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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
지난 8월 29일 봉화초등학교 김희자 교장선생님의 정년 퇴임식이 있었다. 늘 겸손하고 예의바르고 지혜로운 어린이라고 화두를 꺼내시던 교장선생님,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던 말씀. 선생님이 바로 그런 분이라고 생각하며 학교 신문 옥적봉을 보니 교장선생님의 평소 생활 모습이 잘 드러난 기사가 실려 있어 옮겨 보았다. 온화하고 다정하신 교장선생님, 퇴임 후에도 항상 행복하시고, 웃음 가득한 멋진 날들, 새로운 꿈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날들이 이어지시길 빈다. 다음은 봉화초등학교 강옥화 선생님의 원고 내용의 일부분이다. 작년 봄 직원 친목회 날 죽령 옛길을 걸은 날의 일이었다. 자연의 정취에 흠뻑 취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살아가는 작은 이야기들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하지만 여직원들의 관심은 다른데 있었다. 교장선생님의 깨끗한 피부가 늘 궁금해도 선뜻 여쭈지 못했던 것을 술 한잔 들어간 기운을 빌려 용감하게 여쭈었다. “교장선생님! 피부관리 비법이 있나요.” “비법? 물론 있지요. 그것은 다음에 이야기 해 주지요. 그보다 요즈음의 젊은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주변에 있던 여직원들이 호기심에 가득찬 눈빛으로 교장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우리 교사는 아이들의 표상이니 어떤 일이 있어도 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야 해요.” 그렇게 화두를 여셨다. “생각도 생활도 모두 변했지만 우리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마음은 변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열심히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린다고 마음을 먹어도 우리에게 베푸신 부모님들의 사랑에 비하면 너무나 작은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잘해 드리려는 의식조차 없다면 자식된 도리가 아니지요?” 모두들 서로의 눈을 흘깃거리며 이런 자리에서 저런 이야기를 하시다니... 관심 없이 음식을 한 젓가락 입에 넣으려는 순간 가슴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여러분 보기에는 고생 없이 곱게만 살아온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못해요. 시누이 다섯 둔 외동며느리로 시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마음고생은 좀 했지만 효부상을 두 번이나 받았어요. 그 덕에 교장까지 하는 것 같네요.“ 그날 밤, 잠을 설친 채 많은 생각들이 뒤엉켰다. 평생에 효부라는 말을 듣기도 힘든데 어떻게 두 번이나 효부상을 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전에 교직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도움을 많이 받은 선배 한 분을 만나서 김희자 교장 선생님과 함께 있다고 하니 교장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젊은 시절에 중풍으로 오랜 세월동안 편찮으신 시아버지를 마음을 다해 모셨고, 뒤이어서 치매로 고생하시는 시어머니를 돌보셨다고 하셨다. 그 때는 아이들도 어릴 때였고, 남편은 직장을 따라 서울에 계셔서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하셔야 했으므로 많이 힘드셨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분이 바로 삶을 아름답게 가꾸고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멋진 분이라고 덧붙이셨다. 교장 선생님의 학교생활을 조금만 엿보더라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아침 일찍 출근하셔서 교실마다 창문을 열어 주시고, 책 읽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좋은 말씀으로 격려를 하시는 모습을 매일 보면 말이다. 그래도 궁금하여 며칠 전에 교장실에 들러 여쭈어 보았다. “시어른들께 어떻게 잘 해 드려서 효부상을 두 번이나 받으셨어요?“ 엷게 미소를 지으시며 “음... 별다르게 한 것은 없어요. 시어른들 말씀에 순종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편안하게 해드린 것 뿐인데 그런 모습들이 이웃 사람들에게 좋게 보였나 봐요.동네 주민들이 추천을 해서 상을 받고 보니 그게 또한 족쇄가 되었었나 봐요.“ 오래 입을 다물고 살았는데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오고 보니 입만 다물고 있는 것이 잘하는 일이 아니구나.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효심을 키워 주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란 생각이 들어 묻어 두었던 이야기를 끄집어 내었다며 얼굴을 붉히셨다. “이 세상에 부모의 공덕 없이 살아 온 사람은 없지요. 온 마음으로 부모님의 고마움을 알고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 바로 孝랍니다. 孝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가 행하여야 할 변함없는 최고의 덕목이랍니다.“ 조용하면서도 강인한 목소리로 마무리 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은 생각을 하였다. 자신을 돌아보며 누구나 더 늦기 전에 생각해보고 행하길 바라며...... <봉화교육청 소천초등학교 교사 김숙희> |
첫댓글 도교육청 ' e-아름다운 삶' 에 올려진 글입니다.
그렇지요.효는 백행의 근본이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이지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소담님, 부지런도 하십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