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외식 하러 나가고 난 뒤,어질러진 집안을 대충 치우고
잠시 쉬는 동안 평화방송으로 '오상 < 다섯군데의 상처>의 비오 신부님' 영화를 보았다.
1,2부로 나뉘어진 영화인데, 티비를 켰을 때는 이미 1부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다.
언젠가 누구한테 들었었다.
'비오 신부님' 영화를 감명깊게 보았다는...,.
그 얘기 듣고 꼭 보고 싶었다가 오늘 운좋게도 보긴 보았는데 전부를 보지 못해서 아쉽다....
1,2부를 다시 보고 싶은데 어디서 시디를 구할 수 있을까...
덥수룩한 구렛나루에 부리부리한 눈매, 손가락 없는 장갑을 끼고 계신 영화 속 신부님 모습이
언젠가 사무엘이 준 '신부님의 기도문' 에 나오는 사진이랑 많이 비슷하다.
악마와 대면해서 싸우기도 하시고, 아픈 이들을 낫게도 하시고, 동시에 두 장소에도 계시는 기적도 보여 주시는 신부님,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는 것이 내 특성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의심 따위는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영화 끝무렵에 신부님의 오상의 신비를 꾸며낸 것이라고, 자백하라고 강요하는 어느 주교님이
자신만이 알고 있는 일을 신부님이 말씀하시자, 신부님을 통해 예수님의 현존을 확신하고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빈다.
그 장면에서 나도 눈물이 쏟아지고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었다.
예수님은 그들을 통해서 나한테 수없이 다녀가셨는데 나는 눈에 보이는 것만 보았던 것이다.
한 장면도 그냥 스쳐버릴 수가 없었지만 그중에서 잊지 못할 장면 하나,
어느 병사가 자기를 죽이려고 쫒아오는 사람들을 피해 성당으로 뛰어 와 문을 두드리며 부르짖는다.
"죽기 전에 죄를 고백해야 합니다." 라고,
고백성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 주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나는 얼마나 죄를 감추고 있는가? 고해 시간이 짧아서, 죄가 가벼워서, 등등 핑계를 대면서....
첫댓글 저도 감명깊게 영화를 보았던 때가 떠오르네요.
그러셨어요? 저는 다시 한번 보고싶어요.
그러게요 언니! 나 좀 살려주구레 정말 멀어져 자는 나를 잡을 수가 없어요 메마른 황야에서 혼자 헤메다 언제쯤 돌아올지 돌처럼 차가워진 가슴때문에 큰일이에요.
이 영화를 본 뒤 생각한 것은 이런 영화를 많이 보고 싶다는 것이야.
나를 바로잡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같아서,
너무 힘들면 헤쳐나갈 생각 자체도 하기 싫은 것이 인간인가봐,
나도 그럴 때가 참 많아, 앞이 안 보일때가,
하느님까지도 멀어지더라고...
그런데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좀 너그러워지더라고..
나한테도, 남한테도, 상황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