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은또또)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
-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새비 아주머니는 그런 사람이었다.
사람의 노력을 알아보고
애쓴 마음을 도닥여주는 사람.
겨울에 빨래를 하고 있으면
손이 시리지는 않은지 물어보고,
장을 봐오면 다녀오는 길이 힘들지는 않았는지
물어보는 사람.
- 최은영, 밝은 밤
뒤틀린 어른이 뒤틀린 아이를 만들고,
그 아이가 자라 뒤틀린 어른이 되어
다시 뒤틀린 아이를 만드는 세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게 온전한 어른이 사라진 세상이 되기 전에,
상처와 슬픔이 무기가 되어
또 다른 출혈을 일으키는 세상으로 향하지 않도록.
그런 마음으로 썼다.
- 나인, 천선란
겁이 많다는 건
단순히 벌레나 귀신을 무서워하는
그런 것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겁이 많은 자들은
지켜야 하는 것 들의 가치를 아는 자들이다.
또 자신과 얽힌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
일에 대한 신중함이 있는 자들이다.
-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그렇지만 마음이 아팠다.
삶이 자기가 원치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버리고 말았을 때,
남은 것이라고는 자신에 대한 미움뿐일 때,
자기자신을 위로조차 하지 못할 때의
속수무책을 나도 알고 있어서.
-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꼭 멀리 떠나야만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건 아니야.
주어진 자리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가는 것도
자유로워지는 방법 중의 하나이지.
어려움을 피해서 도망가는 거라면
예상치 못했던 다른 어려움과 만나게 되어있어.
- 엄유진, 펀자이씨툰
첫댓글 너무 잘 읽었어, 글 올려줘서 정말 고마워
좋은글 고마워 🥹
산책하면서 시집 읽는 기분이다! 첫짤부터 좋아하는 풍경이라 너뮤 좋아...🤍
이런 글 너무 좋다.. 마지막 글 제일 좋아..
좋은 글 고마워 감성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너무 좋다ㅠㅠ 고마ㅜ워 제목부터 홀인듯 놨어
오.. 고마워
너무 좋다 ㅜㅜ 고마워 !!
내게 무해한 사람 읽어봐야겠다 다른 글도 다 취향저격이야 고마워
책에 나오는 글들이네.. 문장 하나하나 다 좋다..
정말 좋은글이다 고마워 위로받고 가!!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