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개발·재건축에서 공사비 갈등·분양성 저하 등으로 준공 예정일이 늦춰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통상 건설현장에선 천재지변으로 공사중단이 발생하지 않는 한 공사기간 지연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이 2년째 이어지면서 재개발·재건축 시장 준공 지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 완공 예정 시기는 수차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메이플자이 준공 예정 시기는 2024년 8월이었지만, 현재는 2025년 4월로 변경돼 공사 기간이 8개월 늘어난 상황이다GS건설은 신반포4지구 조합에 공사기간 추가 연장을 요구 중인 상황이라 이곳 공사기간은 2025년 4월에서 2~3개월 가량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진주 아파트' 재건축도 공사기간 지연 위기에 처했다. 이곳은 2021년 착공해 2025년 6월 완공 예정인 건설현장이지만, 조합-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이어져 준공 예정일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잠실 진주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6일 열린 임시총회에 3.3㎡당 공사비를 660만원에서 889만원으로 35% 인상하는 안건을 올렸으나 조합원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다. 시공단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은 공사비 인상 불가시 공사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에선 시공단-조합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평구 '대조1구역' 준공 예정일도 미뤄졌다. 대조1구역 재개발은 지난해 10월 착공됐지만, 조합이 현대건설에 공사비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1월 1일부로 공사가 중단됐다. 현대건설은 대조1구역 현장에서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대조1구역 준공 예정 시기는 기존 예정일(2026년 1월)보다 1년 이상 지체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시공사가 조합과 약속한 공사기간을 준수하자니 손해가 막심하고, 그렇다고 계약을 파기하자니 신뢰 문제가 생겨 모든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간 착공이 이뤄지면 재개발·재건축 사업 리스크는 거의 해소된 것으로 분류돼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다른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공사가 중단된 은평구 대조1구역 건설현장 모습. <디지털타임스 DB> 박순원 기자(ssun@dt.co.kr) 기자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