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이야기~
띠리리~
퇴근 시간쯤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
"오늘 전어 묵고 접다."
우리집 보약은 묵고 싶은거 그때 바로 묵는거.
"사러 가입시더~"
" 5분쯤 있다가 내려 온내이~"
"알았심더~"
띠리리~
" 아지매, 전어 1K 해주이소, 지금 바로 가께요"
"근데~ 키로에 요새 얼매 하능교?"
2만원도 아이고, 2만 2천원도 아이고 2만 오천원이란다.
헉? 아마 전어 입에 맛들이고 제일 비싸다.
"내나 새꼬씨지요?"
"예~"
올가을에 처음 맛 보는 전어.
되도록이면 긴급으로 우리 식탁까지 가지고 올려고
미리 미리 완벽하게 조치가 이루어졌다.
신호빨 잘 받으면 5분이내 큰시장에 도착.
돈하고 쓸어논 전어하고 바로 교환.
잔파 긴급 입수, 깻잎...
총총 걸음으로 손가락마다 끼고 차에 오니
아주 잠깐 그 순간 우찌 이런일이?
주차선 안에 주차해놓은 우리차 앞에 차한대가
떠억~ 버티고 있다.
밀어보니 끄떡도 안한다.
운전석앞에 들여다 보니, 보로바쿠에 급하게 써놓은
핸드폰 번호.
♪~ ♩~ ♬~
지금은 전화를 받을수가 없으니 ............ AC
욕나올라 한다.
한번, 두번, 세번, 네번, 그래도 덤으로 한번더 다섯번~
죽어도 받을수 없단다.
급히 시장 사무실 방송이라도 할려고 대충 번호 외우고
돌아서니 숫자가 다 기억 나지 않는다.
울산 ~ 에이~ 인자 욕 새어 나올라 한다.
큰소리로 차 번호 중얼 거리며 사무실로 뛰어갔으나, 사무실은
비어 있다.
다시 차쪽으로 와서 폰을 했다.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 여섯번, 일곱번, 여덟번,
이왕 한거 열번 채우자.
그럼 모두 15번+ 엄청마이
퇴근하자 마자 온가족 맛있게 전어회 먹기위해 긴급
짜놓은 스케줄 문디 엉망 되어삣다.
진짜 성질 같음....마~ 팍 ~ 새리~ !!!
보다 못한 저가부지 시장 본관 관리 사무실로 간다.
어떤 아저씨 한분을 모셔 온다.
그 아저씨 모셔 온들 무슨 소용이 있나?
츠암내~
시장 안쪽 식육점 옆에 가면 방송하는곳이 있다한다.
도로 아까 그 횟집가서
" 요쭈 방송 하는데 어데 있는교?"
"하이고 ~ 아직 안가셨덩교?"
"어떤 차가 우리차 앞에 대 나서 차를 못 빼서 아직
회가 입에 못들어 갔심더."
" 하이고~ 우야노?"
횟집 아줌마 손은 연신 바쁘게 움직이며 안타깝게 바라본다.
내 한손은 연신 폰에 재발신 번호를 누르고 있을때
내옆에 어떤 아저씨가 우리 이야기를 듣고서야,
" 어떤차요?"
그 순간 얼마나 열이 나던지, 강한투로(내가 어금니 물어봤자지만)
"흰차"
그때 부부가 같이 우리차쪽으로 움직인다.
야! 이 잉간들아! 메너가 그거 뿌이 안되나?
하고 싶었지만, 목구멍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참는다.
" 차를 불안정하게 주차 했음, 폰에 신경을 쓰셔야죠?"
성질 죽이면서 한마디 하니, 더 우끼는거 미안하다는
소리보다 " 하이고~ 폰을 차에서 안들고 내렸네"
'진짜 갱상도 말로 문디 지랄한다'
이렇게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또 참았다.
욕하면 싸움 할거고, 싸워봐야 서로 기분 나쁠거고...
악역은 언제나 내몫이다. UC~
어느듯 어둑사리는 내리고...
빨리, 맛있게, 먹으려고 긴급으로 대처 해놨는데....
집에 오자마자 급하게 잡곡빼고 흰쌀밥 앉히고, 잔파,
양파, 고추, 마늘, 무우채, 깻잎...
상위에 올리자 마자 4식구가 전어 비싼줄 우찌 알고
먹어 대는데.... 참 기가 막힌다.
비싸서 그런지, 배고픈 아빠가 맛있게 드셔서 그런지
모두들 젓가락이 바쁘게 움직인다.
아빠 한잔~ 엄마 한잔~
그 다음부터 저들 먹기 바빠서 술잔이 비어도 모른다.
우챈다는 말.
모처럼 가족간에 서로 치열하게 먹는다.
전어와 야채넣어 비벼먹고, 그기다가 따뜻한 밥넣어 또 비벼
먹고, 어찌나 달게 먹는지, 남은회 아빠, 아들, 딸 순서
대로 나누어 정리 한다.
먹는거 지켜보는 즐거움.
맵다고 호호 불며 먹는 모습.
자연 내 젓가락은 전어회를 외면한다.
잠시 눈돌린 틈에 아들은 엄마 그릇속에 전어회를
쓸쩍 담아 놓는다.
회 좋아 하는 남편, 체구가 작은 애들 좀더 먹이고 싶은
어미 마음.
조금의 불미 스런 일이 있었으나, 온가족 깨 서말 보다
낫다는 전어 올 가을에 처음 맛있게 먹었다.
열받으며 외운 불법주차 번호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위장 소독차원에서 마신 쇠주 한잔이 온 전신에 쫘악~ 퍼진다.
-마리가요-
첫댓글 차를 가지고 다니다 보면. 종종 그런경우를 봅니다. 연락 안되면.. 차 문따고.. 기어빼고.. 사이드 풀어서. 밀어뿝니더......ㅎㅎㅎㅎㅎ
그 머시고 기계로 묶은 박스끈 노란거 빳빳한거 그걸로 창문을 쿡쿡? 그러다 지 갱찰서 가문 우야능교? ㅎㅎㅎ 똥뀐넘이 성낸다고... 오히려 차안에 머 이자뿟다카모? ㅎㅎㅎ
그런거 사용안합니더.. 얄핀항거 철자 가꼬 댕깁니더.. 당연히 믿을만한 사람 입회하에.....그래야.. 도둑누명안씁니더...
즐거운 가족만찬을 그려봅니다 그래도 전어맛에 나쁜 기억은 지워지셨군요 ㅎㅎㅎ
근디 억수로 맛있던데예....^^
요즘 전어값이 금값이던데... 맛있었겠다~^^
시장마다 가격이 조금이 다르다 카데예~ 전어가 비싸이끼네 인심좋은 횟집 아지매도 손끝이 마딘거 같애요.^^
오붓한 가정의 저녁만찬이였네요,, 맛있는 전어는 쉽게 먹을수 있는게 아닌가봐요.. 어렵게 장만해서 더 맛있을것 같아요.. 부럽네요
오래전에 아주 아니 제일 싼 회였어요. 손님 오셔서 상에 올리면 별로 인사도 못듣는... 저도 전어 먹은지 얼마 안됐어요. ㅎㅎㅎ 하도 맛있다 캐사도 한번 배워볼려고 입에 대면 비린내가 나더마는 요즘은 목구멍에서 도래끼질을 하니...원~ ㅎㅎㅎ
전어 맛보다 글맛이 침 넘어가게 합니다. 가족들의 만찬을 지켜보는 현모 양처의 자태에 경의를 표합니다-- 주차때문에 속 상한일 참는것도 성숙된 문화의 단면?--
청림재님 마음이나마 전어회 비벼 놓고 쇠주한잔 올리고 싶네요. 언제 그럴날 있을까요? 늘 건강하세요~ 가끔 접속창에서 뵈도 인사도 못 드리는곳. 그래도 마음은 접속창에 뵈올때 늘 인사 드린답니다. ^^
전어회에 소주한잔...침 넘어가요..전어가 제철이라서 맛있긴한데 넘 비싸요..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 그려집니다~~
히히~ 비쌀때는 무시 채를 좀 더 마이 넣고, 잔파, 양파를 조금 더 마이 넣고 비벼 먹지요~ 겨울에는 생미역도 바락 바락 소금기 빼고 씻어서 넣기도 하고...^^
구태여 비싼전어 드시지말고..광어나 게르치,우럭도 가을되면 맛있어예.. 소문나믄 와그래 값이 뛰는지.. 미련시럽게 꼭 전어만 찾지 말고요 어제저녁때 딸래랑 전어먹어러 갔다가 넘비싸서.. 전어는 한마리만 떠고.. 다른거 무꼬 와서요....
진이님이랑 데이또 하셨군요? 부녀간에 쇠주도 한꼬푸씩? ㅎㅎㅎ 광어포를 초밥용으로 뜨서 와사비+간장에 찍은 회한모타리를 따슨 밥위에 감아서 묵으면 그또한 맛나지요....^^ 마리식 초밥 초밥은 좋아 하는데 비싸이끼네 집에서 그냥 쉽게 해서 많이 먹지요. 손도 별로 안가고 깔끔하니~ ㅎㅎㅎ
타락된 도덕적 의식구조에 우리 모두 한번 생각을 해보아야겠네요...마리님의 맛깔스러운 글에 찬사를 보냅니다..행복한 가족의 그림을 감상 잘하고 갑니다....이 가을 더 많이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