버린다라고 해석된다. 무,무섭다…
결국엔 하나하나 뜯어먹었다. 아주 샛노란 오렌지였는데 정말 달았다. 신맛은 느껴지지도 않았고, 설탕을 듬뿍 발라놓은듯한.
밤 11시가 넘어가고 드디어 서강이가 그렇게 싫어하던 축구경기가 끝났다. 나는 서강이가 잠자기 전까지 축구경기 애기만 늘어놓았다.
듣기가 싫었는지,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는 잠을 청하려고 애를 쓰는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계속 제잘제잘거렸다.
결국엔 서강이의 머리뚜껑이 열려버렸지요.
"야!! 그런 시시껄렁한 애기 그만안해?!!"
솔직히 서강이가 화내는걸 보곤 조금은 쫄았다. 사과를 하려고 입을 열려고 하는순간,
"다시는 도시락 싸오나봐라."
하고는 다시 누워버렸다. 오늘은 시간이 없다면서 여기서 자고 간다고 한 서강이는 도대체 무슨 도시락…도시락?!
요즘 나는 서강이가 매일매일 싸오는 도시락의 맛에 살고있다. 이렇게 음식이 맛있다는것을 나는 잊고있었다.
서강이가 깜빡하고 도시락을 안싸가지고 오는날은 정말 땡깡을 부리기 일쑤였다. 뭐, 달래는건 서강이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도시락으로 나를 협박하다니…!! 이건 진짜 친구에 대한 도리가 아니단말이다!
"너 지금 나 협박하냐?!"
"얼른 주무시기나 하세요."
내 턱밑까지 이불을 덮어주고는 자기도 누워서 이불을 덮는다. 잠시동안의 침묵이 이어지고 그 침묵을 깨건 나였다.
'내일 몇시에올꺼야?'라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나에겐 들리는건 새근새근자고 있는 녀석의 숨소리일뿐이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막 잠이들었을까. 혹시나 바쁜데 나 때문에 일부러 병원에 이렇게 오는건아닌지…지단영, 참
너는 어쩜 거기까지 생각도 안하냐.
"이제……오지마."
말도 제대로 안나올만큼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다시 살짝 떳다가 또 다시 감는다.
꼭 그 녀석을 보낼때와 같네. 그 때도 앞이 이렇게 보였다. 흐릿하고 아무것도 들리지도 않고. 녀석도 보이지않았는데…
녀석…
역시 내일은 항상 오는구나.
내 옆에 위치하는 투명한 창 너머로 햇빛이 나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였다. 눈을 떳을떈 역시나 서강이는 보이지 않았다.
나 혼자남은 병실에서 혼자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단 하나있다면 가만히 앉아서 TV를 보는것. 하지만 이것은 집에서 항상
하는거라 지겨울 뿐이였다. 뭔가가 막 하고싶은 힘이 솟구쳐올랐지만 막상 내가 할 수 있는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바로 옆 병실에 있는 꼬마하고 놀아볼까?라고 생각해보았지만 심장이 약한애라 놀기엔 아직 무리인듯 싶었다. 그리고 아침부터 찾아가는건
실례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더 더욱 찾아가기가 불편했다.
탕!
갑자기 문이 열리고 나는 자연스럽게 문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문을 연건 어제의 그 화장실 꼬마였다. 근데 무슨일이지?
누구한테 쫓기는것 같은데, 꼬마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더니, 허억거리는 숨을 고르고 한숨을 푸욱내쉰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며, 꼬마의 표정이 구겨진다. 그건 내가 할 표정이라고, 꼬마야.
"당신 뭐야?"
"그건 내가 물어야할것 같은데."
"흥, 아저씨는 어디가 아파서 여기에 있는거야?"
"몸이 아프거든."
"나보단 덜 아프지?"
"어?"
"나 곧 죽는다."
"뭐?"
"얼마 못 산대. 나 곧 죽어. 아저씨는 오래 살아야되."
그 말 한마디로 꼬마는 사라졌다. 또 어디론가 도망치는것 같았다.
그런데 곧 죽는다니?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이 병원의 환자인데 저렇게 팔딱팔딱 뛰어다녀도 괜찮을까? 환자복도 입지않았던데…
나는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이렇게 묻는다. 서강이는 그 때 그 꼬마에게 신경끄라고 했지만 역시 신경쓰이게 만드는 꼬마이다.
화장실이 가고싶어진 나는 상체를 일으켜세웠다. 약간 허리가 쑤셔왔지만 참을만했다. 어제 무리하게 응원을 해댔나.
나는 어제 오바할만큼은 아니지만 내 몸에 맞지않게 응원을 무리한것 같았다. 서강이 말릴때 그만 할껄… 허리가 쑤시고 쑤신다.
"지단영씨."
병실문을 열고 들어온건 간호사. 간호사는 일주일량의 약을 주고는 오늘 아니면 내일로 퇴원을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되도록이면 빨리 퇴원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퇴원할줄은 몰랐다. 아마 지금 서강이 옆에 있었다면 분명 말렸을테지만 지금은 서강이가
없고, 나 혼자서도 충분히 짐싸서 퇴원할 수 있다. 오늘은 컨디션도 최고! 아, 허리만 빼고…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나온 나는 병실문을 열자, 내 짐을 싸고있는 서강이가 보였다. 벌써 강의가 끝나자마자 달려왔나보다.
그리고 침대위에 덩그러니 놓여진 도시락. 오늘도 서강이는 도시락을 싸왔구나. 왠지 나를 생각해주는 서강이 무척이나 고마웠다.
"서강아, 왔어?"
"응. 퇴원할꺼지?"
"응…."
"빨리 퇴원하고 싶었잖아. 오늘 퇴원하자."
"응…"
나는 소리죽여 대답했다. 오늘 서강이의 표정은 꽤 좋지못하다. 분명 밖에서 무슨일이 있었던게 분명하다.
무슨일있었어?라고 물어보고 싶은마음은 굴뚝같지만 말이 선뜻 나오지않았다. 결국 내 집앞까지 서강이와 나는 아무말이 없었다.
오랜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먼저 말을 여는건 서강이였다.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서강이를 바라보았다.
"내가 집 청소해놨어."
"어? 언제?"
"얼마안됬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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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맨 처음 보이는건 새햐안 천장. 여긴 녀석의 병실이였다. 내 위에서 새근새근 주무시고 계시는 지단영씨.
나는 녀석의 낯을 쓰윽 봐주고, 녀석이 깨지않게 조심스럽게 병실을 나왔다. 그 때 어제 의사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생각나서 나는 얼른 녀석의 집으로 향했다.
'지단영씨 내일이나 내일모레쯤 퇴원하셔도 될듯하네요.'
나는 단영이에게 일부러 애기하지 않은 이유는 좀 더 병원에서 쉬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얼른 퇴원하고 싶은 단영이를
보면 오늘쯤에 퇴원해야할듯 싶다. 집안 사정도 있으니 얼른 돈을 벌어야 한다는 단영이를 막을 수가 없다.
나는 몇번이나 확인했다. 주머니에 녀석의 집키가 있는지 없는지. 몇달전에 녀석의 키를 훔쳐 복사를 했다. 다행히 우리 둔한 단영씨는
이것을 꿈에도 모르고있다. 언젠가 내가 한번 녀석의 집을 청소해준적이 었었다. 근데 그 다음날에 나한테 와서 하는말이 자기집에
우렁각시가 살고 있단다. 나는 그 때 엄청 웃어댔다. 녀석은 내가 왜 그렇게 웃었는지 도통 모르는 표정으로 나를 또라이 취급을하였다.
'달칵'
문이 열린다. 역시나 내 예상대로 집은 정말 개판이였다.
그 때 문틈사이로 내 눈에 들어오는게 있었다. 그것은 새하얀 봉투였다. 어차피 녀석에겐 나중에 보여주면 되겠고,
내가 먼저 보겠다는 생각으로 나는 무작정 그 봉투를 뜯었다. 그냥 그 봉투를 버렸어야 했다. 그냥 무시했어야 했다.
'강 혁군과 이진희양의 결혼을 축하해주세요.'
그 봉투에 그렇게 쓰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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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오늘은 무지 짧은느낌..
아, 어제가 더 짧았을나...요?
흑흑, 저의 소설을 사랑해부시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 기쁘구요!
더욱더 분발하는 그비가 될게요!!ㅠ.ㅠ!!감동입니다!
d웃기시넹 가라비 감사드립니다! ㅠ.ㅠ
첫댓글 재밋슴니당 성실연재 부탁드려요 ^^*
최선으로 성실연재하겠습니다! ㅠ.ㅠ
잘보셨다니 정말 다행중에 다행입니다ㅠ 많이 사랑해주세요!ㅜ.ㅜ
우리그비님!! 재밌어요, 잔잔하면서도 아슬아슬 하달까나. ㅠㅠ 강혁이라면 우리 단영이를 모질게 내쳐버렸다던 그 모지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ㅜㅜ 못된녀석, 넌 우리 단영이 아플동안 뭘한거니. 딴여자 만나 행복했겠구나, 쳇. 그래 차라리 그냥 결혼하고 앞으로 우리 단영이와 서강이 앞에 나타나지 말어!!! 또 나중에 와서 애들 갈라놓지 말고!! 알았니? 그래그래, 우리 단영이는 엄마같은 서강이와 소꿉놀이 같이 그러고 살아라. ㅠㅠ
어떻게 보면 강혁도 참 나쁜놈인데 어떻게 보면 엄청 불쌍한 아이이죠.ㅠ 저는 얼른 러브씬을 쓰고싶답니다ㅠ.ㅠ 하지만 끄는것도 어느정도해줘야 하는거죠 ㅋㅋㅋ
아,근데강혁이단영이위해서결혼하는거였던거같은데<-<
약간 애매한 부분인데 그건 저도 어떻게할지 고민중이에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