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으므로 동시에 같은 지역에 하나 이상의 태풍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때 발표되는 태풍 예보를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태풍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1953년부터이다.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들이었다. 그 당시 호주 예보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였는데, 예를 들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이 앤더슨이라면 “현재 앤더슨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 또는 “앤더슨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태풍 예보를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때 예보관들은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러한 전통에 따라 1978년까지는 태풍 이름이 여성이었다가 이후부터는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였다.
북서태평양에서의 태풍 이름은 1999년까지 괌에 위치한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했다. 그러나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아시아 각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태풍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태풍 이름을 서양식에서 아시아 지역 14개국의 고유한 이름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
태풍 이름은 각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각 조 28개씩 5개조로 구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한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나면 이중 심각한 피해를 준 태풍 이름은 그 명단에서 빼고 다른 이름들을 돌아가며 사용한다. 태풍이 보통 연간 약 30여 개쯤 발생하므로 전체의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약 4∼5년이 소요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개미’,‘나리’,‘장미’,‘수달’,‘노루’,‘제비’,‘너구리’,‘고니’,‘메기’,‘나비’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습니다. 북한에서도 10개의 이름을 제출했구요
태풍에 여성의 이름을 붙이는 전통은 태풍이 남성처럼 거칠지 않고 여성처럼 부드럽게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고 합니다. 또한, 각 국에서 고유 명사를 사용하게 된(제 기억에는 2, 3년 전인것 같은데요) 다음 부터도 고유 명사가 거칠거나 힘이 느껴지는 단어들 보다는 부드럽고 편안한 그런 뜻을 지닌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매미'라는 이름의 태풍이 정말 매미처럼 시원하고 평온하게 지나갔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우리 말, 우리 고유 명사로 지어진 태풍이 우리 민족의 땅을 슬프게 적셔버렸다는 것이 조금은 아이러니 한 것이겠지만, 그것이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는 고유명사 매미의 뜻을 변질시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첫댓글 아아 그렇군요. 듣기는 했어도 이렇게 상세한 자료로 다시 한 번 알게 되어 고맙습니다. 우리 백전인들 교양이 막 쌓여가겠는데요.