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근지족(雲根地足)
(곤장이) 구름을 스치고 땅을 스쳤다는 뜻으로, 형벌이 매우 관대한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雲 : 구름 운(雨/4)
根 : 뿌리 근(木/6)
地 : 땅 지(土/3)
足 : 발 족(足/0)
출전 : 세설신어(世說新語) 정사(政事)
이 성어는 중국 남조(南朝)시대 송(宋)나라의 유의경(劉義慶)이 후한(後漢) 말부터 동진(東晉)까지의 명사들의 일화를 편집한 세설신어(世說新語) 정사(政事)편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 진(晉)나라 환온(桓溫)이 형주 자사(荊州刺史)로 있을 때에 정치를 관대하게 하여, 위엄으로 사람들을 겁주는 것을 수치로 여겼으므로 백성들이 편안하였다.
桓公在荊州, 全欲以德被江漢, 恥以威刑肅物。
하급 관리인 영사(令史)가 장형(杖刑)을 받을 때에 곤장이 주의(朱衣) 위를 그냥 스쳐 지나갔다.
令史受杖, 正從朱衣上過。
환온의 아들 환식(桓式)이 어릴 때에 밖에서 들어와 말하기를, “아까 관소 옆을 지나가다가 영사가 곤장을 맞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위로는 곤장이 구름을 스쳤고 아래로는 곤장이 땅을 스쳤습니다(上捎雲根 下拂地足)” 하였다. 형벌이 분명하지 않은(몸에 닿지 않는) 것을 건의한 말이었다.
桓式年少, 從外來, 云:向從閣下過, 見令史受杖, 上捎雲根, 下拂地足。意譏不著。
환온이 말하기를, “나는 그래도 무거울까 염려된다.” 하였다.
桓公云:我猶患其重。
(世說新語/政事)
⏹ 운근지족(雲根地足)
곤장이 구름을 지나고 땅을 스치다, 형벌이 관대하다.
죄를 지었으면 형벌을 가한다. 죄에 걸맞게 벌을 내려야지 너무 엄해서도, 너무 가벼워서도 효과가 없다.
소가 밭의 작물을 짓밟았다고 그 소를 빼앗는다는 혜전탈우(蹊田奪牛)는 모두들 벌이 가혹하다 할 것이다.
반면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솟는다’고 하여 벌이 가벼우면 누구나 죄를 아무렇게나 생각한다.
그렇다고 남이 지은 죄를 엉뚱한 사람이 벌을 받게 되면 ‘죄는 천 도깨비가 짓고 벼락은 고목이 맞는다’고 하여 더욱 안 될 일이다. 그만큼 죄에 대하여 내린 벌은 누구에게나 불만을 사 승복하기 힘들기 마련이다.
벌을 내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혹한 매는 모든 사람을 오그라들게 하고, 너무 무르면 얕보게 된다. 법도에 맞게 시행하면 존경을 받는다.
죄인을 잡아 곤장을 치는데 몸에는 닿지 않고 구름을 스치고(雲根), 땅을 스치듯(地足) 지나가게 했다면 가혹한 집행은 아니다.
이 성어는 형벌이 매우 관대하다는 것을 비유하여 중국 동진(東晋)의 정치가이자 장군인 환온(桓溫)이 지방관으로 있을 때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환온은 국토를 넓히는 등 큰 공을 세워 위세를 떨친 야심가였는데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지 선정의 일화가 전한다.
송(宋)나라의 문학가 유의경(劉義慶)이 사대부들의 뒷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세설신어(世說新語)의 내용을 보자.
환온이 형주(荊州)지역의 자사로 있을 때 위엄으로 백성들을 겁주게 하는 정치를 수치로 여길 만큼 관대한 정치를 펼쳤다.
어느 때 하급관리가 장형(杖刑)에 해당되는 죄를 지었다. 곤장을 치는데 정작 몸에 맞지는 않고 붉은 관복 위를 스치기만 했다.
당시 나이가 어렸던 환온의 아들 환흠(桓歆)이 밖에서 들어올 때 보고서 말했다. "위로는 곤장이 구름 끝에 닿고 아래로는 땅 위에 스쳤습니다(上捎雲根, 下拂地足)."
형벌이 분명하지 않다고 어린 아들이 지적한 것이다. 정사(政事)편에 실려 있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는 식의 가혹한 관리가 많았던 이전에는 백성의 사정을 봐주려 가볍게 벌을 내렸다 해도 규정에 맞았다면 나무랄 일이 아니다.
같은 죄에도 지위에 따라 벌이 달라진다고 한 지강헌표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는 유명 성어가 됐다.
작은 도둑은 엄벌하고 큰 도둑은 부귀를 누린다는 절구절국(竊鉤竊國)도 있다. 이 모두 봉공여법(奉公如法), 법대로 공정하게 처리하면 뒤탈이 생길 수가 없다.
▶️ 雲(구름 운)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비 우(雨; 비, 비가 오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云(운)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雨(우)는 천체(天體)에 관계가 있다. 云(운)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수증기가 하늘에 올라 자욱이 퍼지는 모양에서 구름을, 雲(운)이 생긴 후로는 云(운)을 말하다란 뜻으로 썼다. ❷회의문자로 雲자는 ‘구름’이나 ‘습기’, ‘덩어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雲자는 雨(비 우)자와 云(이를 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云자는 뭉게구름이 피어오른 모습을 그린 것으로 소전까지만 하더라도 ‘구름’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날씨와 관련된 글자임을 뜻하기 위해 雨자가 더해지게 되었다. 구름은 하늘 높은 곳에 떠 있으므로 雲자는 높음을 뜻하기도 하지만 금세 사라지기도 하기에 속되고 덧없는 것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간체자가 보급된 이후 다시 옛 글자인 云자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雲(운)은 성(姓)의 하나로 ①구름 ②습기(濕氣) ③높음의 비유 ④많음의 비유 ⑤멂의 비유 ⑥덩이짐의 비유 ⑦성(盛)함의 비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구름이 오고가는 길이라는 운로(雲路), 구름처럼 많이 모임을 운집(雲集), 사람이 구름처럼 많이 모임을 운둔(雲屯), 구름과 안개를 운무(雲霧), 구름과 진흙이란 뜻으로 차이가 썩 심함을 운니(雲泥), 구름이 덮인 바다를 운해(雲海), 기상이 달라짐에 따라 구름이 움직이는 모양을 운기(雲氣), 구름 낀 먼 산을 운산(雲山), 구림이 걸친 숲을 운림(雲林), 구름 밖이나 구름 위를 운표(雲表), 외로이 홀로 떠 있는 구름을 고운(孤雲), 이상한 모양의 구름을 기운(奇雲), 하늘에 떠 다니는 구름을 부운(浮雲), 저물녘의 구름을 모운(暮雲), 엷은 구름을 경운(輕雲), 머리털이나 새털 모양으로 보이는 구름을 권운(卷雲), 여름철의 구름을 하운(夏雲), 빛이 몹시 검은 구름을 흑운(黑雲), 구름과 진흙 차이란 뜻으로 사정이 크게 다르다는 경우에 쓰는 말을 운니지차(雲泥之差), 구름 같은 마음과 달 같은 성품이라는 뜻으로 맑고 깨끗하여 욕심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운심월성(雲心月性), 남녀가 육체적으로 어울리는 즐거움을 일컫는 말을 운우지락(雲雨之樂), 구름처럼 합하고 안개처럼 모인다는 뜻으로 어느 때든지 많이 모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운합무집(雲合霧集), 구름이나 안개가 걷힐 때처럼 산산이 흩어져 흔적도 없이 됨을 이르는 말로 의심이나 근심 걱정 등이 깨끗이 사라짐을 비유하는 말을 운소무산(雲消霧散), 구름처럼 어느덧 흩어지고 새처럼 자취 없이 사라짐을 일컫는 말을 운산조몰(雲散鳥沒), 구름이 열려 해를 본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구름처럼 꽉 막혔던 것이 비로소 열림을 이르는 말을 운개견일(雲開見日), 속됨을 벗어난 인간의 고상한 기질과 성품을 일컫는 말을 운상기품(雲上氣稟),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맑게 갠다는 뜻으로 병이나 근심이 씻은 듯이 없어짐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운권천청(雲捲天晴), 구름은 용을 좇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는 뜻으로 의기와 기질이 서로 맞음을 이르는 말을 운룡풍호(雲龍風虎), 탐스러운 귀 밑머리와 꽃 같은 얼굴이라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운빈화용(雲鬢花容), 구름이나 연기가 순식간에 눈앞을 스쳐가고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때의 쾌락을 오래 마음에 두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운연과안(雲煙過眼), 구름이 아무 생각 없이 일고 흐르듯이 인생을 유유히 삶을 이르는 말을 운출무심(雲出無心), 큰 가뭄에 구름과 무지개를 바란다는 뜻으로 희망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운예지망(雲霓之望), 구름 속을 나는 두루미라는 뜻으로 고상한 기품을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운중백학(雲中白鶴), 구름이냐 산이냐는 뜻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산인지 구름인지 분별하지 못하여 의심함을 이르는 말을 운야산야(雲耶山耶) 등에 쓰인다.
▶️ 根(뿌리 근)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艮(간, 근)이 합(合)하여 '뿌리'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根자는 '뿌리'나 '근본', '밑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根자는 木(나무 목)자와 艮(어긋날 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艮자는 사람의 시선이 땅을 향해있는 글자이다. 여기에 木자가 더해진 根자는 시선이 나무뿌리를 향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뿌리'를 뜻하게 되었다. 뿌리는 나무를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근본이다. 그래서 根자는 나무를 지탱하는 것이 뿌리인 것처럼 사물의 가장 원초적인 근본과 본바탕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根(근)은 (1)오래 된 종기(腫氣)나 부스럼 속에서 곪아 단단하게 엉긴 망울 (2)기(基) (3)방정식을 실제로 성립시키기 위하여 미지수가 차지하는 수치 (4)승근(乘根) (5)어떤 작용을 일으키는 센 힘. 육근(六根)의 원기(元氣) 등의 뜻으로 ①뿌리 ②근본(根本) ③밑동(나무줄기에서 뿌리에 가까운 부분) ④능력(能力), 마음 ⑤생식기(生殖器) ⑥근(부스럼 속에서 곪아 단단하여진 망울) ⑦뿌리 박다, 뿌리를 내리다 ⑧근거하다, 기인하다 ⑨뿌리째 뽑아 없애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근본 본(本)이다. 용례로는 근본 되는 토대를 근거(根據), 사물의 생겨나는 근원을 근본(根本), 다시 생환할 수 없게 아주 뿌리째 끊어 없애 버림을 근절(根絶), 뿌리와 줄기로 어떤 사물의 바탕이나 가장 중심되는 부분을 근간(根幹), 사물이 생겨나는 본바탕을 근원(根源), 사물의 기초를 근저(根底), 근본 되는 힘을 근기(根氣), 근본이 되는 원인을 근인(根因), 뿌리가 깊게 박힌 성질을 근성(根性), 심줄과 핏줄을 근맥(根脈), 해묵은 곡식을 근곡(根穀), 뿌리를 잡은 터전을 근기(根基), 뿌리의 끝에 실같이 가늘고 부드럽게 나온 털을 근모(根毛), 병을 근본적으로 고침을 근치(根治), 근본이 동일함을 동근(同根), 칡의 뿌리를 갈근(葛根), 재앙을 가져올 근원을 화근(禍根), 남자의 성기를 남근(男根), 연의 땅속 줄기를 연근(蓮根), 한 낱말의 중심이 되는 요소로서 더는 가를 수 없는 부분을 어근(語根), 둘 이상의 근의 값이 같음을 등근(等根), 옮겨 심은 식물이 뿌리를 내림을 착근(着根), 식물의 뿌리를 캠을 채근(採根),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말을 근고지영(根固枝榮), 줄기를 자르고 뿌리를 파낸다는 뜻으로 미리 화근을 뽑아 버린다는 말을 삭주굴근(削株堀根), 풀을 베고 뿌리를 캐내다는 뜻으로 미리 폐단의 근본을 없애 버림을 일컫는 말을 전초제근(剪草除根),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말을 사실무근(事實無根), 잎이 떨어져 뿌리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모든 일은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낙엽귀근(落葉歸根) 등에 쓰인다.
▶️ 地(땅 지)는 ❶회의문자로 埅(지), 埊(지), 墬(지), 嶳(지)가 고자(古字)이다. 온누리(也; 큰 뱀의 형상)에 잇달아 흙(土)이 깔려 있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땅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地자는 ‘땅’이나 ‘대지’, ‘장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地자는 土(흙 토)자와 也(어조사 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也자는 주전자를 그린 것이다. 地자는 이렇게 물을 담는 주전자를 그린 也자에 土자를 결합한 것으로 흙과 물이 있는 ‘땅’을 표현하고 있다. 地자는 잡초가 무성한 곳에서는 뱀을 흔히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대지(土)와 뱀(也)’을 함께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地(지)는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곳임을 나타내는 말 (2)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 옷의 감을 나타냄 (3)사대종(四大種)의 하나 견고를 성(性)으로 하고, 능지(能持)를 용(用)으로 함 등의 뜻으로 ①땅, 대지(大地) ②곳, 장소(場所) ③노정(路程: 목적지까지의 거리) ④논밭 ⑤뭍, 육지(陸地) ⑥영토(領土), 국토(國土) ⑦토지(土地)의 신(神) ⑧처지(處地), 처해 있는 형편 ⑨바탕, 본래(本來)의 성질(性質) ⑩신분(身分), 자리, 문벌(門閥), 지위(地位) ⑪분별(分別), 구별(區別) ⑫다만, 뿐 ⑬살다, 거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곤(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천(天)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땅의 구역을 지역(地域), 어느 방면의 땅이나 서울 이외의 지역을 지방(地方), 사람이 살고 있는 땅 덩어리를 지구(地球), 땅의 경계 또는 어떠한 처지나 형편을 지경(地境), 개인이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를 지위(地位), 마을이나 산천이나 지역 따위의 이름을 지명(地名), 땅이 흔들리고 갈라지는 지각 변동 현상을 지진(地震),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땅의 표면을 지반(地盤), 집터로 집을 지을 땅을 택지(宅地), 건축물이나 도로에 쓰이는 땅을 부지(敷地), 자기가 처해 있는 경우 또는 환경을 처지(處地), 남은 땅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을 여지(餘地), 토지를 조각조각 나누어서 매겨 놓은 땅의 번호를 번지(番地), 하늘과 땅을 천지(天地), 주택이나 공장 등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일정 구역을 단지(團地), 어떤 일이 벌어진 바로 그 곳을 현지(現地), 바닥이 평평한 땅을 평지(平地), 자기 집을 멀리 떠나 있는 곳을 객지(客地),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역지사지(易地思之),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몸을 사림을 복지부동(伏地不動),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이게 한다는 경천동지(驚天動地),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방향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천방지방(天方地方), 감격스런 마음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음을 감격무지(感激無地) 등에 쓰인다.
▶️ 足(발 족, 지나칠 주)은 ❶상형문자로 무릎에서 발끝까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발을 뜻한다. 한자(漢字)의 부수(部首)로 되어 그 글자가 발에 관한 것임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足자는 ‘발’이나 ‘뿌리’, ‘만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足자는 止(발 지)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것이다. 그러나 足자에 쓰인 口자는 성(城)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止자가 더해진 足자는 성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사실 足자는 正(바를 정)자와 같은 글자였다. 그러나 금문에서부터는 글자가 분리되면서 正자는 ‘바르다’나 ‘정복하다’를 뜻하게 되었고 足자는 단순히 ‘발’과 관련된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足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발의 동작’이나 ‘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足(족, 주)은 소, 돼지, 양, 개 따위 짐승의 무릎 아랫 부분이, 식용(食用)으로 될 때의 일컬음으로 ①발 ②뿌리, 근본(根本) ③산기슭 ④그치다, 머무르다 ⑤가다, 달리다 ⑥넉넉하다, 충족(充足)하다 ⑦족하다, 분수를 지키다 ⑧물리다, 싫증나다 ⑨채우다, 충분(充分)하게 하다 ⑩만족(滿足)하게 여기다 ⑪이루다, 되게 하다 ⑫밟다, 디디다 그리고 ⓐ지나치다(주) ⓑ과도(過度)하다(주) ⓒ더하다, 보태다(주) ⓓ북(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을 돋우다(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주) ⓔ배양(培養)하다(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두터울 후(厚), 짙을 농(濃), 도타울 돈(敦), 넉넉할 유(裕), 풍년 풍(豊), 발 지(趾), 남을 여(餘), 넉넉할 요(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손 수(手)이다. 용례로는 죄인의 발에 채우는 쇠사슬을 족쇄(足鎖), 발자국으로 걸어오거나 지내 온 자취를 족적(足跡), 발바닥이 부르틈을 족견(足繭), 바쳐야 할 것을 죄다 바침을 족납(足納), 무덤 앞의 상석 밑에 받쳐 놓는 돌을 족석(足石), 발바닥을 때림 또는 그런 형벌을 족장(足杖), 발뒤꿈치로 땅을 눌러 구덩이를 만들고 씨를 심음을 족종(足種), 발을 이루고 있는 뼈를 족골(足骨), 발자국 소리를 족음(足音), 발가락으로 발 앞쪽의 갈라진 부분을 족지(足指), 발의 모양 발의 생김새를 족형(足形), 발로 밟아서 디딤 또는 걸어서 두루 다님을 족답(足踏),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마음에 모자람이 없어 흐뭇함을 만족(滿足), 일정한 분량에 차거나 채움을 충족(充足), 손과 발로 손발과 같이 마음대로 부리는 사람을 수족(手足), 기관이나 단체 따위가 첫 일을 시작함을 발족(發足), 아주 넉넉함으로 두루 퍼져서 조금도 모자람이 없음을 흡족(洽足), 매우 넉넉하여서 모자람이 없음을 풍족(豐足), 스스로 넉넉함을 느낌을 자족(自足), 제 분수를 알아 마음에 불만함이 없음 곧 무엇이 넉넉하고 족한 줄을 앎을 지족(知足), 충분히 갖추어 있음을 구족(具足), 보태서 넉넉하게 함을 보족(補足), 어떤 장소나 자리에 발을 들여 놓음을 측족(廁足), 아랫사람이 웃사람을 공경하는 일을 예족(禮足), 머리와 발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수족(首足), 발 가는 대로 걸음을 맡김을 신족(信足), 발을 잘못 디딤을 실족(失足), 발 벗고 뛰어도 따라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능력이나 재질 등의 차이가 두드러짐을 이르는 말을 족탈불급(足脫不及), 흡족하게 아주 넉넉함을 족차족의(足且足矣), 넉넉하여 모자람이 없든지 모자라든지 간에를 족부족간(足不足間), 발이 위에 있다는 뜻으로 사물이 거꾸로 된 것을 이르는 말을 족반거상(足反居上), 발이 땅을 밟지 않는다는 뜻으로 매우 급히 달아남을 이르는 말을 족불리지(足不履地), 자기 자신이나 또는 자기의 행위에 스스로 만족하는 일을 자기만족(自己滿足),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