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직장 동료들이 가는 산행에 같이 가자고 한다.
그런 팀에 끼지 않아도 산에 가지만 바보의 산행과 함께 하려 참석하기로 한다.
7시에 벌교역 앞에 가니 목포에서 온 부부와 함께 정 김 부부가 차를 대기하고 있다.
정은 트렁크에 앉아 있다.
옥룡 병암산장 앞까지 올라 길 가에 차를 세운다.
바람이 쌀랑하다.
바보는 뒤쳐질까 바삐 오른다.
목포의 부부는 뒤에서 천천히 온다.
큰 잎깔나무 앞에서 앞서가던 김이 머리를 치며 놀라 뛰어 내려온다.
땅벌이라고 내려가자고 한다.
하얀 페인트 동그라미가 두개 있어 표시를 한 모양이다.
난 가만히 다가가 우리가 공격하지 않으면 될 거라고 서서히 지나간다.
일행은 옆으로 천천히 돌아온다.
숯가마에서 잠깐 쉬고 신선대쪽으로 오른다.
오랜만에 산다운 산에 오른 바보는 힘들어하지만 잘 따라온다.
신선대에 먼저 오른다.
지리산 주능은 흐릿하다.
바람이 세차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휘날린다.
사진을 찍고 바람을 피해 앉아 막거리를 마신다.
냉장실에서 나온 막걸리는 아직 다 녹지 않아 얼음이다.
정상에서 인증하고 내려온다.
내리막에서는 목포 부부도 잘 간다.
난 뒤에서 단풍과 일행을 찍으며 헐망을 떨다가 얼른 붙기도 한다.
정이 찾아 놓은 식당으로 한참 이동한다.
듣기만 했지 처음 와 본 도선국사마을이다.
순두부집이 여럿이다. 회관 앞에는 차가 많다.
찾아간 집에는 가족이 운영하는데 손님이 많아 식탁에 치우지 않은 것이 그대로다.
정과 바보가 나서 치우고 반찬을 가져온다.
또 막걸리를 마신다.
벌교에 와 그들은 또 일림산으로 간다는데 우린 집으로 돌아와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